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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병산서원 영상 폐기…"촬영 가이드라인 만들 것"

[Dispatch=김지호기자] 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측이 안동병산서원 촬영 분량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KBS 관계자는 15일 '디스패치'와의 통화에서 "안동시가 지난 6일 병산서원 촬영분 폐기를 요청해왔다"며 "이를 수용해 병산서원에서 촬영한 영상들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KBS는 재발 방지 대책도 수립한다. 관계자는 "드라마 촬영 가이드라인을 구축, 앞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작품 방영 시 별도의 사과문도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동병산서원은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사적 제 260호다. 한국의 9대 서원 중 하나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현재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이 관리하는 사유지다.

'남주의 첫날밤' 측은 지난해 12월 30일, 병산서원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러나 소품 설치 과정에서 문화재를 훼손했다. 시의 동의 없이 서원 기둥 10여 곳에 못질을 했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문화유산법) 제 36조에 따르면, 촬영팀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훼손도 당연히 금지된다.

안동시청 측은 문화재 훼손 금지 조건으로 촬영을 허가했다. 현장 방문객의 민원에 못질 사태를 파악, KBS에 원상복구 행정명령을 했다.

KBS 측은 "촬영 중 벌어진 문화재 훼손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실망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수사기관과 관계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사과했다.

KBS 측은 문화유산법 제 92조(손상 또는 은닉의 죄) 제 1항을 근거로 고발당했다. 안동경찰서가 이 사건을 배당받아 조사할 예정이다.

'남주의 첫날밤'은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다. 평범한 여대생이 소설의 단역에 빙의, 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내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서현과 옥택연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출처=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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