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영원은 없다고 하지만, 첫 영원을 함께 만들어가 봐요." (승희)
"우리 미라클이잖아!" (미라클)
첫 곡부터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뷔 10주년 콘서트다. 오프라인으로는 무려 7년 만의 공연이다.
오마이걸은 꽉 찬 객석을 바라보며, 이 사랑의 영원을 바랐다. 팬들도 다시 한번 기적을 약속했다. 미라클(팬덤명)이라는 이름처럼.
"데뷔 때 10년 후에 뭐 하고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해맑게 '10주년 콘서트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꿈을 이뤘네요." (효정)
오마이걸이 지난 19~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10주년 단독 콘서트 '밀키 웨이'(Milky Way)를 열었다.
210분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지난 10년의 음악 여정을 되짚었다.
◆ CLOSER
10주년 콘서트인 만큼, 오프닝부터 고민했다. 셋리스트를 엎고 또 엎었다. 시작은 오마이걸에게 의미 있는 곡으로 열었다.
'클로저'(CLOSER)는 미라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마음으로 선정했다. 아련한 멜로디에 맞춰 '청순 몽환' 걸그룹의 진수를 보여줬다.
데뷔 10년을 기념해 발표한 '클래시파이', 첫 1위를 안겨준 '비밀정원'도 이어갔다. 승희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곡들로 무대를 시작하니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첫 정규 타이틀곡 '다섯 번째 계절'도 꺼냈다. 효정은 "응원법이 기억난다면 함께해 달라"고 외쳤다. 시간이 흘렀지만, 팬들의 에너지는 변함없었다.
데뷔곡 '큐피드'는 천사 날개를 달고 소화했다. 댄서들의 북을 치는 퍼포먼스로 쾌활한 분위기를 더했다. 미미는 유연하게 호응을 이끌며 호흡했다.
메가 히트곡 '살짝 설렜어' 땐 떼창, 떼춤이 나왔다. 트로피컬한 분위기에 맞춰 상큼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콘페티가 터지며 축제 분위기를 완성했다.
◆ Oh my 유닛
처음 선보이는 무대와 유닛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최근 발표한 스페셜 싱글 '오 마이'를 펼쳤다. 데뷔 10주년 기념으로 발표한 곡이다.
오마이걸의 여정과 미라클을 향한 애정을 노래로 풀어냈다. 미라클은 미리 연습해 온 응원법을 외치며 뜨겁게 화답했다.
유닛 무대도 이어졌다. 먼저 유빈·아린의 '스웨이'(Sway). 둘은 쌍둥이를 콘셉트로 관능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유리알 같은 음색 조합이 돋보였다.
리프트에 올라 트윈 댄스도 선보였다. 효정·유아는 알앤비 발라드 '러브 미 라이크 유 두'(Love Me Like You Do)로 색다른 모습을 선사했다.
꽃으로 꾸며진 공중 그대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서로를 바라보며 감미로운 화음을 쌓아나갔다. 청아한 목소리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미미와 승희는 '라 라 라 라'로 공연장의 공기를 단숨에 뒤바꿨다. 걸크러시 매력을 뽐냈다. 중독성 있는 훅과 터팅 안무로 새로움을 더했다.
◆ 퀸덤 시리즈
오마이걸은 엠넷 걸그룹 서바이벌 '퀸덤'(2019년)을 통해 그룹의 저력을 드러냈다. 숨은 명곡들이 발굴됐고, 이후 발매한 곡은 차트 1위로 직행했다. 그때의 경연곡들을 다시 선보였다.
미미는 "당시 현장에 계신 분들만 무대를 볼 수 있었다"며 "여러분의 묵은 마음을 해소해 드리기 위해 퀸덤 시리즈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러블리즈의 '데스티니' 커버곡으로 시작했다. 한국풍으로 재해석해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한국적인 악기와 흰 천을 이용한 퍼포먼스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트와일라잇'에선 흡혈귀 콘셉트로 돌변했다. 음산한 분위기와 뮤지컬 같은 연출로 몰입감을 더했다. '게릴라'에선 깃발 퍼포먼스로 파워풀한 매력을 맛볼 수 있었다.
어쿠스틱 메들리도 이어갔다. '윈디 데이', '아이 파운드 러브', '돌핀', '트로피컬 러브', '꽃차', '에뜨왈' 등. 히트곡들을 어쿠스틱 편곡으로 감미롭게 표현했다.
◆ Real Love, 미라클
미공개곡 '일기예보'는 1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만 공개했다. 어떤 날씨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라면 모든 순간이 눈부실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승희는 "가이드만 듣고도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스탠딩 마이크 앞에서 서서 미라클을 눈에 담으며 노래를 불렀다. 멤버들은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클라이맥스는 히트곡 퍼레이드였다. 에너지를 끌어올려 폭발적인 무대를 펼쳤다. '던 던 댄스'는 레트로한 춤과 함께 디스코 버전으로 새롭게 꾸몄다.
마지막곡은 '불꽃놀이'였다. 순식간에 페스티벌 현장으로 돌변했다. 멤버들은 MR을 뚫고 파워풀한 성량을 뽐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무대를 즐겼다.
앵콜 때는 객석에 뛰어들었다. '번지', '퍼펙트 데이'를 부르며 공연장 구석구석을 누볐다. 멤버들은 하이파이브, 아이컨택 등 쉬지 않고 마음을 나눴다.
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한가득 고였다. 이 마음을 나누기엔, 210분도 모자랐다.
"데뷔 때 '오마이걸은 10년 후에 뭐 하고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계속 있을까' 확신할 수 없었어요.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10주년 콘서트를 하고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꿈을 이뤘고, 그 꿈을 이뤄준 멋진 미라클입니다." (효정)
"10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지 않고 쉽지도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여러분의 응원을 받으며 잘 견뎌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그때는 19살이었지만, 지금은 29살입니다. 여러분의 보호를 받는 소녀였어요. 이제는 미라클에게 위로와 응원을 해드릴 수 있는 어른으로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유빈)
"무대를 하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너무 아깝고 아쉬웠습니다. 이 순간을 더 즐기려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10년 동안 함께 해준 미라클에게 할 수 있는 표현이 '고맙다'가 다여서 너무 속상합니다. 이 시간 저희와 함께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순간을 절대 잊지 않을게요. 사랑합니다." (미미)
"늘 꿈을 물어보면 '큰 공연장에서 미라클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었어요. 이곳에서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정말 이 순간을 많이 생각하고 꿈꿔왔어요. 너무 예쁜 장면이라 잘 담아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오마이걸 지켜주세요!" (아린)
"오마이걸과 유아를 만들어준 건, 팬분들과 회사 식구들, 백스테이지에 있는 스태프들 덕분입니다. 10년을 돌아봤을 때 감동만 있다면 거짓말이에요. 그러나 그 모든 시간이 지나서 감동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울지 않을게요. 감사합니다." (유아)
"여러분이 저희를 보러 와주셨다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이 마음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의문도 들고 확신도 갖고 싶으면서…. 많은 감정이 오갑니다. 이렇게 귀한 사람들이 저희를 더 귀하다는듯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원은 없다고 하지만, 첫 영원을 함께 만들어가 봐요." (승희)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