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마약에 빠진 대통령 후보자의 아들, 이를 덮고 출세하려는 검사, 반대로 그들을 잡으려는 형사. 마약 소재 영화에서 흔히 있는 캐릭터 설정이다.
영화 '야당'은, 이 아는 맛을 변주했다. 야당(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하고 형량을 거래하는 마약판 브로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관객을 선과 악의 경계에 빠뜨린다.
영화는 빠르게 전개된다. 서사는 반전의 반전을 더한다. 지루할 틈 없이 달려 나간다. 여기에 파격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박해준의 표현을 빌리면, 누르면 터질 것 같다. 각자의 에너지로 꽉 찬 인물들이 얽히고설켜 서로를 엎어치고 매친다.
영화 '야당' 측이 7일 서울 감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배우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 황병국 감독이 자리했다.
'야당'은 범죄 액션 영화다. 마약을 소재로 한다. 범죄의 뒷거래를 파헤치며 그 안에서 핵심 브로커 역할을 하는 '야당'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황병국 감독은 "야당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선 인물이다. 영화 소재로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마약과 검찰에 대한 조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야당 이강수(강하늘 분)와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 오상재(박해준 분)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게 된다.
강하늘이 맡은 이강수는, 구관희의 제안으로 야당이 된다. 강수는 대통령 후보자의 아들 조훈(류경수 분)의 마약 사건에 얽힌다. 결국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
그는 "관객들이 이강수 시점에서 이야기를 따라와야 한다. 때문에 너무 비호감이면 안 되지만, 이 행동을 정당화하긴 싫었다"며 "그 중간에서 선을 잘 타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강수는 영화 내내 진지함과 경쾌함을 오간다. 의리, 거래, 배신, 복수를 거듭하게 된다. 감정선이 가장 복잡하게 변화하는 인물. 그 모든 것이 응집돼 마지막, 통쾌한 홈런을 날린다.
강하늘은 "특히 후반부에 통쾌함을 전달하기 위해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표정, 저런 표정, 여러 테이크를 가며 찍었다"고 전했다.
유해진은 야심 찬 독종 검사 구관희를 연기했다. 관희는 이강수를 이용해 마약 조직을 파헤친다. 그를 본격적인 야당으로 만들어 중앙지검 특수부까지 오르려 한다.
구관희도 초반의 얼굴은 선과 악의 경계를 그린다. 마약사범을 잡겠다는 직업의식. 그러나 출세를 향한 거친 욕망이 그를 잠식하며 그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유해진은 "야망이 있는 사람인데 그 색을 죽이면서 내면에 있는 야망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욕망을 너무 드러내면 가벼울 것 같더라.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해준은 마약수사대 옥황상제 오상재를 연기했다. 상재는 한번 물면 절대 놓치지 않는 집념의 형사다. 수사 과정에서 이강수의 야당질로 번번이 허탕을 친다.
오상재는 중대한 사건을 기점으로 전반부와 후반부의 얼굴이 바뀐다. 박해준은 "잘나가는 마약 수사대 오상재가 어떻게 변해가야 할지. 그에 대한 조절이 중요했다"고 전했다.
특히 박해준은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양관식, 일명 금명이 아빠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또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통쾌한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며 "형사 역을 하면서 뻔한 연기를 하지 않기 위해 매번 고민하며 작업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류경수는 안하무인 악역을 맡았다. 대통령 후보자 아들 조훈으로 분했다. 조훈은 일상처럼 마약 파티를 열던 날, 검거된다. 그러나 손쉽게 그들에게서 빠져나온다.
류경수는 "충동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순서가 왔다 갔다 해도 계산하지 않고 연기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이상한 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승전결이 있다면, 조훈은 그걸 안 지켜도 될 것 같았다"며 "삐죽삐죽 튀어나와도 흥미로운 인물이 될 것 같았다. 악역이 아닌 악동처럼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마약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에 걸맞은 파격적인 캐릭터의 향연이다. 스토리의 반전을 따라 인물들이 복잡하게 얽힌다. 그 안에서 입체적으로 진화한다.
박해준은 "각자 배역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다들 누르면 터질 것 같은 압력을 가진 인물들이다. 시간 가는지 모르고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실적인 액션도 관전 포인트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의 허명행 무술 감독이 액션을 디자인했다. 황 감독은 "사실적인 액션을 보여주면서도 영화적 비주얼을 살려서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승객 사이에서 벌이는 추격전, 미끄러운 바닥과 펄떡이는 장어 사이에서 벌이는 육탄전 등. 차별화된 공간에서 펼치는 치고받는 액션으로 리얼리티를 극대화했다.
마지막으로 박해준은 "따뜻한 봄날 영화관을 찾아주시면 즐겁고 통쾌한 영화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너무 잘 짜인 영화가 나왔다. 많이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야당'은 오는 16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