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MBC가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들어간다.
MBC 측은 3일 "문화방송은 고인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지난 주말 진상조사위원회 인선 작업 및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알렸다.
외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혹시 모를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법무법인 혜명의 채양희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는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바른의 정인진 변호사도 외부 위원으로 활동한다. 내부 인사 또한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을 맡아 고인 사망 원인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사안이 심각한 만큼 신속한 조사를 약속했다. 관계자는 "오는 2월 5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족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지난 2021년부터 사망 직전까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MBC 기상팀 소속 기상캐스터 4명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MBC는 이 같은 의혹에 "고인이 업무 중 겪은 고충을 담당부서에 신고하거나 관리 책임자들에게 알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1차 입장을 냈다.
책임 있는 관리자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면 조사가 이뤄졌을 거라는 것. 하지만 유족은 MBC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관했다며 의심했다.
시민단체도 오요안나 측에 힘을 실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이날 "방송사 비정규 노동 현실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사건"이라 짚었다.
원인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위계적인 조직문화다. "거의 모든 방송사 기상캐스터, 아나운서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흔하게 겪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MBC의 첫 입장을 두고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센터는 "4개월 넘게 회사 내부의 조사 절차가 없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유족을 향한 2차 가해도 지적했다. "사건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자 오히려 유족을 추궁하는 듯 하는 입장문을 내놓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MBC 노력이 빛을 바래지 않으려면, 그 뒤에 묵묵히 불합리함을 감내하고 있는 비정규직 종사자들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는 오요안나 의혹에 관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시작한 상태다.
<사진출처=오요안나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