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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배우가 되고 싶다"…권상우, 얇고 길게 꾸는 꿈

[Dispatch=김소정기자] "꾸준히 300만 관객 이상 배우로…"

권상우의 꿈은 현실적이다. 얇고 길게 가고 싶다는 것. 데뷔 24년 만에 깨달았다. 한류스타로 군림했던 20대를 보내고, 오늘까지 달콤한 성공과 쓰디쓴 실패를 고루 맛봤다.

저조한 성적엔 크게 위축됐다. 넓은 어깨가 자랑이었던, 그는 기가 죽어 움츠리고 다녔다. 물론 오래가지 않았다. 금세 목표를 바꿨다. 열등감은 기회로 발전했다.

이젠 '알짜배기'를 지향한다. "지금처럼 딱 투자자들에게 손해 끼치지 않는, 적정선 안에서 알차게 제작하는 영화를 계속하고 싶다"는 소망이다.

그래서 더욱 '히트맨2'의 성공이 절실하다. 목표는 300만이다. 참고로 '히트맨2' 손익분기점은 250만 명이다.

◆ 설욕전

암살요원 '준'(권상우 분)이 5년 만에 돌아왔다. 전편 '히트맨'은 2020년 1월, 설 특수를 노리며 설렘 속에 개봉했다. 하필 코로나19가 터졌고, 직격탄을 맞았다.

총 관객수는 247만명. 권상우에겐 너무나도 속상한 스코어다. "히트맨을 IPTV, OTT에서 보시고 잘 봤다는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다. 시기만 좋았다면…"이라고 아쉬워했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2편 제작 결정이 쉽지도 않은 상황. 제작자도, 배우도 부담이었다.

권상우는 "사실 '히트맨' 성적이 애매하긴 했다. '범죄도시'였다면 2년 만에 속편이 나왔겠지만, 그러지 않았기에 5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이미 권상우는 속편의 성공을 한 경험이 있다. 2015년, 2018년 개봉한 영화 '탐정' 시리즈다. 1편이 262만명, 2편이 315만명을 동원했다.

"'탐정'도 규모는 작았지만 관객의 힘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겨 2편을 제작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2편이 1편보다 더 흥행했어요. 그때 느낀 쾌감은 잊을 수 없죠."

권상우는 "알짜배기로 성공하는 영화가 나한테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300만이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300만 이상 쭉 넘는 게 내 꿈이다"라고 강조했다.

'히트맨'의 시리즈화도 희망했다. "기회가 된다면 (성적이) 계단식으로 성장하는 시리즈물로 만들고 싶다. 3편까지는 구상했고, 4편까지는 가고 싶다"고 꿈꿨다.

◆ 일사천리 캐스팅

'히트맨2' 스토리는 전편과 비슷하다. 특수요원 출신 웹툰작가 준이 자신의 그림으로 범죄에 휘말린다. 이번에도 국정원 동료들과 가족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전편을 이끈 원년 멤버들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었기에, 캐스팅도 단 번에 성공.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 등 '웃음 어벤저스'의 재활약으로 극에 활력을 더했다.

권상우는 "코미디 영화를 찍을 때 즐겁고, 코미디로 통할 때 통쾌함이 있다. '히트맨'은 이 멤버들 중 누구 하나도 빠지면 안 되는 영화"라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이이경과는 티키타카 콤비 플레이로 웃음 타율을 높였다. "이이경은 순발력이 좋고 막힘이 없다. 보통 선배가 애드리브를 칠 때, 괜찮다 싶으면 받아주고 끝나는데 이이경은 받고 다시 그 배로 (리액션을) 쳐준다"고 칭찬했다.

이어 "1편 때는 워낙 연기를 잘해서 '예능을 좀 줄이고 배우에 집중하라'라고 했는데 그 시간 동안 두루 너무 잘해서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배우였다"고 치켜세웠다.

영화가 15세 등급을 받은 비하인드도 풀었다. 황우슬혜의 독보적인 남편 폭행신 때문이었다. "사실은 더 처참하게 맞았는데, 그런 장면이 가정교육에 안 좋은지 진짜로 남편이 맞는 장면 때문에 15세 등급을 받았다"고 웃었다.

영화 말미, 최지우가 깜짝 출연한다. 권상우의 전화 한 통으로 성사된 캐스팅. 두 사람은 천국의 계단'(2003), '유혹'(2014) 두 편의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췄다.

"자주 왕래하진 않지만 최지우 씨에게 연락을 했다는 건, 저한테는 편했던 거 같아요. 최지우 씨가 원래 성격이 좋기도 해요. 흔쾌히 특별출연을 해준다는 게 쉬운 게 아닌데 정말 고맙죠."

◆ 노(NO) 대역

권상우는 코미디만큼 액션 욕심도 크다. 배수관을 맨손으로 오르고, 날고, 뛰고, 몸싸움까지 전부 대역 없이 찍었다. 빌런 역 김성오는 '말죽거리 잔혹사'(2004년) 현수를 떠올렸다.

"제가 가진 게 많이 없는 배우여서 그런지 몰라도 제가 가진 건 최대한 보여드리고 싶어요. 관객들이 돈을 내고 영화를 보러 오는 건데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요?"

권상우의 롤모델은 성룡(재키 찬)이다. "재키 찬과는 작품도 함께 했지만, 어릴 때부터 워낙 우상이었다. 평소 액션 찍을 때 재키 찬 작품을 보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캡쳐해 저장해둔다"고 전했다.

권상우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배우 중 하나다. 전성기 때와 비교해, 비주얼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비수기가 없다'는 칭찬에, 그는 "대신 성수기가 없지 않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작품이 없을 때도, 몸을 만들어 둔다. "근력 운동은 60~70%를 항상 유지 중이다. 배우마다 찾는 이유가 다르겠지만, 액션이 저를 찾는 요인 중 하나다. 그걸 계속 붙잡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액션을 할 수 있는 나이이고, '저 배우는 저 나이에도 저렇게 액션이 되는구나'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숫자는 생각한 적 없어요."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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