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조명가게'의 정서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김희원)
인기 웹툰 '조명가게'의 드라마화, 강풀의 '무빙' 다음 작품, 그리고 배우 김희원의 연출 데뷔작 등. 공개 전부터 갖은 수식어로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조명가게'의 관전 포인트는 강풀도, '무빙'도 아니다. 깊이 있는 정서를 담은 이야기다. 김희원 감독은 "이 확신이 통한다면, 그 어떤 경쟁에서도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디즈니 플러스 '조명가게' 측이 3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 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배우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신은수, 김선화, 김희원 감독, 강풀 작가 등이 자리했다.
강풀 작가는 "호러,스릴러, 멜로 다 있다.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시청자마다 다른 부분에서 재미를 찾고, 공통적인 마음의 울림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풀 | 무빙 다음은 조명가게
'조명가게'는 미스터리 심리물이다.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풀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누적 조회수 1.5억 뷰를 돌파한 작품. 미스터리물은 반전이 가장 중요한 장르다. (알 사람에겐) 이미 알려진 반전을 드라마에선 어떻게 신선하게 풀어냈을까.
강풀은 "원작과 달라진 부분은, 인물들을 파고들었다는 점"이라며 "재능의 한계로 그림으로 풀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좋은 배우와 감독님 덕분에 제가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만화를 그릴 때는 마감이라는 물리적인 시간 때문에 포기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조명가게'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후회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드라마를 통해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만들게 되어 기쁩니다." (강풀)
강풀은 '무빙'에 이어 디즈니 플러스에서 차기작을 선보이게 됐다. 현재 '무빙2'도 집필 중이다. 전작의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
그는 "당연히 부담된다. '무빙'은 히어로물이라 장르물 중엔 진입장벽이 낮았다. '조명가게'는 호러, 스릴러, 멜로 등 다 있다.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희원 | 배우 아닌 감독
김희원은 배우 아닌 감독으로 참여했다. 이날 그에게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시리즈 연출은 처음이기 때문. 연출자로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해야 쉽게 받아들이실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정서를 움직일 수 있을까. 또, 신선하게 연출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재밌다 -> 다음 회 보고 싶다 -> 끝까지 다 봤다'가 되려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연기할 때도 그 부담감은 있죠. 이번엔 전체를 봐야 하니 더 컸습니다. 작가님이나 배우, 스태프들이 혼신을 다해 일해주셔서 부담감이 많이 덜어졌습니다." (김희원)
김희원은 리얼과 판타지 사이를 연출하기 위해 배경이 되는 마을을 전체적으로 디자인해 만들었다. 주배경이 되는 좁은 골목의 거리와 동선을 하나하나 디자인했다.
배우들의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됐다. 김선화는 "테스트 촬영 때 비슷한 느낌의 골목을 갔다. 사람 자체가 살지 않는 스산하면서 으스스하고 희한했다. 세트장에 그 느낌을 그대로 가져왔더라. 물웅덩이, 습한 냄새까지 구현해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만큼 섬세하게 연출에 임했다. 주지훈(원영 역)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이미 탄탄했다. 약속하고 사전에 이야기한 그대로 진행됐다"며 "이렇게 훌륭한 현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한 현장이었다"고 극찬했다.
박보영(영지 역) 역시 "감독님 연기도 하고 있다 보니, 배우들이 편한 방향으로 동선도 수정해 주셨다. 촬영이 끝나면 매일 전화로 '괜찮았냐', '오늘은 어땠냐'며 상의해 주셔서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 배우 | "하나같이 미스터리하다"
'조명가게'에는 11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각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빛을 찾아간다. 주지훈은 어두운 골목 끝 유일하게 밝게 빛나는 조명가게 사장 원영 역을 맡았다.
드라마의 중심축을 맡았다. 그는 "선글라스를 써야 해서 표정이 잘 안 드러났다. 톤과 호흡에 신경을 섰다"며 "조명가게에 오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대하려 했다"고 연기 포인트를 짚었다.
박보영은 중환자 병동의 간호사 '영지'로 분했다. "영지는 특별한 존재를 아무렇지 않게 보는 인물이다. 그 감정을 오로지 느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설현은 매일 밤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치는 의문스러운 여인 '지영'을 소화했다. 그와 마주치는 남자 '현민'은 엄태구가 연기했다. 이정은(유희 역)과 신은수(현주 분)은 모녀로 만났다.
김민하는 '선해'를 담당했다. 선해는 시나리오 작가로 이사 후 계속해서 기이한 일을 마주하게 된다. 김민하는 "선해의 날카롭고 예민한 부분들을 뾰족뾰족하게 표현하려 했다"고 전했다.
미스터리한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김민하는 "보시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연락 한 번 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김희원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부분에 대해선 확신이 있다. 그 확신이 통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가 될 거라 자신했다"고 덧붙였다.
'조명가게'는 오는 4일 4개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이후 2주간 매주 2개씩 만나볼 수 있다. 총 8회.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