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한 과자 광고 CM 송 가사 중 일부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눈빛에서 속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
실제로도 과연 그럴까? 별다른 커뮤니케이션 없이 진심을 전달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일일까?
MBC-TV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극본 김지운, 연출 박상우·위득규)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가깝지만 먼 쇼윈도 부부를 중심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박상우 감독은 "여러 소통의 방법이 나온다"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 한 통 하고 싶은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지금 거신 전화는' 측이 21일 서울 상암 MBC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박상우 감독과 유연석, 채수빈, 허남준, 장규리가 자리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시크릿 로맨스릴러다. 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에게 협박 전화가 걸려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스토리의 중심축은 쇼윈도 부부다. 겉으로 보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하다. 남편은 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이다. 아내도 못지않다. 국내 최대 언론사 사주의 딸이다.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정략 결혼으로 맺어진 것. 대화는커녕 함께 식사도, 눈맞춤도, 부부 관계도 하지 않는다. 철저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대한다.
박상우 감독은 두 사람에 대해 "사실 쇼윈도만도 못한 부부"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정체 모를 협박 전화를 받은 뒤 변화가 찾아온다.
종국엔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초반엔 스릴러 느낌이지만 후반에는 이들 부부의 로맨스가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예고했다.
원작은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이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캐릭터들을 추가했다. 박상우 감독은 "아무래도 포맷 특성상 수위가 높다"면서 "캐릭터를 추가해 이야기가 풍성해질 수 있도록 최선 다했다"고 설명했다.
유연석이 9년 만에 MBC에 복귀, 기대를 모았다. 유연석은 "첫 드라마가 '종합병원2'다. 고향 같은 곳에 와서 새로운 장르로 시청자 만나게 됐다. 반갑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색다른 변신을 앞뒀다. 앵커 출신 대통령실 대변인이자 남편 백사언 역을 맡았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차가운 심장을 가진 인물이다.
유연석은 "최근 로맨스물에서 우유부단하거나 따뜻한 인물을 주로 했다"며 "사언이 굉장히 냉철하고 감정을 숨기는데 이런 사람을 양파 껍질처럼 파헤쳐 나가다 보면 굉장한 매력이 보인다. 변화하는 사언에 매력을 느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사언이 되기 위한 준비가 필요했다. "앵커 출신 대변인이어서 아나운싱을 해야 했다. 전종환 아나운서에게 여러 차례 배웠다. 정치인 브리핑 영상도 찾아봤다"고 떠올렸다.
비주얼에도 신경 썼다. 극중 등장하는 슈트 대부분을 따로 맞춤 제작했다. 유연석은 "배역과 함께 슈트까지 (맞춤으로) 입었다"고 덧붙였다.
채수빈은 아내 홍희주를 연기했다. 청운일보 딸이자 사언의 비즈니스 와이프다. 그는 "희주를 만나자마자 '너무 하고 싶다' 느꼈다"고 고백했다.
입체적인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희주가 억압 받는 삶을 살아서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강단 있고 소신 있는 모습이 있다. 튀는 지점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함묵증을 앓고 있다는 설정이다. 극중 직업이 수어 통역사이기도 하다. 수어를 완벽하게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채수빈은 "출연이 결정되자마자 수어 선생님 만나게 해달라고 재촉했다. 촬영 시작 2개월 전 대본 안에 있던 수어를 외워놓고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이번 작품으로 유연석과 첫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가깝고도 먼 복잡미묘한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유연석은 "대화조차 없는 커플이어서 천천히 친해지려고 했다. 후반부 로맨스 장면에서 (우리의 케미스트리가) 폭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러 캐릭터들의 관계성도 관전 포인트다. 채수빈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뿐 아니라 집안과 집안의 문제, 모녀 관계의 문제 등 다양한 사람들 간 오해와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루할 틈이 없다"고 첨언했다.
이 외에도 허남준이 희주의 대학 선배 지상우 역이다. 우연히 재회한 희주를 챙겨주면서 이들 부부와 엮이게 된다.
장규리가 사언 후배 아나운서 나유리로 분한다. 사언이 대변인이 된 후에도 애정과 존경을 놓지 못하는 캐릭터를 선보인다.
끝으로 박상우 감독은 "지켜봐 주시면 결과물로 보답하겠다. 최고의 필력,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 만든 작품인 만큼 (시청자에) 좋은 추억 남기겠다"고 했다.
유연석도 "'스릴러와 로맨스가 함께있는 장르가 뭘까?' 궁금하다면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확인하시길 바란다"고 추천했다.
한편 '지금 거신 전화는'은 오는 22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사진=이승훈기자(disp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