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싱가포르=정태윤기자] "저는 부족한데도 좋은 선배로 비춰지는 건, 제 옆에 있는 동료들 덕분입니다." (김혜수)
"김혜수 선배님이 기둥이 되어 편안함을 줬기에 놀기만 하면 됐습니다." (정성일)
짧은 시간에도 서로를 향한 극찬이 이어졌다. 그만큼 '이런 현장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의견을 가감 없이 나누고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 나갔다.
그들이 함께 완성한 '트리거'는 어떤 드라마일까.
디즈니플러스 '트리거'(연출 유선동) 측이 21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배우 김혜수, 정성일, 유선동 감독이 자리했다.
'트리거'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PD들의 이야기다. 팀장 오소룡(김혜수 분), 싸가지 없는 중고 신입 한도(정성일 분), 해맑은 조연출 강기호(주종혁 분)가 10년 전 사라진 여배우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유선동 감독은 "사회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도 있지만, 다이나믹한 희로애락을 담았다. 활기차고 스피디하고 웃음도 있고 눈물도 흘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김혜수가 오늘만 사는 팀장 오소룡을 맡았다. "프로페셔널하지만, 비정형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이다. 정의로운 또라이 느낌"이라며 "이야기가 너무 무겁지 않게 캐릭터간의 케미를 살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다루는 이야기는 다소 무겁다. 정의를 추구하고 강력 사건들을 끝까지 파헤친다. 가짜뉴스의 횡포를 포함한 리얼한 사건사고들을 다룬다.
김혜수는 "많은 분이 메시지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위트와 무게감을 덜어내려 했다"며 "다양한 메시지를 쉽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몸으로 부딪치는 캐릭터들인 만큼 배우들도 살신성인했다. 정성일은 "제 머리 위로 살아있는 쥐가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다. 저는 쥐가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아직 붙어있었더라. 라따뚜이 같은 장면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혜수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초반 에피소드를 촬영하다 오른쪽 다리 근육이 파열됐다. 회복하고 촬영을 다시 찍어야 했다. 결과적으로는 다이나믹하게 나와서 만족한다"고 떠올렸다.
이날 두 사람의 칭찬 배틀도 이어졌다. 김혜수는 정성일에 대해 "'더 글로리'에서 본 모습과 또 다른 얼굴을 꺼냈다. 정말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보석 같은 배우가 이제 막 나온 느낌이다. 한 작품 안에서도 다양한 무드가 나온다. 놀라운 면이 있다. 대본을 대할 때의 태도는 감명받을 정도로 훌륭했다. 제가 놓친 부분도 많이 커버해 주는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성일은 김혜수에 대해 "현장에서의 기쁨이 너무 소중해서 하루하루 가는 게 아쉬웠다. 김혜수라는 기둥이 있어 편안함을 느꼈고, 그 아래서 놀기만 하면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한명 한명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각자 포지션별로 최선을 다했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그 앙상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자신했다.
김혜수는 후배 동료들에게 추앙받는 좋은 선배로 유명하다. 김혜수는 그러한 평가에 대해 "동료 배우들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너무 선배가 되어있다. 그러나 여전히 동료들에게 배운다. 저도 일을 할 때 빈틈이 많다. 그런걸 캐치하는 동료를 보면 자극받는다. 부족한데도 좋은 선배로 비춰지는 건 옆에 있는 동료들 덕"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현장에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말이 있듯, '트리거' 팀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선동 감독은 "작업을 얼마 전에 끝냈다. (완성본) 분위기가 괜찮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트리거'는 내년 1월 공개 예정이다.
<사진출처=디스패치DB, 월트 디즈니 컴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