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병맛.
디즈니+ 드라마 '강매강'의 수식어로, (비속어지만) 이보다 적당한 표현이 없다. 추리 수사물에 B급 코미디와 레트로를 찰떡같이 버무렸다.
보고 있으면, 저항없이 웃음이 터진다. 진지한 상황에서도 배꼽을 쥐게 된다. 애청자들이 "(웃어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반응을 남기는 이유다.
주연배우 김동욱의 생각은 어떨까?
"자존심 상한다는 그 반응조차 저는 통쾌합니다. 어찌 됐든, 웃으셨다는 거잖아요. 그 부분에서 기쁨을 찾고 싶습니다. 부디, 그렇게 자존심을 내려놓고 봐주십시오."
'디스패치'가 최근 '강매강'의 동방유빈, 김동욱을 만났다. 드라마가 중반부(12~13회)까지 오픈한 시점. '강매강'의 강력하고 매력적인 포인트 3가지를 정리했다.
◆ 강 | 대본이 강력하다
사실, 그의 비주얼을 봤을 때 쉽게 코미디가 연상되진 않는다. 그도 그럴 게, 젠틀하고 침착한 인상의 배우다. 코믹이라면, '로코' 계열로 가볍게 보여줘야만 할 것 같다.
그러나 알고보면, 김동욱은 코미디도 잘 하는 배우다. 5년 전, MBC-TV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 유쾌 통쾌한 매력을 보여줬었다.
이번엔 '강매강'이다. 그는 "조금 밝고 재밌는 작품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점에 (대본이) 들어왔다. 정말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코미디를 범죄 추리물과 접목하면 어떻게 보여질까 궁금했습니다. 코미디에 있어 속도감이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그 점도 좋았습니다. 스피디했습니다. (대본) 읽는 데 지루함이 없었어요."
주인공이 5명이라는 점에도 이끌렸다. "과거 '조장풍'에선 타이틀롤이다보니 제 분량이 매회 70~80%씩 나왔었다. 그런 부담감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강매강은 '조장풍' 시절과 달리, 5명이 주인공입니다. 서로 개성도 다 다릅니다. 시청자 분들께 보여드릴 매력이 훨씬 많죠. 작가님이 정말 재밌는 작품을 써 주셨어요."
◆ 매 | 동방유빈이 매력적이다
동방유빈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소개만 보면 전형적인 에이스를 상상하실 것"이라면서도 "그 안에서 그렇지 않은 유빈의 모습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캐릭터 설명은 문서화돼 있습니다. 단, 제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입체적으로 바뀔 수 있죠. 유빈은 사건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인물입니다. 그건 놓치지 말고 가자고 생각했어요."
김동욱은 "어떤 순간에도 이성적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모습을 지키려 했다"며 "이게 바로, 유빈 캐릭터를 생각하고 분석하며 가장 염두에 뒀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비주얼까지 세심하게 신경썼다. 머리를 기르고, 안경도 썼다. 의상은 어찌 보면 프로파일러 같다. 또 반대로 보면 현장을 뛰는 형사의 느낌도 있다.
그는 "유빈이 (전형적인) 형사처럼 보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원래 현장 뛰던 친구도 아니고, 내근직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강력반이라기엔 살짝 이질감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현장에 있을 때 그 이질감이 두드러지진 않았으면 했죠. 스타일링, 색감, 안경 등을 고민했습니다."
◆ 강 | 나머지 4인도, 강력하다
'강매강'의 강력한 무기는 김동욱 뿐만 아니다. 박지환(무중력 역), 서현우(정정환 역), 박세완(서민서 역), 이승우(장탄식 역) 등이 결 다른 코미디를 보여준다.
김동욱 역시, 감탄 또 감탄했다. 우선, 서현우에 대해서는 "(정환은) 너무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대사들이 많은 인물"이라면서 "서현우라 살린 것들이 너무 많다"고 호평했다.
"보고 있으면 너무 귀엽지 않나요? 찌질하고, 사랑스럽죠. 표정만 봐도 재밌어요. 이건 서현우가 가진 최고의 매력 같아요. 연기 외에도 큰 장점을 지닌 배우입니다."
이승우도 높이 평가했다. "모델처럼 멋진 비주얼을 가진 친구다. 이런 친구들이 찌질함을 연기하면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감탄했다.
박세완에게는 "인형 같은 외모인데, 코미디적 감각과 센스를 보여주더라. 정말 안에 가지고 있는 끼가 많다고 생각했다"고 미소지었다.
"(무)중력이 형의 플러팅도 너무 웃겼어요. 저렇게 노골적으로 하는데 거부감이 전혀 안 들잖아요. 박지환의 연기라 그런 걸까요?"
◆ "강(력하고) 매(력적인) 강(매강)"
김동욱이 여유롭게 중심을 잡고, 4인의 배우들이 코믹 본능을 발산해냈다. 시너지도 폭발했다. 배우들이 티키타카를 할 때마다 웃음 포인트가 추가된다.
"저희 모두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성격들이에요. 서로 고민해온 걸 들어주는 편이죠. 감독님과 상의해 '아! 이거 재밌겠다', '이 아이디어가 효과적이겠구나' 하고 추가합니다."
그는 "배우들이 신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공유한다"며 "약속된 것들을 명확하게 하되,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즉흥 연기를 가미한다. 리허설하며 재밌는 것들을 더한다"고 덧붙였다.
B급을 만들기 위해선, A급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동욱을 포함한 '강매강'의 배우들이 그랬다. 여기에 연출자 안종연 감독의 병맛 센스까지 더해졌다. '강매강'이 강력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김동욱이 '강매강' 시청법을 제안했다. "개인적으로 제가 코미디를 보는 이유는, 웃고 싶고 즐기고 싶어서다"며 "그래서 더 내려놓고 보는 편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청자 분들께 바람이 있습니다. 이 코미디가 얼마나 촘촘한지, 얼마나 세련됐는지 생각하시기보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봐 주시는 게 어떨까요? 접근법을 다르게 하는 거죠."
김동욱은 "제게 코미디란, 웃음과 재미를 주는 작품을 만드는 작업이다. 그게 제 보람이고, 책임감"이라며 "부디,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재밌어 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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