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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비극은, 누가 만들었나?"…'킬롤로지', 유무형의 폭력들

[Dispatch=이명주기자] 10m 안팎 무대 위, 중년 남성이 등장했다. 배경은 게임 개발자의 펜트하우스. 삼엄한 경비를 뚫고 잠입에 성공했다.

목적이 있었다. 살해당한 아들의 복수를 꿈꿨다. 살인 게임 '킬롤로지'를 만든 그에게, 똑같이 되갚고 싶었다.

'연극열전10-킬롤로지'(이하 '킬롤로지')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이윽고 2명의 화자가 더 나온다. 세 사람이 현재와 과거,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독백을 이어간다.

'디스패치'가 지난달 '킬롤로지' 공연장을 찾았다. 배우 최영준, 김경남, 안동구가 극을 이끌었다. 120분을 촘촘하게 채웠다.

◆ '킬롤로지' - 사회를 향한 질문

'킬롤로지'는 가상의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가장 창의적인 방법으로 살인할수록 높은 점수를 얻는 게임이 생겨났다.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게임 속 방법과 동일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 '킬롤로지' 이용자들이 10대 소년을 고문한 뒤 살해했다.

퍼즐을 맞춰가는 듯한 스토리 구성이 인상적이다. 피해자가 된 데이비(안동구 분)와 아버지 알란(최영준 분), 개발자 폴(김경남 분)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통해 결말로 내달린다.

이들을 둘러싼 사회의 부조리함과 미디어 폐해를 꼬집었다. 폴은 자극적인 게임으로 떼돈을 벌었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게임할 때 자기가 게임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게임에서 돼지가 날아다닌다고 현실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까?"(폴)

하지만 '킬롤로지'를 모방한 범죄가 발생했다.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선 가해자들에겐 현실 감각조차 찾아볼 수 없다. "거기서도 히죽거리며 웃고 있더라"는 알란의 증언처럼.

◆ '킬롤로지' - 개인이 저지른 폭력

개인이 저지른 (유무형의) 폭력에도 눈을 돌렸다. 아들을 잃은 알란은 사실, 보호자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 생물학적 아버지일 뿐이었다.

그가 데이비와 함께한 시간은 고작 18개월. 9살 생일을 맞은 아들에게 강아지만 선물하고는 또다시 외면했다.

알란의 전처이자 데이비 어머니 역시 자녀에게 무관심했다. 돈을 버는 데에만 급급한 나머지 아들을 방치했다. 위험한 거리로 내몰았다.

폴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다. 그의 아버지는 끊임없이 기대하고, 실망하길 반복했다. 경제적 독립을 이룬 아들에게 칭찬은커녕 비아냥 댔다.

아버지를 향한 분노가 '킬롤로지'를 탄생시켰다. 오직 살인에만 집중하는 게임을 세상 밖에 내놨다. 게임 유저들은 더 잔인하고 지독하게 발전시켰다.

알고 보면, 모든 이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다. 비극의 원인을 사회로, 타인에게만 전가할 수 없는 이유다.

◆ '킬롤로지' - 배우 3인의 몰입

일반적인 스토리 전개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킬롤로지'는 기승전결이 아닌 단편적인 발화들을 연결, 또 연결시켰다.

무대에 집중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박선희 연출은 다소 불친절한 원작의 구성을 그대로 따랐다. 사건의 재연 없이 각 인물들의 말에 의해 흘러간다.

그렇기에, 배우 3인의 역량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엄청난 대사량을 소화해야 한다. 극이 끝날 때까지, 무대도 떠날 수 없다. 조명 없이 연기를 이어간다.

최영준과 김경남, 안동구는 러닝타임 내내 안정적인 열연을 펼쳤다. 첫 회차라는 게 믿기 어려울 만큼 완벽 몰입했다.

자신만의 개성도 덧입혔다. 최영준은 감정선을 천천히, 그리고 켜켜이 쌓아갔다. 껍데기만 예술인 폭력의 부당함을 이야기할 땐 관객석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김경남이 완성한 폴도 인상적이었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부터 다크한 면모까지 자유자재로 오갔다. 블랙코미디 역시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안동구의 데이비는, 안쓰럽다. 캐릭터에 감정이입 시켰다. 부모가 애정 어린 관심을 줬다면?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학교는 폭력을 끊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한편 '킬롤로지'는 지난 27일 개막했다. 오는 12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2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사진제공=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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