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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복해요. 꿈을 이뤘으니" 정은혜, 눈부신 블루스

[Dispatch=김지호기자] "우리 엄마가 멋진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나도 멋진 사람이에요."

밝고 긍정적이다. 순수하다. 천진난만하다. 애교와 스킨십이 많다. 감정에 솔직하다. 털털하다. 가식이 없다. 유머러스하다. 

자존감이 단단하다. 그림을 (엄청나게) 잘 그린다. 연기에도 놀라운 재능이 있다. 맡은 일에 책임감과 열정이 넘친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따뜻하다. 언제나 사람의 밝은 면을 바라본다.

캐리커쳐 화가이자 배우, 정은혜의 다채로운 얼굴이다. 

그는 최근 tvN '우리들의 블루스'의 다운증후군 환자 영희 역으로 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오는 23일 다큐멘터리 영화 '니 얼굴'(감독 서동일)로도 대중을 만난다.

'디스패치'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카페에서 정은혜를 만났다. 어머니 장차현실 만화가·아버지 서동일 다큐멘터리 영화감독과 함께했다.

지금부터, 배우와 작가로 (인생의) 눈부신 블루스를 추고 있는 은혜씨의 이야기다.

"그림과 연기 중에 뭐가 더 좋냐고요? 음…. 못 골라요. 둘다 너무 좋아요. 저는 캐리커쳐 작가 정은혜, 배우 이영희입니다." (정은혜)

◆ 은혜 씨의 얼굴 | "사람을 사랑하는 화가"

은혜 씨의 과거. 대학을 졸업하고, 할 일이 없어 힘들었던 시절이다. 어머니 장차현실 씨가 운영하는 그림 학원에서 청소를 했다. 그러다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됐다.

"저도 제 딸이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릴 줄 몰랐어요. 그림을 따로 가르친 적도 없고, 실은 배워서 될 일도 아니죠. 색깔을 입히는 것 역시 은혜 스스로 한 거예요." (장차현실 작가)

정은혜는 지난 2016년부터 인물 캐리커처를 그리기 시작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경기도 양평의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캐리커쳐를 판매했다. 현재까지 그녀가 그린 인물만 4,000명 이상이다.

왜 하필 '사람의 얼굴'이었을까? 은혜 씨는 이 질문에 "(사람이) 그리워서"라고 대답한다.

"제가 그림을 그려 주면, 그 분(손님)들이 엄청 좋아해요. 손님들이 저를 다 기억해주거든요. 특히 아이 손님들이 좋아요." (정은혜)

'니 얼굴'에서도 화가 정은혜가 등장한다. 아버지 서동일 감독이 따스하고도 잔잔한 시선으로 촬영했다. 딸이 리버마켓에서 인기 셀러가 되고,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은혜 씨가 20대 중반이 됐는데, 갈 곳이 없었어요. 방에만 있고 뜨개질만 했죠. 상태도 안 좋아졌고, 현실이 너무 암담했습니다. 한데 그림을 그리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죠. 아빠로서 은혜씨를 응원하는 마음을 (영화에) 담았어요." (서동일 감독)

은혜 씨는 그림을 그리며 지친 적이 없다고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그림을 그렸다는 것. 정은혜는 재능은 기본, 뛰어난 실력과 성실함까지 갖춘 화가였다.

"그림을 그리면서 힘든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저는 그림을 잘 그리고, 그리는 걸 좋아하거든요." (정은혜)

심지어,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 중에는 배우들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의 얼굴도 모두 그렸다. 모두의 이름과 특징을 직접 설명하고, 하나 하나 선물했다.

그녀는 직장인이기도 하다.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제공하는 중증장애인 일자리에 예술노동자로 채용됐다. 매일 출근해 하루 4시간씩 그림을 그리고, 약 9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다.

"은혜를 포함해 5명이 이 일을 시작했는데요. 올해는 그 일자리가 20개로 늘어났습니다. 그 20명의 (중증장애인) 예술노동자들이 은혜씨처럼 하루 4시간씩 일하고 있죠." (서동일 감독)

◆ 은혜 씨의 얼굴 | "연기로 감동을 주는 배우"

그녀의 또 다른 얼굴은 '배우'다. 15세 때 옴니버스 영화 '다섯개의 시선' 중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 에피소드에서 열연했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선, 그야말로 연기 포텐을 터뜨렸다.

물론, 노희경 작가의 덕도 크다. 노 작가는 영희라는 캐릭터에 정은혜 자체를 사랑스럽게 녹였다. 지속적으로 정은혜를 만나며 인터뷰했고, 친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노 작가님께서 지난 2020년 (은혜 씨의) 전시회에서 그림을 사셨어요. 작품에 다운증후군 환자를 다뤄보고 싶다며 인터뷰를 요청하셨죠. 몇 번의 만남을 거치며, 노 작가님이 직접 은혜 씨를 캐스팅했어요. 에이전시를 통해 접한 다른 배우들은 연기가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하셨죠. " (서동일 감독)

그래서일까. 이날 정은혜는 마치 극중 영희가 화면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 싱글싱글 웃으며 주먹인사 하는 모습, 열심히 뜨개질하는 모습, 아이스 커피로 '짠' 건배 제의하는 모습….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실제로, 디테일한 심리 표현까지 제대로 해냈다. 일례로, 영희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림 그리며 울먹이는 장면. 그 짠한 표정으로 많은 사람들을 울렸다.

"영옥이가 마음에 가슴 아픔이 있어요. 열두 살에 부모님을 잃고 많이 힘들었잖아요. 영옥이가 속상해하는 걸 보면, 영희도 슬프니까. 저는 그 마음을 이해하며 연기한 거예요." (정은혜)

그러면서 정은혜는 담담하게(?) 자신의 연기 비법을 귀띔한다.

"힘든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타고난 실력이 있으니까." (정은혜)

보이지 않는 노력도 있었다. 촬영 보조 스태프들과 연기 연습을 반복했다. 대본을 암기하고, 혼자서도 연습에 매진했다. 새벽 3~4시에 일어나 촬영장으로 향했고, 현장에 녹아들었다.

서 감독은 "(은혜씨가) '다섯 개의 시선' 때는 사춘기라 스태프들을 많이 힘들게 했었다. 아주 공주님처럼 받들어 모셔야 했다"고 농담하며 "이번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책임감이 있었다"고 칭찬했다.

"김우빈이 생일파티를 해 줬는데, 제가 그날 주인공이었어요. (꼬깔) 모자를 쓰고 케이크에 초도 불었어요. 그때 '드라마 연기를 열심히 잘 하고 싶다' 하고 소원을 빌었어요." (정은혜)

◆ "은혜 씨의 (진짜) 얼굴…희망을 주는 아티스트"

이날 '디스패치'가 목격한 정은혜는, 계동의 스타였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시선집중. 모두가 "앗! 정은혜다"를 외쳤다. 사진을 요청하고, "드라마 잘 봤다"고 인사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것. 특히, 한 발달장애인의 어머니가 우연히 은혜 씨를 목격했다. 셀카를 부탁하며 반가워했다.

"우리 딸은 (20대) 발달장애인인데, 정은혜 씨 팬이에요. '우리들의 블루스' 영희를 보며 엄청 좋아하고, 울기도 했죠. 영희를 따라 그림 그린다고 스케치북도 샀다니까요."

사실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에게 참 각박하다. 시스템은 없고, 사람들은 시선으로 상처를 준다. 그래서 드라마 속 영옥의 말대로, 그들을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정은혜는, (영옥의 표현처럼) 선물 같은 존재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고, 그 가족들을 위로했으니까. 우리 사회를 한 걸음 성숙하게 해 줬으니까….

"김우빈 잘생겼지만 넘어가면 안 돼요. 여자친구 있잖아. 신민아 언니. 이병헌도 안 돼. 이민정 언니 있어요. 영옥이(한지민 분)랑 연락 지금도 많이 해요. '영옥아' 이렇게 불러요. (드라마에서) 예뻐지게 수술하고 싶단 말? 그건 가짜지. 연기잖아. 난 안 그래. 전 멋진 사람이에요. 우리 엄마가 멋진 사람이거든요." (정은혜)

알고보면 은혜 씨의 가장 큰 재능은, 연기도 그림도 아닐지 모른다. 존재 자체로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는 것. 그게 바로 정은혜가 가진 진짜 매력 아닐까.

덧붙여, 정은혜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응원을 남겼다.

"시설에 있지 말고, 사회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나와서는, 음…. 나랑 함께 놀자." (정은혜)

정은혜는 앞으로도 활발하게 대중과 소통할 예정이다. 오는 8월에는 인사동 허그 전시회를 진행한다. 추석 이후론 3,000평 규모의 양평 폐공장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여한다. 장애인 인권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다.

"저는 이미 모든 꿈을 다 이뤘어요. 항상 행복해요." (정은혜)

P.S. 마지막으로 은혜 씨에게 물었다. "드레스 입고 연말 시상식 참가하고, 상 타는 것 아니냐"고…. 은혜 씨가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했다. 꿈꾸듯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사진=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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