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봉준호 감독이 영화 '미키 17' 독재자 캐릭터와 관련해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봉 감독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BFI 사우스뱅크에서 열린 '봉준호 대담'에 참석했다. 이곳은 영국영화협회(BFI)의 영화관이자 '기생충'을 상영한 장소다.
사회자는 이날 '미키 17' 등장인물인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 분)을 언급했다. 마셜은 얼음 행성 사령관으로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의 운명을 쥔 인물이다.
해당 캐릭터가 누군가를 연상케 한다는 것.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오렌지 빛이 도는 얼굴'이라며 그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또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두고 '무슨 한국 영화냐'고 했던 사람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에 봉 감독은 "이름을 말 안 했지만 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런던 인근에서 '미키 17'을 촬영했다"며 "(전혀 의도하지 않았으나) 2024년에 일어난 특정한 사건과 비슷한 모습이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크 러팔로 역시 (영화 속 장면이) 현실에서도 벌어지는 것을 보고 상당히 놀라워했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했던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소 난감한 질문에 재치 있게 응수했다. 사회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카데미상 수상을 비판한 것에 대응했는지 묻자 "내가 그렇게 옹졸하진 않다"고 답했다.
'미키 17'은 작가 에드워드 애쉬튼의 소설 '미키 7'을 각색한 작품이다. 죽음이 직업인 미키가 인간 프린트기를 통해 끝없이 프린트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여타 공상과학(SF) 작품과는 또 다른 접근법이었다고 평했다. 독특한 설정에 매료됐다고 고백했다. 전작들과 달리 외부 각색 제의를 받아들여 영화를 만들었다.
마크 러팔로를 악역으로 캐스팅한 데 대해서는 "그에게 처음 대본을 줬는데 무척 당황하더라. '왜 나냐. 그런 면(어두운 면)을 본 거냐'고 물어봤다"고 떠올렸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8일 국내에서 최초 개봉한다.
<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 코리아,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