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ㅣ로스앤젤레스 (미국)=김수지·박혜진기자] 꿈의 무대가 시작됐다. 언어는 달라도,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세븐틴이 빈틈없는 무대로 미국 진출의 꿈에 한발 다가섰다.
규모부터 달라졌다. 더 포럼(The Forum)은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찾는 유명 공연장이다. 스티비 원더, 마이클 잭슨, 프레디 머큐리, 롤링 스톤즈, 레이디 가가 등이 이곳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세븐틴은 데뷔 후 처음으로 LA에서 단독 공연을 펼쳤다. 현지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공연 6시간 전부터 세븐틴을 기다리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근 코스튬을 하고, 단체로 플래시몹을 하며 마치 축제처럼 즐겼다.
세븐틴은 "LA에서 캐럿들을 만나서 기쁘다”면서 “여러분들을 위해서 섹시한 무대, 멋진 무대, 귀여운 무대까지 다 준비했다. 오늘, 여러분의 날을 만들어드리겠다”고 힘찬 포부를 전했다.
'디스패치'가 2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 포럼을 찾았다. 그곳에서 세븐틴의 미국 진출을 함께 했다. 1만 캐럿들과 함께 '세븐틴 월드 투어 오드 투 유 인 LA'를 만끽했다.
‘디스패치’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무대 15를 꼽았다.
① 숨이 차: 힙합 알앤비 장르다. 강렬한 드럼 사운드와 신스베이스가 어우러졌다. 상대의 부재에서 오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했다. 복잡한 머릿속을 탐험하는 듯한 가사가 특징이다.
☞세븐틴=시작부터 에너제틱했다. 각양각색의 레이저가 무대를 휘감았다. 일렉기타의 웅장한 사운드에 맞춰 멤버들이 하나둘씩 무대 위로 올라왔다. 민규는 보코더를 이용해 신비로운 느낌을 냈다. 수준급 안무로 분위기를 예열했다.
☛현장=세븐틴이 등장하자, 공연장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세븐틴의 LA 첫 방문을 열렬히 환호했다. 첫 곡부터 팬들은 스탠드 업. 곡의 여백을 채웠다. 연신 “오오~”하며 따라불렀다.
② 박수: ‘틴 에이지’(TEEN, AGE)의 타이틀곡. 블루스 록을 기반으로 한 곡이다. 소년으로서의 세븐틴을 마무리하는 1막에 박수를 보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세븐틴=제대로 ‘펑키’(funky)했다. 콘서트에 맞춰 재해석한 편곡이 돋보였다. 목소리로만 외치는 인트로를 삽입했다. 호시는 레이백으로 박자를 가지고 놀았다. 팬들을 조련하며 여유로운 모습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현장=캐럿들의 흥이 올라왔다. 일렉기타 소리에 맞춰 손뼉 치며 그루브를 탔다. 멤버들이 손을 뻗으면, 팬들은 자동으로 “짝짝짝짝”을 외쳤다.
③ 고맙다: 퓨처 베이스 장르의 곡이다. 청량한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특징이다. 세븐틴의 성장을 응원해준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세븐틴=아카펠라로 시작했다. 파트별로 변주하는 곡이 흥미로웠다. 세븐틴은 돌출 무대로 나와 팬들의 눈을 맞추며 노래했다. 캐럿 한 명 한 명을 눈에 담으려고 애썼다.
☞현장=세븐틴이 ‘고맙다’를 외치면 팬들은 더 크게 “고맙다”라고 답했다. 서로를 바라보며 노래했다. 현지 팬들은 목이 터져라 “세븐틴”을 연호했다.
④ 울고 싶지 않아: 세븐틴이 본격적으로 처음 EDM을 시도했던 곡이다. 서정적인 선율의 신시사이저와 격렬한 비트가 교차한다.
☞세븐틴=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좌절하는 순간부터 이겨내기까지의 과정을 현대무용으로 표현했다. 독특한 구성과 완성도 높은 군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장=코러스는 캐럿의 몫이었다. 멤버들의 목소리보다 크게 “울고 싶지 않아”라고 불렀다. 원우가 랩을 하면, 미국 캐럿들은 “돌아와. 돌아와”를 외쳤다. 애드립까지 완벽한 타이밍에 맞춰 따라 했다.
⑤ 트라우마(TRAUMA): 힙합 유닛의 여유를 볼 수 있는 곡이다. 버논, 에스쿱스, 원우의 시니컬한 랩이 돋보인다. 말렛 소리로 만든 리프가 매력적이다.
☞세븐틴=강렬했다. 블랙 앤 레드 콘셉트의 의상을 입고 나타났다. 버논이 묵직한 래핑으로 시작했다. 원우는 폭발적인 래핑을 쏟아냈다. 거기에 민규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멜로디를 얹었다. 매혹적이었다.
☞현장=힙합의 본고장다웠다. 현지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함께 그루브를 탔다.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함께 비트를 탔다. “호우” 등 추임새까지 완벽 소화하며 함께 즐겼다.
⑥ 13월의 춤 : R&B와 EDM이 만났다. 딥한 일렉트로닉 기타와 감성적인 보컬이 어우러졌다. 존재하지 않는 달(月)인 13월에서 떠난 이를 그리워하고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세븐틴=퍼포먼스 유닛답게 감정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안무가 돋보였다. 호시, 디에잇, 준, 디노이 로브를 걸치고 유려한 춤선을 선보였다. 휘날리는듯한 퍼포먼스는 마치 한 명의 무용수 같았다.
☞현장=인트로에서는 모두 숨죽인 채 무대를 감상했다.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되자, 팬들은 감탄했다. 웨이브를 출 때마다, 환호성을 내질렀다. 남성 팬들의 함성도 들을 수 있었다.
⑦ 몰래 듣지 마요: 정통 발라드다. 정한, 조슈아, 우지, 도겸, 승관, 보컬 유닛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이별 후 상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애절한 보컬로 표현했다.
☞세븐틴=밤하늘에 달이 떴고, 멤버들은 그 아래 걸터앉았다. 어린 왕자 같았다. 멤버들의 속삭이는듯한 가성이 감미로웠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애절함을 표현했다. 특히, 도겸의 힘 있는 그롤링 창법에서 감정이 폭발했다.
☞현장=모두가 하나 되어 응원봉으로 공연장을 물들였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같았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 조용히 음악을 감상했다. 후반부, 승관과 도겸은 옥타브로 하모니를 쌓았다. 터지는 애드리브에서 전율을 느꼈다.
⑧ 웃음꽃: 세븐틴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우지가 작사·작곡한 곡이다. ‘언제 어디에 있어도 함께 하지 못해도 우린 늘 그렇듯 웃음꽃 피워요’ 등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가사가 특징이다.
☞세븐틴=각 유닛이 모여 다시 하나 됐다. 스테이지에 원형을 만들었다. 올 화이트룩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멤버들은 가만히 서서 노래했다. 진심을 담아 가사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 불렀다.
☞현장=세븐틴과 캐럿이 하나됐다. 세븐틴은 “여러분을 위한 곡이다”고 말했다. 후반부에는 팬들의 답가였다. 서툰 어투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말로 완창했다. 캐럿이 노래를 부르면, 세븐틴은 팬들이 부르는 노래를 마음에 새겼다.
⑨ 아낀다: 세븐틴의 데뷔곡이다. 소년의 유쾌 발랄한 감성이 느껴지는 곡이다. 특유의 청량하고 에너제틱한 매력을 발산했다.
☞세븐틴=무대가 바뀌었다. 콘셉트는 ‘세븐틴 극장’. 세븐틴은 데뷔곡으로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처음 무대에 섰던, 초심을 기억했다. 세븐틴 특유의 발랄한 매력을 선보였다.
☞현장=데뷔곡 인트로가 흘러나오자, 캐럿들은 자리에서 또 한 번 일어났다. 세븐틴과 함께 첫 무대를 떠올렸다. 안무에 맞춰 응원봉을 흔들며 “아낀다”를 따라불렀다.
⑩ 예쁘다: ‘아낀다’의 연장선이다. 소녀에 대해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담아 표현했다. 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을 노래한다.
☞세븐틴=뮤지컬 같은 무대였다. 멤버들은 수줍은 연기를 선보였다. 깜찍한 안무는 덤이었다. 브릿지에서 파도타기식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승관의 3단 고음.
☞현장=시종일관 엄.마.미.소. 팬들은 세븐틴의 해맑은 모습에 흐뭇해했다. 원우가 연기하는 포인트에서는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⑪ 어쩌나: 세븐틴의 풋풋함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얼반 소울을 기반으로 한 멜로디, 경쾌한 스윙 리듬이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세븐틴=청량미의 정수를 보여준 무대였다. 깨알같은 표정과 통통 튀는 안무로 귀여운 매력을 어필했다. 특히 슬로우 모션으로 되감기 되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현장=캐럿의 흥도 치솟았다. 연신 “어쩌나. 어쩌나”를 외치며 리듬을 탔다. 남녀노소 불문. 10대 딸도, 50대 아빠도 음악으로 하나 됐다.
⑫ 거침없이: 박력 넘치는 드럼과 일렉이 특징이다. 통통 튀는 기타 리프가 매력적이다. 승관, 호시, 도겸이 작사에 참여했다. 직설적이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세븐틴=정말 ‘거침없이’ 달렸다. 이 곡으로 분위기의 정점을 찍었다. 신나는 리듬으로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전했다. 화려한 발재간도 선보였다. 무대를 ‘거침없이’ 누비며 캐럿과 뛰었다. 코믹한 애드립도 폭발했다.
☞현장=캐럿도 흥 파티였다. 디노가 “위 고잉 크레이지”를 외치자, 캐럿은 자리에서 모두 점프했다. 무대에서는 종이폭죽이 터졌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관객석에서는 흥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⑬ 독 : 피어: 세븐틴이 장르 확장을 시도한 곡이다. 알앤비 장르의 곡으로, 묵직한 베이스가 중심을 잡아준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독으로 표현했다.
☞세븐틴=달아오른 분위기에 반전을 줬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세븐틴의 가장 어두운 면을 보여줬다. 독이 퍼지는 순간을 강렬한 군무로 표현했다. 완급 조절의 퍼포먼스로 치명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현장=전에 없던 절제된 섹시함에 캐럿은 넋 놓고 감상 타임. 여운이 남는 무대였다. 무대가 끝나고도 현지 팬들은 “세븐틴”을 연호했다. 자체 파도타기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⑭ 힛(HIT): 강렬한 EDM 댄스곡. 파워풀함의 끝을 보여주는 노래다. 시원한 타격감이 느껴지는 저돌적인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세븐틴=청바지에 티셔츠로 갈아입고, 남친룩을 선보였다. 랩, 노래, 춤 등 종합선물세트였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갈수록, 멤버들은 온 힘을 다해 춤췄다.
☞현장=모두가 기립했다. 신나는 EDM 덕분에 현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현지 팬들은 코러스에서 다같이 뛰며 음악을 즐겼다.
⑮ 아주 NICE: 경쾌한 댄스곡이다. 좋아하는 이성과 ‘아주 NICE'한 하루를 보낸 세븐틴의 하루가 콘셉트다. 설레는 마음을 세븐틴만의 에너지로 표현했다.
☞세븐틴=마지막 앙코르곡으로 선택한 곡. 세븐틴은 박력 있고 현란한 군무를 선보였다. 재기발랄한 매력으로 마지막까지 캐럿들을 녹였다.
☞현장=그야말로 축제였다. 관객석이 흔들릴 정도로 뛰었다. 하늘엔 축포가 휘날렸고, 캐럿은 음악에 몸을 맡겼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세븐틴은 계속해서 노래했다. 팬들은 ‘내 청춘, 내 자랑, 내 사랑’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었다.
한편 세븐틴은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지난 10일 뉴어크를 시작으로 시카고, 댈러스, 휴스턴, 멕시코시티에서 북미를 뜨겁게 달궜다.
오는 21일(현지 시각) 새너제이, 23일 시애틀에서 월드투어의 열기를 이어간다. 이후 유럽 및 일본 돔 투어로 글로벌 행보를 펼친다.
<사진ㅣ로스앤젤레스(미국)=정영우·김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