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대상은 한 명이 아니네요. 이승기,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엄태웅…'1박 2일' 팀입니다"
'시상'보다는 '축제'였다. 한 해를 마무리짓는 자리. 순위와 등수 메기기에 연연하지 않고, 노력한 모든 프로그램에게 공을 돌리기 위해 애를 썼다. 어느 하나의 프로그램도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하려고 했다.
'2011 KBS 연예대상'이 24일 오후 9시,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렸다. 지상파 방송 중 처음으로 열리는 예능 프로그램 시상식이었다. KBS는 인기나 시청률, 스타에 연연하지 않고, 올해를 빛낸 프로그램 조명에 치중했다.
이날 트로피는 총 27개가 수여됐다. 그 중 9개의 상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단연 독보적이었던 '개그 콘서트'가 차지했다. 대상 역시 시청률이 높았던 '1박 2일'이 가져갔다. 이외에도 각 프로그램에 고른 수상이 이어졌다.
'남자의 자격', '해피 투게더3', '안녕하세요', '김승우의 승승장구', '스펀지 제로', '연예가 중계', '출발 드림팀 2', '개그스타' 등 올 한해 KBS를 빛난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각 부문에서 1개 이상 트로피를 안았다.
그래서일까. 시상식은 긴장된 분위기 보다는 축하해 주고, 격려해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안녕하세요'로 최우수상을 탄 이영자가 몇 년만에 수상해 눈물을 흘릴 땐 '개그콘서트', '1박 2일'팀도 함께 뭉클해했다.
상을 타지 않아도 즐겁기는 마찬가지. 유재석과 박명수 등은 개인 부문 수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씨스타' 등 가수들의 축하 무대에는 안무를 따라하며 웃었고, 다른 이의 수상에는 힘찬 박수를 보냈다.
대상 시상에서도 나누기는 계속됐다. '2011 KBS 연예대상' 대상은 당초 부문 후보에 없었던 '1박 2일' 팀이 수상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이변이었다. 지난 5년간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활약한 공로를 인정한 셈이다.
'1박 2일'은 강호동의 잠정 은퇴와 함께 내년 2월 종영을 앞두고 있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앞두고, 그동안의 공을 인정해 멤버 한 명이 아닌 전부에게 상을 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KBS 연예대상 사상 첫 단체수상이었다.
이 때문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당초 대상은 개인 후보만 명단에 올라있었다. 때문에 후보에 없던 '1박 2일'팀 전체의 수상은 공정성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대상이 한 해 최고의 스타를 뽑는 자리라 시청자의 허탈감도 컸다.
또한 개인 수상에도 의아한 점은 있었다. '개그콘서트 - 달인'에서 활약한 김병만이 무관에 그쳤다. 김병만은 4년간 달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끝내 상과 인연이 없었다. 오랜기간 KBS를 지킨 진짜 일꾼을 외면한 셈이다.
시상식은 상을 주고 받는 자리이다. 그리고 한 해 동안 최선을 다한 이들이 서로를 축하해주고, 격려하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런 면에서 전부를 아우르려는 KBS 연예대상의 가치는 확실했다. 다만 김병만의 수상 제외와 1박 2일의 대상 단체 수상은 '시상'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반감시켰다.
< 다음은 2011 KBS 연예대상 수상명단 >
▷ 대상 : 1박 2일(엄태웅,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이승기)
▷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 개그콘서트
▷ 최우수상 :정경미(코미디 여자), 김준호(코미디 남자)
이영자(쇼오락 MC), 이수근(쇼오락 MC 남자)
▷ 우수상 : 신보라(코미디 여자), 김원효·최효종 (코미디 남자)
김경란 아나운서(쇼오락 MC), 김승우(쇼오락 MC 남자)
▷ 특별상: 김태원 (남자의 자격)
▷ PD 특별상 :이창명(출발드림팀2)
▷ 베스트팀워크상 : 안녕하세요
▷ 공로상 : 강찬희(1박2일, 출발드림팀 촬영감독)
▷ 최우수아이디어상 : 애정남
▷ 최고 엔터테이너상 :엄태웅(1박 2일) 전현무 아나운서(남자의 자격)
▷ 방송작가상 : 최대웅(개그스타), 모은설(김승우의 승승장구), 주기쁨(해피투게더3)
▷ 신인상 : 이희경(코미디 여자), 정태호(코미디 남자)
박은영 아나운서(쇼오락 MC ), 양준혁(쇼오락 MC)
▷ DJ상: 태진아(태진아 쇼쇼쇼), 황정민(FM대행진)
<글=나지연기자, 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