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수연 인턴기자] "김혜자 선생님이 저를 픽하셨다고요? 할게요." (손석구)
배우 손석구가 김혜자와 나이 차를 뛰어넘은 멜로를 펼친다. 사후 세계에서 다시 만난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그의 캐스팅은 김혜자의 선택이었다.
손석구는 "감독님께 어느 날 연락을 받았다. 김혜자 선배님이 저를 픽하셨다더라. 바로 하겠다고 했다"며 "제대로 된 부부 연기는 처음이다. 선배님이었기에 어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석구가 18일 오후 JTBC 새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극본 이남규·김수진, 연출 김석윤)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김석윤 감독, 김혜자, 한지민, 천호진, 이정은, 류덕환 등도 자리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판타지 로맨스다. 천국이 배경이다. 해숙은 80세의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30대로 젊어진 남편 낙준과 재회한다.
김혜자가 이해숙을 연기한다. 김혜자는 "(해숙은) 남편에 대한 애정이 끔찍할 정도로 진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험한 세상에 내팽개쳐졌다. 얼마나 힘들겠나"고 설명했다.
손석구가 해숙의 남편 '낙준'으로 분한다. 낙준은 사랑하는 아내 곁을 먼저 떠났다. 천국주민센터에서 일한다. 우편 배달부로 천국과 지상을 오가며 소원 편지를 전달한다.
손석구는 "낙준은 현생에서 즐거운 삶을 살았던 만큼 다른 사람들도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다"며 "천국과 이승을 이어주는 전철을 오간다"고 설명했다.
낙준은 해숙을 바라보는 사랑꾼이다. 그는 "낙준의 말과 행동은 다 해숙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명쾌했다. 온 마음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어려움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대로 된 부부 연기는 처음이다. 그는 "누군가와 부부 연기를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됐다. 상대역이 선생님이었기에 어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혜숙 덕분에 120% 몰입할 수 있었다. 손석구는 "(김혜숙은) 리허설부터 마음을 다해 임하시더라. 제가 조금만 더 영악해지면 안 어울릴 것 같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선생님처럼 해숙만 바라보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며 "둘을 보며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지'하는 이상적인 관계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혜자가 직접 손석구를 상대역으로 점찍었다. 김혜자는 "'나의 해방일지'를 보면서 (손석구가) 참 좋은 배우라고 느꼈다. '저 사람이 남편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택시를 잡고 있는데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다. 김혜자 선배님이 직접 저를 픽하셨다더라. 멜로라는 말에 바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의 드라마 속 나이 차는 42살. 그러나 괴리감은 느낄 수 없었다. 김 감독은 "출연을 결정한 이후 상견례 자리를 마련했다. 소개팅 자린 줄 알았다. 그때 '아 됐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딱히 주문한 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부부 그림이 나왔다. 다만, 선배에 대한 배려와 극 중 아내에 대한 배려가 혼동되지 않았으면 했다. 선후배 느낌이 나면 바로 의논했다"고 전했다.
김혜숙은 손석구와의 호흡에 대해 "생각했던 이미지랑 같았다. 나이는 어리지만 리드를 잘 해줬다"며 "실제 남편같이 옆에서 잘 버텨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모든 사람은 행복해져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이곳에서는 사랑과 이별, 그리움이 교차한다.
김 감독은 "삶의 끝은 죽음이 아닌 전제다. 삶과 죽음, 새로운 시작을 담았다. 여러 생을 걸쳐서 맺게 되는 사람들의 인연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한 인간관계를 풀어냈다. 김 감독은 "사람 간의 관계가 핵심이다. 그들이 맺게 되는 인연의 시작과, 선역이든 악연이든 인연의 소중함을 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석구는 "드라마 속 천국의 모습이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게 굉장히 좋았다. 제가 원했던 천국이 이런 모습인 것 같다. 가족들과 모여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오는 19일 오후 10시 40분 첫 방송한다.
<글=박수연 인턴기자(Dispatch), 사진제공=JTB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