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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것이, 하정우 스타일이죠"…하정우, '로비'의 블랙유머

[Dispatch=김지호기자] 하정우 스타일.

영화 '로비' 앞에는, '하정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정우식 블랙 코미디라는 것. 하정우가 만든 유머와 드립으로 106분을 달리기에 그렇다.

하정우 감성에는 특징이 있다. 절대로 작정하고 웃기지 않는다. 감정 표현 역시 드라마틱하지 않다. 웃픈 상황과 대사 핑퐁만으로 피식 피식 웃긴다.

마치, 휴 잭맨과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코미디 영화 '무비43'(2014)처럼.

"휴 잭맨과 케이트 윈슬렛이 오프닝에서 소개팅을 합니다. 휴 잭맨은 턱 밑에 남자 불X을 달고 나와요. 케이트 윈슬렛은 그게 신경쓰여 죽겠는데, 휴 잭맨은 아무렇지도 않게 연기하죠."

하정우는 "이 장면을 배우들에게 보여주며, '휴 잭맨 톤으로 연기해야 된다'고 가르쳤다"며 "혹부리를 달든 남자 성기를 달든, 신경쓰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성이 바로, '로비'의 짭짤한 블랙맛이다.

하정우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쇼박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신이 연출하고, 자신이 출연한 영화 '로비'의 비하인드를 풀어냈다.

◆ "10년, 감독 하정우의 고뇌"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그리고 '로비'(2025). 첫 연출작부터 두 번째 연출작까지는 2년이 걸렸다. 그 후로 '로비'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무려 10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감독 하정우에겐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하정우는 "가장 먼저, 제가 잘 아는 걸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허삼관'과 '로비' 사이, '서울타임즈'라는 각본을 준비했다. 탐사보도 언론사를 그린 영화다. 장르는 블랙 코미디. 사회 고발 구조의 스토리였다.

그런데 '서울타임즈'를 3고까지 개발한 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제가 기자도 아니고, 그저 들었던 이야기가 흥미로워 이야기하는 건데 갑자기 이게 맞나 싶더라"고 털어놨다.

"모르는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감독님들도 계시지만, 전 그렇지 않았어요. 갑자기 거기서 찜찜하니 막히더라고요. 제가 조금이라도 경험한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구상한 시나리오가 '하와이코리아타운'이다. 하와이는 독립운동가들의 시초가 되는 커뮤니티. 그들의 후손들이 작은 코리아타운에서 살아가는 내용이었다.

"한참 '하와이코리아타운'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게 또 난감하더라고요. 스토리의 밀도는 짙었지만, 인물들이 뻗어나가는 동선과 이야기가 제겐 흥미가 없었습니다."

하정우는 "그래서 'LA코리아타운'으로 할까 고민했다. 이번엔 현실적인 예산 문제에 부딪히더라"며 "그러다보니 시간이 계속 흘렀다"고 회상했다.

배우로서의 10년도 좋은 공부가 됐다. 최동훈, 나홍진, 윤종빈, 박찬욱, 김용화, 류승완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과 작업했다. 훌륭한 스승들에게서 배우며 성장했다.

"2번을 연출하고 나서, 연출자로서 좀더 신중해졌어요. 다른 감독님들 현장을 보며 '담금질이 더 필요하구나' 느끼기도 했고요. 지난 10년은 감독으로서의 노선을 정한 시간이었습니다."

◆ "골프를 접하고, 세상이 달라졌다"

5년 전,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친 시기다. 하정우는 지난 2020년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낯선 감정들에 직면했다. 단지 운동일 뿐인데, 희노애락에 시달렸다는 것.

"잘 치는 날은 기분이 좋고, 세상을 다 얻는 것 같았습니다. 골프가 망한 날은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더라고요. 이게 도대체 뭘까,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감독의 시선이 발동했다.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골프장 밖에서 온순하고 엘레강스한 사람도 골프채만 들면 이상하게 변한다"며 "아이러니한 블랙 코미디"라고 전했다.

그는 "골프장에 모이면, 백이면 백 하는 이야기가 있다. '오늘 몸이 안 좋다', '잠을 못 잤다' 이런 컨디션에 관한 밑밥을 깔고 시작하한다"며 "백 원, 천 원짜리 내기에도 다들 목숨 건다"고 웃었다.

"정말 100원짜리 내기잖아요. 그런데도 중간에 토라져서 백을 들고 '나 집에 간다'고 가버리는 사람도 봤어요. 골프란 예민하고, 인간의 어딘가를 찌르고 긁는 운동이더라고요."

골프를 소재로 삼은 후, 캐릭터 배치를 구상했다. 자신의 경험을 120% 살렸다. "제가 연예인이지 않나. 형들이 절 골프장에 초대하는데, 가면 모르는 사람이 꼭 끼어 있다"고 떠올렸다.

"좋은 관계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되게 불편해진 경우도 생깁니다. 골프를 치며 조금씩 선을 넘는 거죠. 그 경험에서 '연예인을 1명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비'를 생각한 건, 공무원 동창 덕분이다. 그가 '난 공무원이고, 로비나 접대는 절대 안 된다. 조심스럽다'며 가방에 아들의 이름을 써온 것. 하정우의 친구는 자신이 아는 로비 무용담도 풀어줬다.

"저희 생각엔, 실세를 접대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퇴임한 사람을 접대하더라고요. 그럼 이 사람이 전관예우를 활용해 줄을 놔준다는 거죠. 여기에 언론사 혹은 검사, 판사 등을 끼우면 어떨까…."

하정우는 "이런 캐릭터 조합이 너무 재밌었다"며 "광활하지만 은밀한 골프장에서,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섞여 하루를 보내며 벌어지는 사건. 이렇게 '로비'를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하정우, 그는 '로비'의 모든 것"

기획부터 캐스팅, 시나리오 집필, 연출, 출연…. 하정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김의성,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박해수 등도 모두 하정우가 모았다.

신선한 얼굴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엄하늘(호식 역)과 강해림(진 프로 역)이 그렇다. 호식은 윤창욱(하정우 분)의 사촌동생으로 사건을 풀어내는 키맨이 된다. 진 프로는 올곧고 바른 캐릭터다.

특히 엄하늘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엄하늘은 1990년생인데, 너무 놀랐다. 예상치 못한 화술을 하더라. 감독도 하고, 연기에 글까지 쓰는 흥미로운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본능적으로 우리 영화에 잘 맞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창욱 모친의) 장례식장 한 신만 나오는 인물이었거든요. 그 친구를 위해, 그 친구의 라인을 따로 만들었죠."

강해림에 대해선 "관객이 봤을 때, 진짜 골프선수가 연기했나 싶은 느낌이 들길 바랐다"며 "동떨어진 캐릭터가 골프장에 와서, 땐땐하게 있으며 흘러가는 게 진 프로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짚었다.

하정우는 '로비'를 촬영하며 전체 리딩 10회를 진행했다. 소그룹 리딩도 20회. 즉, 30회의 대본 리딩을 거쳤다. 이 역시, '하정우 스타일'을 위해서였다.

"코미디의 악센트를 원하지 않았어요. 배우들이 현장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하질 않길 원했습니다. 그 대신, 리딩에서 마음껏 애드리브하고 상황과 대사를 만들어오도록 했습니다."

그는 "리딩에서 충분히 (조율의) 시간을 가졌다. 배우들이 현장에선 힘을 뺀 상태로 건조하게 연기하도록 했다"며 "엑기스만 남은 상태로, 무표정으로 툭툭 무심하게 연기하게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태수(최시원 분)의 모델은 최민수 선배님이었어요. 선배님의 영화, 인터뷰 워딩 등을 전부 정리했죠. 우디 알렌의 영화 대사들을 참고하기도 했고요. 제가 좋아하는 '대부' 대사를 변용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정우는 "준비한 것들을 여기저기 펼쳐놓고 골랐다. 인물들의 상황을 제가 직접 연기해보기도 했다"며 "리딩 때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얻어 걸리면, 그걸 시나리오에 녹이기도 했다"고 했다.

◆ "전, 블랙 코미디 영화인이다"

배우로 데뷔한 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인생의 절반을 영화로 채웠다. 카메라 앞에 서는 일만 했다가, 이젠 카메라를 몸소 잡고 있다. 그에게 있어 연출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일이다.

"연출이요? 한 마디로, 가슴 뛰는 일입니다. 그만큼 부담이 돼요. 영화를 내놓는다는 게 공포스럽죠. 반대로 그 스트레스만큼 신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정우는 "지금까지 4개의 작품을 연출했다. 다섯 번째 연출 작품, 여섯 번째 연출 작품도 개인적으로 기대되고 궁금하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그의 차기작은 '윗집사람들'(가제)이다. 이미 촬영은 끝마친 상태. 이 영화도 블랙 코미디다. '로비'가 '롤러코스터'의 DNA를 공유하듯, '윗집사람들'도 하정우 스타일이 살아 있다.

왜 하필, 블랙 코미디일까? 하정우는 이 질문에 "이런 부류의 영화를 보면, 제가 신이 난다. 아드레날린이 나온다. 블랙 코미디 영화를 제가 좋아한다. 자꾸 관심이 간다"고 고백했다.

"어떤 사람들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볼 때 범죄 스릴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블랙 코미디라고 느꼈거든요. 영화 '쓰리 빌보드'도 너무 웃겨요. 무표정하게 툭툭 뱉는 무심함?"

그러고보니, 배우 하정우도 감정 과잉이 없다. "제 연기 스타일도 그렇다. 어떤 감독님은, 제게 '넌 연기를 조금 덜 하는 것 같아. 표현을 더 많이 해 달라'고 하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블랙 코미디 영화인'으로 정의했다. "많은 분들이 '로비'를 보며 '롤러코스터' 이야길 해 주신다. '윗집사람들'도 이런 스타일"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색깔의 영화를 만들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하정우가 감독으로서의 목표를 전했다. 하정우 스타일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길 원한다는 것.

"전 세계의 모든 감독이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만들든 작품이 사랑받길 원하죠. 작품을 이해받길, 마음껏 즐겨주길 바랄 거에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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