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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 무대는, 살아있다"…공승연, 연극의 재미 (꽃의 비밀)

[Dispatch=정태윤기자] "어제도 좌절했어요."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했다. 카메라 아닌 관객 앞에 섰다. 첫 공연 때는 객석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심지어 목소리가 안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제 연기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신랄한 평가도 이어졌다.

"남들이 저를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 안 하시는 거 알아요. 그런데 그게 무대에서 티가 안 났으면 좋겠어요. 다른 선배님들과 섰을 때 동떨어져 보이지만 말자는 마음입니다."

겸손이 지나친 건 아닐까. 실제로 무대 위의 공승연은 날아다녔다. 객석을 정확히 응시하고, 관객의 반응을 느끼고 온전히 즐겼다.

이건, 공승연의 재발견이다.

캐스팅의 비밀

연극 '꽃의 비밀'은 코미디극이다. 네 명의 주부들의 이야기다. 배경은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마을 빌라페로사. 축구에 빠져 집안일을 소홀히 하던 가부장적인 남편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된다.

장진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았다. 지난 2015년 초연 후, 10주년을 맞아 다시 선보여졌다. 코미디 속에서도 각 캐릭터의 디테일한 내면을 놓치지 않았다.

공승연은 '모니카' 역을 맡았다. 모니카는 예술 학교 연기 전공 출신으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인물이다.

그는 "SBS-TV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의 신경수 PD님과 연극을 많이 보러 다녔다. 저도 연극을 하면 연기를 잘하게 되지 않을까 동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운명처럼 장진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제가 하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좋은 배우들도 나온다고 캐스팅을 알려주셨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전했다.

◆ 연습의 비밀

매체와 연극 연기는 너무도 다르다. 연극은 무대 위에서 관객의 시선을 느끼며 라이브로 소화한다. 심지어 화면에선 바스트 위주로 잡힌다면, 연극은 전신을 써야 한다.

처음에는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어떻게 할 줄 몰랐다. 그는 "정말 몸을 이상하게 썼다"며 인터뷰 도중 직접 일어서서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뒤를 보고 있다가 앞을 보는 장면이 있는데, 다리가 꼬여서 엑스(X)자가 됐다. 감독님이 '뭘 의도한 거냐'고 묻더라. 제가 그런 자세를 한 줄도 몰랐다"며 멋쩍게 웃었다.

"나중에는 선배들의 몸을 보면서 계속 따라 했습니다. 무대에선 몸을 열어서 관객을 봐야 한다는 강박이 심해서 더 뚝딱거렸던 것 같아요. 차라리 의식하지 말라고 하셔서, 지금은 제 마음대로 몸을 쓰고 있죠."

연습 내내 부담감 때문에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정답을 찾은 것 같다가도, 다시 0으로 되돌아갔다. 그럼에도 연습실로 향하는 길은 즐거웠다.

그는 "연극은 다같이 모여서 50번 이상 반복해서 연습한다. 한 장면에 대해서도 이렇게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는데, 연극은 함께 만들어나가는 점이 좋더라"고 말했다.

"똑같은 연습을 해도 기계처럼 하는 걸 경계했습니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더군요. 50번을 하더라도 늘 다른 감정이 들어요. 아직도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무대의 비밀

그렇게 준비한 첫 공연.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했다. 공승연은 "너무 긴장해서 화장실을 계속 갔다.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첫장면에서 문을 열고 밝은 목소리로 '소피아'를 불러요. 문을 여는데 관객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기어들어 가는 소리가 나왔죠."

무대 뒤로 돌아가 "할 수 있다"고 외치고 다시 임하기도 했다. 그는 "공연장 구조가 관객들이 무대를 내려다본다. '너희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것처럼 보였었다"고 털어놨다.

객석을 바라볼 때도 눈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일종의 '흐린 눈'이었다. 그리고, 공연 한달이 지난 지금. 관객들의 반응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공승연은 "전에는 '나는 객석이 안 보인다' 생각하고 연기했다"면서 "이제는 관객들에게 힘을 얻어서 한다. 반응이 좋으면 더 신나서 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사를 놓쳐 버벅댈 때도 있는데,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 실수가 머리에 남으면 다음 대사도 실수하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내 길을 찾으려고 연습을 되게 많이 했어요. 핸드폰을 떨어뜨려 박살이 나도 괜찮은 척할 수 있는 능청스러움이 생겼죠."

공승연의 비밀

그간 대중이 생각해 온 공승연은, 예쁜 배우에 가깝지 않을까. 그 편견을 깨기 시작한 건,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년). 고독과 불안의 잔상을 세심히 담아낸 연기로 제42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꽃의 비밀'로 또 한 번 편견을 깼다. 망가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남자 분장을 하고 다리 사이를 긁는 묘사부터 췌장 내시경을 하는 장면에선, 망설임 없이 얼굴을 잔뜩 구기며 '웃픔'을 유발했다.

실제로 만난 공승연은, 욕심은 없지만 욕심이 많은 배우였다.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게 없다고 말하는 입에서 연기를 향한 사랑이 느껴졌다. 너무 좋아서, (오히려) 온 마음을 다하기 두려워하는….

"예전부터 '칸에 가야지'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냥 내가 쓰일 수 있을 때까지 쓰이고 싶다는 생각이 큽니다. (연기에) 너무 매달리고 쏟으면, (혹시라도) 나중에 못 하게 되는 날이 올 때 무너질 것 같아요."

연극으로 얻고 싶은 것이 뭐냐는 질문에도 한참을 고민했다. 그는 "선배님들과 제가 동떨어진 느낌이 있다. 나중에는 여자 넷이 서 있는 모습에서 이질감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사실 어제도 좌절했습니다. 문뜩 혼자 너무 동떨어져 있어 보이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무대를 서는 게 재미있고 좋아요. 매체와 연극을 나누지 않고, 경계 없이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한편 '꽃의 비밀'은 오는 5월 11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파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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