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유하늘 인턴기자] "대본 받고 나서 '아차' 싶었어요."(허준호)
연기 경력 40년차 배우도 속수무책이었다. 배우 허준호조차 "나 왜 이거 한다고 했지" 걱정이 앞섰다.
"너무 힘들었어요. '어떻게 소화하지' 싶어 말로 풀었죠. 연기하고 나서 닭살이 돋고 의문점이 드니까 박형식 괴롭히고, 감독님 괴롭히고... 수다쟁이가 됐던 것 같아요."
허준호가 악역의 역사를 새로 쓴다. 스스로도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나쁜 인물"이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박형식과의 안티 브로맨스 케미를 예고했다. 두 사람이 서로의 돈줄과 목숨줄을 쥐고 팽팽하게 맞선다.
SBS-TV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극본 이명희, 연출 진창규) 측이 21일 서울 양천구 SBS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허준호와 박형식, 이해영, 홍화연, 진창규 감독이 참석했다.
'보물섬'은 인생 풀베팅 복수전이다. 정치 비자금 2조 원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 분)가 자신을 죽인 절대악에 맞서는 이야기다.
진창규 감독은 "돈이나 정치, 권력, 사랑 등 각자 마음 속에 있는 보물을 쟁취하려는 사람들간의 싸움"이라고 소개했다.
허준호는 '염장선'으로 분한다. 염장선은 국가정보원장 출신 법학대학원 석좌교수. 킹메이커를 조종하는 실세 중의 실세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인물이어야 했다. 허준호는 "70대 백발 노인 설정이 있었다"며 "긴 머리보다 짧은 머리가 나을 것 같아 삭발했다. 매일 분장팀과 1시간 이상 준비했다"고 전했다.
박형식과는 이번이 첫 호흡이다. 큰 판의 설계자와 실행자로 만났다. 그 과정에서 음모와 함정, 대립과 복수로 비틀어진 관계를 선사한다.
허준호는 두 사람의 과거 인연을 깜짝 언급했다. "LA 라디오를 진행할 때 게스트로 '제국의 아이들'이 온 적 있다. 고생하는 모습이 측은했다"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십수년 뒤, '보물섬' 촬영장에서 다시 만났다. "남자가 돼서 나타났다. 강해졌더라"라면서 "오히려 내가 대사 NG를 낼 정도였다. 형식이에게 안 지려고 노력했다"고 칭찬했다.
박형식은 겸손함을 드러냈다. 그는 "첫 대면 장면에서 선배님 보자마자 소름이 돋았다"며 "저력을 느꼈다. '나중에 나도 저런 연기를 했으면' 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는 주·조연들의 연기 앙상블이다. 허준호는 "우현, 김정난, 홍수현 등 주옥같은 배우들이 같이 했다.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이해영 또한 "아내 역할로 나오는 김정난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고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허준호는 "이전 SBS 금토드라마가 '단맛'이었다면, 저희 드라마는 '매운맛'이다. 보시는 내내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물섬'은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