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행보로 일각에서 비판받는 가운데, 과거 전 씨와 같은 학원 소속이었던 한국사 강사가 "자괴감이 든다"고 심경을 전했다.
공무원 한국사 1타 강사로 알려진 강민성 씨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제게 수업을 들었던 여러분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강 씨는 "제 카페의 게시판과 댓글을 중심으로 최근 정치 사회적 상황에 대해 불편해하고 분노하는 많은 분이 계신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다"라며 "먼저 수험생을 가르쳤던 사람으로, 부족하나마 우리 역사를 공부했던 사람으로, 한때나마 같은 업체에 근무했던 사람으로, 제 자신이 부끄럽고 자괴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강 씨가 언급한 '같은 업체에 근무했던 사람'은 과거 같은 학원 소속이었던 전 씨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 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을 옹호하며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전 씨는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 연단에 올라 헌법재판관들이 자진사퇴를 촉구하면서 법원 난동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당시 전 씨는 "마지막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재판 기피(회피) 신청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이 헌재를 휩쓸 것이고, 그 모든 책임은 불의한 재판관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씨는 "더 이상의 언급보다는 저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저는 언제나 가르치는 일이 즐겁고 행복했다. 제게 그런 기쁨과 행복을 준 여러분에게 '내가 저 사람에게 배운 게 부끄러워, 그 강의를 들은 내 이력이 치욕스러워' 등의 생각을 최소한 제가 드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다시 한번 다짐한다. 제가 (선생이 되고 싶은) 강사라는 직업으로 여러분을 만났지만 여러분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못되더라도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 강의하는 사람은 강의로 자신을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 씨는 전 씨와 달리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 왔다. 비상계엄 다음 날에는 "가짜뉴스를 보는 줄 알았다. 초등학교 2학년 봄날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고 5·18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지난달 3일 올린 글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으로 구질구질하고 추잡스럽다. 최소한 조직의 우두머리라면 자신의 죄가 없더라도 휘하의 부하들을 보호하는 게 기본인데, 나이 든 지지자와 군대 간 젊은이를 자신의 방어막으로 이용하고 자신은 법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 국가와 민족을 위기로 몰아갔다"고 지적했다.
소봄이 기자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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