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소정기자] "내 사전에 빠꾸는 없어."(김혜수)
이 세상엔 나쁜놈 총량 보존 법칙이 존재한다. 한 놈을 잡으면 또 새로운 나쁜놈이 나타난다. 이 지옥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용자가 있다.
탐사보도팀 '트리거'가 카메라로 나쁜놈들을 응징한다. 온몸을 불살라 부조리와 부패를 까발린다. 후진은 없다. 오로지 전진만 있을 뿐.
'트리거'의 수장은 오소룡 팀장. 김혜수가 연기했다. 정의롭게 미치기를 선택한 인물. 오늘만 산다는 일념으로 현장을 누빈다.
디즈니+ '트리거' 측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김혜수, 정성일, 주종혁, 유선동 감독이 참석했다.
'트리거'는 방송사 탐사보도팀을 다룬다. 오소룡 팀장을 필두로, 한도 PD(정성일 분), 강기호 조연출(주종혁 분)이 악인을 추적한다.
유선동 감독은 "경찰도, 검찰도 잡지 못하는 교묘하고 악질적인 빌런들을 카메라로 찍어 세상에 알리는 탐사보도팀에 대한 활기찬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김혜수는 "오소룡은 꽃같은 세상을 믿는다. 나쁜놈들이 더 나쁜 짓을 못하게 나쁜놈들을 구제하겠다는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탐사보도 PD라는 직업적 내공에 심혈을 기울였다. 캐릭터 구축을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가능한 모든 인맥을 동원해 자문을 받고, 실제 PD가 입은 옷도 빌려왔다.
"여성 PD 위주로 만났어요. 그분들의 차량, 복장을 살펴보고 대본에 녹였어요. 옷도 빌렸고요. 오소룡의 상당 부분 옷은 현장에서 취재하는 분들 옷이예요."
몸도 아끼지 않았다. 촬영 중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액션신을 찍다 허벅지 근육이 파열된 것. 김혜수는 웃으며 그때를 회상했다.
"촬영하다보면 많이 다쳐요. 몰입하다 보니, 자기 몸이 어떻게 되는지도 몰라요. 평소에는 정말 쪼다같이 몸 사리는데 카메라가 돌아가면 배우들은 막강해지는 거 같아요. 아직까지는 꽤 즐거워요."
유 감독도 그런 김혜수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같이 작업하면서 김혜수 선배님이 왜 정상의 자리에 계신지 잘 알 수 있었다. 본인이 가진 모든 걸 쏟아 붓는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에게 몸이 악기라는 말을 하는데, 김혜수 선배님은 제가 만난 최정상급 연주자였다"고 극찬했다. 정성일도 "저는 (연주를) 듣기만 하면 됐었다"며 따뜻한 눈빛을 보냈다.
김혜수는 후배들 대한 애정도 아끼지 않았다. "저는 애드립을 잘 못한다. 정성일씨와 주종혁씨는 대본을 깊게 숙지하고, 현장에서 최적화된 애드립으로 효율적인 신을 만들더라.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기억했다.
끈끈함도 자랑했다. "두분과 케미가 너무 좋았다. 성일씨는 첫인상이 의외였다. 전작의 인상이 강렬했는데, 처음 봤을 때 만화에서 나오는 소년같더라. 진중하고 유쾌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주종혁은 '아기'라고 불렸다. "키가 크고 음성이 너무 좋다. 너무 선하고 순수한데 연기할 때는 어떻게 진짜를 제대로 해서 느끼게 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 성실한 실력파다"라고 호평했다.
'트리거'의 장르는 종합선물세트다. 코미디, 범죄, 오피스, 정의, 생존을 고루 갖췄다. 사건은 엄중하고 객관적으로 다루되, 곳곳에 위트를 배치했다.
김혜수는 "'슈룹' 촬영 때 '트리거'를 처음 접했다. 당시 무게감 있는 작품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트리거'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른게 있다면 톤앤매너였다"고 말했다.
이븐(Even)한 밸란스가 구미를 당겼다. "진정성과 세상을 관통하는 카타르시스가 있는 가운데 유쾌함과 재치도 있었다. 그 밸런스가 좋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 감독도 밸런스에 큰 힘을 쏟았다. "'트리거'의 재미 포인트는 다채로움이다. 사실적인 베이스 케이스에 장르적 케미가 적절하게 들어가 있다. 그런 부분을 가장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에피소드도 살짝 공개했다. "1부에서 믿음 동산에 잠입해 취재의 긴장감, 액션적인 요소까지 있는 취재 과정을 보여드린다. 패러글라이딩하는 장면 등 재난 영화 같은 에피소드도 있고, 사이코 스릴러 같은 장면도 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트리거'는 2025년 디즈니+ 콘텐츠의 포문을 여는 작품이다. 유 감독은 "영광이다. 부담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기분 좋은 부담과 긴장감이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주종혁은 "매 에피소드가 버라이어티하다. 밥 먹으며 보는 콘텐츠를 밥친구라고 하더라. 2025년 첫 밥 친구가 '트리거'가 됐으면..."이라고 소망했다.
유 감독은 "사건과 감정 사이를 빠르게 질주하는 드라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성일은 "재밌게 찍었다. 그만큼만 나온다면 즐겁게 만족하면 보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마무리했다.
<사진=송효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