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친한 배우의 처음 보는 모습, 하정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김남길)
배우 하정우와 김남길이 스크린에서 다시 만났다. 영화 '브로큰'(감독 김진황)에서 강렬한 브로맨스를 예고했다. 쫓고 쫓기는 추적기를 그린다.
두 사람은 영화 '클로젯' 이후 5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김남길은 친하지만 생경했다고 짚었다. "유머러스한 형인데, 이번엔 달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캐릭터를 접근하는 방식을 저는 처음 봤다.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싶었다. 저 또한 팬으로서 배우 하정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심지어, 하정우의 '매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냈다. '추격자', '황해'의 모습의 오버랩 된다. 흉기를 들고, 몸싸움을 벌인다. 관객의 취향을 저격했다.
'브로큰' 제작발표회가 6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배우 하정우, 김남길을 비롯,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 김진황 감독이 참석했다.
'브로큰'은 범죄 추적극이다. 동생이 죽은 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거침없는 추적을 시작한 민태(하정우 분)와 그를 뒤쫓는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정우는 "동생이 죽고, 동생의 아내가 하루아침에 실종된다. 민태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끝까지 쫓아가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는 '민태' 역으로 변신했다. 한때 평판 좋은 조직원이었다. 출소한 뒤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동생 '선태'가 죽은 후 돌변한다.
하정우는 "피도 눈물도 없던 조직원이었다. 동생까지 조직에 들어온다. 동생을 대신해 감옥까지 가게 된다. 조직 생활을 털고 새 삶을 산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노동자로 살아가는 도중, 동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피붙이의 죽음이 민태를 예전의 어둠 속으로 이끈다. 복수를 해 나간다"고 덧붙였다.
철저하게 분석했다. "민태의 호흡과 시선, 초점까지도 달라진다. 동생 죽음 후에는 눈이 돈다. 사냥감만, 목표점만 향해 달려가는 야수같다"고 짚었다.
김남길은 소설가 '호령' 역을 맡았다. 자신의 베스트셀러 소설과 똑같은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하정우 동생(선태)의 죽음과 거의 스토리가 일치한다.
우선, 비주얼 변신이 돋보인다. 5:5 가르마에 뿔테안경을 끼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카리스마는 없다. 김남길은 "묘령의 인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동생(선태) 죽음에 관련된 것들이 어느 정도 소설책에 담겨 있다.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책임감을 갖고 진실을 좇는다"고 소개했다.
김남길은 "(소설이) 현실에 나타난 것인지, 이야기를 썼기 때문에 현실로 반영이 된 것인지를 고민한다.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느낀다"고 알렸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편견일 수 있지만, 글을 쓰는 분들은 지적이고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이다. 머리는 덜 만지고, 안경을 썼다"고 떠올렸다.
이어 "저의 외향, 광대가 드러나는 부분, 날카로운 눈매를 감추기 위해 안경을 썼다. (이전에 보인) 느낌은 감추고, 새로운 느낌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극 중 하정우는 김남길을 찾아가 멱살을 잡는다. 분노를 표출한다. 김남길은 맹한 눈으로 답할 뿐. 두 사람의 전혀 다른 이미지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남길은 작품 선택 계기로 하정우를 언급했다. "(하)정우 형과 앞서 호흡을 맞춘 '클로젯'과는 다른 장르였다. 형과 같이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친분 있는 배우들과 연기하면 단점이 있을 순 있지만, 장점이 더 크다. 현장을 즐겁게 하는 형인데 이번 현장에선 날 것의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당시를 떠올렸다. "개인적으로 좋았다. (배우 하정우는) 작품으로만 봤다. 처음 보는 방식으로 캐릭터에 접근하더라. 호흡을 편하게 맞췄다"고 만족했다.
김남길은 "하정우는 장르적인 부분에서 매력이 많이 발산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하정우도 "김남길이 절제된 연기로 잘 표현해줬다"고 칭찬했다.
높은 완성도를 예고했다. 하정우는 "한 신의 밀도와 배우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오랜만에 처음 영화를 시작했던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강조했다.
'브로큰' 속 하정우의 얼굴엔 핏자국이 가득하다. 기다란 쇠파이프, 칼 등 흉기를 들고 다닌다.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여러 명과 패싸움까지 벌인다.
하정우는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짚었다. "휘발유 냄새나는 영화"라면서 "스릴러, 반전, 액션의 요소도 있다. 묘한 드라마적인 끌림도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언제 불 붙을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잃은 후 분노가 추적으로 이어진다. 하정우는 "날 것 같은 파닥거림"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 추적 스릴러 느낌이 있다. 로드 무비 같은 여러 가지 색깔을 담은 영화"라며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브로큰'은 2021년에 촬영한 작품이다. 약 4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정만식은 "드시기 좋게 잘 숙성됐다. 눈으로 많이 즐기시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분노에 찬 민태의 추적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배우들과 열심히 만들었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브로큰'은 다음 달 5일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