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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하게 그리고 싶었다"…우민호 감독, '하얼빈'의 진심


[Dispatch=김지호기자]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

30세 청년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의 가슴에 총알을 박아넣었다. 그는 끌려가며 우렁차게, 또 깊은 비애를 담아 러시아어로 외쳤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꼬레아 우라!"(대한 독립 만세)

우민호 감독이 근현대사의 한 장면을 현재로 소환했다. 영화 '하얼빈'으로 안중근 장군의 의거를 전달했다. 명화를 연상케 하는 웅장한 미장센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베테랑 배우들의 노련한 호흡도 인상적이다. 현빈의 묵직한 변신이 인상적이다. 조우진의 섬세한 심리 표현, 박훈의 강렬한 악역 연기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연기 차력쇼다.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용산CGV에서 열렸다. 이날 우민호 감독, 현빈,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이 참석했다. 박정민은 해외 일정상 자리하지 못했다.

'하얼빈'은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현빈 분)을 그린 영화다. 안중근 장군과 독립투사들의 하얼빈 의거를 소재로 했다. 우민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우 감독은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얼빈에 모인 독립군들의 실화"라며 "그 분들의 마음과 정신을 숭고하게 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기획은 3년 전부터 시작했다. 그는 "그간 제 작품은 악인들을 다루고 한국 근현대사를 비판해왔다"며 "처음으로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다루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안중근의 자서전과 독립투사들 자료들을 찾아봤다. 장군께선 당시 30세셨고, 대부분 (독립군들은) 20~30대였다. 그 젊은 분들이 그렇게 헌신하실 수 있었던 이유를 찾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안중근 역으로는 현빈이 적합하다 판단했다. "현빈의 눈빛에는 쓸쓸함과 연약함이 있다. 그렇지만 강함도 있다"며 "현빈의 얼굴에서 고뇌, 두려움, 쓸쓸함, 끝까지 포기 않고 목적을 위해 걷는 모습을 봤다"고 캐스팅 사유를 전했다.

현빈은 '하얼빈'을 몇 차례 정중히 고사했다. 현빈은 "안중근이란 인물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큰 존재이자 상징 아닌가"라며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닐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우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러브콜을 보냈다. 현빈은 "문득, 반대로 생각하게 됐다. 이렇게 좋은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하게 됐다. 큰 기회고, 영광이더라"고 말했다.

부담과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만큼, 진심이 필요했다. 현빈은 "제가 할 수 있는 걸 온통 다 찾아봤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안중근 장군에 대한 자료들을 봤다. 안중근 기념관에 가서 그 분의 발자취를 찾고 알아보고 연구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매일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고 상상했다. 영화를 준비하며 끝날 때까지 단 하루도 그 과정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며 "거사 전까지의 모습이 대부분 글 자료밖에 없었다. 감독님과 계속 상의하며 만들어나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박훈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박훈은 모리 타츠오 중좌 역을 맡아 소름돋는 악역을 소화했다. 그의 전체 대사는 일본어. 안중근을 추적하며 끝까지 대립각을 세운다.

우민호 감독은 "박훈을 처음 캐스팅할 때, '이 영화가 일본에서도 개봉되길 원한다. 일본인들이 봤을 때도 거부감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어 "박훈이 잠꼬대를 일본어로 할 정도로 연습했다. 릴리 프랭키(이토 히로부미 역)가 봤을 때도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노력했다. 불가능에 가까운 것을 해낸 배우"라고 극찬했다.

박훈의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최선을 다했다.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했다"며 "어떤 의미에서 역할을 해석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 역으로, (악역이) 전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민의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조우진 역시 의심없이 완벽한 연기를 해낸다. 김상현 역을 맡아 평범하지만, 또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한다. 조우진은 "너무 어려운 작품이자 캐릭터였다"며 "평범한 인물이 고난을 겪으며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날 '하얼빈' 팀은 12·3 비상계엄으로 혼란해진 시국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하얼빈'이 현재와 과거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을까. 우민호 감독과 배우들은 '하얼빈'으로 관객들이 공감과 위로를 얻길 바랐다.

박훈은 "영화 오프닝, 안중근 의사가 언제 깨질 지 모르는 강을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 옮긴다"며 "그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드신 많은 분들께, 또 다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조우진은 "하얼빈은 개인적으로,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의 여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며 "요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행동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께 동지 같은, 간절한 기도와도 같은 영화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여빈(공부인 역)은 광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광복은 빛을 되찾는다는 뜻이다. '하얼빈'의 독립투사들은 엎어지더라도 뜻을 모아 나아갔다"며 "이 혼란한 시기를 다 같이 겪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민호 감독은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언급했다. 그가 '하얼빈'을 수도 없이 포기하려 했을 때 읽은 명작이다. 우 감독은 "그 책을 읽으며 용기를 얻고 가닥을 잡았다"고 운을 뗐다.

우 감독은 "토지가 말하고자 하는 건, 한민족의 모진 생명성이다. 아무리 짓밟아도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라며 "여러분. 포기하지 마시라. 끝까지 한발 한발 나아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하얼빈'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사진=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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