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혜진기자] "장르물 연기가 재밌어졌어요. '검은 수녀들'로 저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송혜교)
배우 송혜교가 이번엔 수녀복을 입었다. 여리지만 강인하고, 거칠지만 부드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수녀로 분해 금지된 의식을 시작한다.
인물의 감정과 드라마를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강렬한 연기 탓에 몸이 마비되기도 했다. 악령과 싸우는 구마씬에서는 손발이 굳었다.
그렇게, 온몸으로 연기했다. 권혁재 감독은 "송혜교의 표정, 눈빛, 대사, 말 한마디, 얼굴 그 자체가 강렬한 미장센"이라고 말했다.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측이 1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권혁재 감독, 배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이 참석했다.
'검은 수녀들'은 영화 '검은 사제들'(2015, 감독 장재현)의 2번째 이야기.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송혜교는 "'더 글로리'에서 장르물을 연기하고 나서 새로운 연기가 재미있어졌다"며 "대본을 볼 때 장르물을 보게 됐고 '검은 수녀들'을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한 번 송혜교의 강렬한 연기가 예상된다. 그는 "'검은 수녀들'을 연기하면 또 다른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송혜교는 수녀 유니아를 연기한다. 소년을 구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다. 그는 "저돌적인 성격의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송혜교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것만이 목표"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수녀로서 말도 거칠지만, 진심만은 굳건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보통의 신부와는 다르다. "돌발행동도 많이 하고, 말도 거침없이 한다"며 "자기 멋대로 같지만, 한 인간을 살리는 데는 거침없다. 영화적으로 신선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혜교와 전여빈이 극을 이끈다. 전여빈은 미카엘라 수녀로 분한다. 두 사람은 '검은 수녀들'로 첫 호흡을 맞췄다.
송혜교는 "개인적으로 꼭 한번 작품에서 만나고 싶었던 배우다. 현장에서 여빈 배우가 큰 힘이 됐다. 미카엘라가 없으면 유니아는 혼자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녀를 '나의 구세주'라고 불렀다.
전여빈은 "(송혜교 선배는) 선망의 여신이었다. 닮고 싶고, 만나고 싶었다"며 "현장에서 '나의 유니아'라고 불렀다. 존재 자체가 정말 따뜻한 등불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굳건하게 서 있으셨다"면서 "조용한 카리스마로 모두를 품어주는 사람이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관객들도 '나의 유니아'라고 하시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두 사람은 극 중 내내 수녀복을 입는다. 송혜교는 "수녀복을 입는 순간 유니아로 변신하는 느낌이었다. 수녀복에서 오는 느낌이 강렬했다. 연기하기 전에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무게감에 대해 말했다.
전여빈은 "수녀복이 겉으로는 격식의 무거움이 있지만, 그 안에는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있었다. 불편해 보이는데 편했다"며 "그게 미카엘라와 닮아있었다. 이질감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구마씬이다. 기도문 암기량도 엄청나다. 송혜교는 매일, 매 순간 대사를 되뇌었다. 툭 치면 나올 수 있을 만큼 달달 외웠다.
그는 "기도문을 외우면서 악령과 싸우는 씬이다. 감정도 대사도 놓치면 안 됐다"며 "그래서 촬영 전날까지 자다가 눈뜨자마자 읊고, 샤워하면서 읊고, 설거지하다가 읊었다"고 말했다.
감정을 터트리는 장면을 위해서도 고군분투했다.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처음부터 밟아가는 과정에서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촬영 중 일시 마비가 오기도 했다. "악령과 싸우다 보니 몸에 힘을 많이 주게 됐다. 어느 순간 몸이 경직됐다. 저는 늘 연기가 어려운데, 이번에도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특히 송혜교 배우의 연기는 설득의 힘이 있다. 말 한마디에도 굉장한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전여빈 배우는 외면을 넘어 내면에 복잡한 연기를 다양하게 표현했다. 이진욱 배우는 전체를 관통하는 의견을 많이 내주셨다"며 "우진 군은 감탄을 뛰어넘어 경이롭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검은 사제들'은 544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바 있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권 감독은 "처음 읽었을 때 휩쓸리면서 봤다. 여운이 대단해서 얼얼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전작과는 어떤 점이 다를까. 권 감독은 "수녀는 원칙적으로 구마 의식 참여가 금지되어 있다"며 "금지된 의식에 참여하는 것이 신선한 포인트"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현실적이다. "현실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강렬한 스펙터클이 다가오는 장르다. 그런 부분을 꼼꼼히 챙기려 했다"며 "수녀와 사제의 이야기를 비교하며 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혜교는 "훌륭한 스태프들과 배우들과 함께 어려웠지만 행복하게 찍은 작품"이라며 "관객분들의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검은 수녀들'은 '국가부도의 날', '마스터', '브로커' 등을 제작한 영화사 집의 신작이다. 오는 2025년 1월 24일에 개봉한다.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