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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움직이는 정서 닮았다"…강풀과 디즈니의 공통점 (조명가게)

[Dispatch | 싱가포르=정태윤기자] 강풀 작가는 지난해 디즈니 플러스 '무빙'으로 각본 데뷔를 했다. 결과는 대호평. 흥행 성적 역시 합격점이었다. 그가 1년 만에 새 작품을 들고 왔다.

'무빙'과 마찬가지로 그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번엔 호러물이다. 또다시 디즈니의 선택을 받았다. 디즈니가 자꾸 강풀의 원작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희원 감독은 "누구나 어린 시절 디즈니 만화나 영화를 보고 울고 웃으며 자라지 않았나. 연령대 상관없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 정서가 강풀 작가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디즈니 플러스 새 시리즈 '조명가게'(극본 강풀, 연출 김희원) 측이 20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에서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강풀 작가, 김희원 감독, 주지훈, 박보영 등이 자리했다.

'조명가게'는 미스터리 심리물이다.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풀은 '무빙'에 이어 또 한 번 자신의 웹툰을 드라마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13년 전 만화다. 드라마로는 만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더 많이 풀었다"고 소개했다.

"이야기가 넓어진 게 아니라 깊어졌습니다. 제가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나 스펙터클한 장면을 영상으로 마음에 들게 완성했습니다. 원작보다 훨씬 풍성해졌습니다." (강풀)

'무빙'과는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들고 왔다. 그는 "'조명가게'도 장르물인데, 호러다. 호러 장르가 드라마처럼 긴 호흡으로 나온 적이 별로 없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강풀만 부담이 컸던 건 아니다. 이번 작품으로 첫 연출을 맡은 김희원도 긴장한 건 마찬가지. 강풀이 먼저 그에게 연출을 권유했다.

김희원은 "강풀 작가가 저에게 연출을 맡겼을 때 뭘 보고 시켰나 싶었다. 나름대로 연출에 대한 꿈이 있어 하게 됐는데, 겸손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모든 분이 도와줘서 연출을 할 수 있었다. 저 혼자 한 게 아니다"며 "지금도 떨리고 재미있고, 꿈만 같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얼떨떨하다"고 겸손히 말했다.

강풀은 어떤 마음으로 연출을 권했을까. 그는 "'조명가게' 세계관이 난해하다. 훌륭한 연기자인 만큼 그 누구보다 이해도가 높더라.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역시 감탄했다. 그래서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희원은 첫 촬영날을 떠올렸다. "엄청나게 떨렸다. 어느 정도까지 오케이를 해야 재미있게 보고 공감할까 고민하며 촬영했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다"고 밝혔다.

이어 "독특한 드라마다. 거기에 사람들이 공감해야 했다. 어느정도의 독특함이 묻어나야, 시청자들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까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겸 감독으로서 연기의 디테일에 신경 썼다. 김희원은 "박보영은 '이번이 3번째 간호사 연기라 부담된다'고 하더라. 어떻게 하면 다르게 보일 수 있을까에 집중해서 디렉팅했다. 주지훈은 그동안 안 보여줬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본 감독 김희원은 만족도 100%였다. 주지훈은 "수많은 작품을 했지만, 프리 프로덕션이 잘 돼 있었다. 제 의견을 피력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며 "준비된 이야기 안에서 자유롭고 편하게 연기했다"고 치켜세웠다.


이날 최대의 화두는 디즈니가 계속해서 강풀을 찾는 이유였다. 강풀은 "'무빙'이 20부작이었다. OTT에선 흔하지 않은 분량이다. 그렇게 긴 시간을 작업하면서 신뢰 관계가 생긴 것 같다"고 답했다.

김희원이 한마디 거들었다. "전 세계 누구나 디즈니의 만화나 영화를 보고 많이 울고 웃으며 자랐다. 강풀의 작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도 그 정서로 움직였고, 배우들도 그 정서로 연기했습니다. 인간이 똑같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도 많이 공감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김희원)

마지막으로 박보영은 "정말 많은 배우가 나온다. 이들의 앙상블도 기대 포인트"라며 "강풀 작가님 특유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연말에 보시기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지훈 역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다. 기분 좋게 여러분께 추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음 달 4일 공개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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