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소정기자] 방송인 김나정 측이 필로폰 투약 전말을 공개했다. 한 사업가에 의해 강제로 연기를 흡입했고, 관련 증거 영상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시작은 김나정의 SNS다. 그는 10일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과대망상으로 어떤식으로든 죽어서 갈 거 같아서 비행기 못 타겠다"고 적었다.
김나정은 글을 곧바로 삭제했다. 하지만 캡처본이 온라인에 빠르게 퍼졌다. 일부 네티즌들이 김나정을 경찰에 신고했다.
김나정은 1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직후 인천국제공항경찰대에서 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겨졌다. 경찰은 김나정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마약 투약 경위, 공급책 등을 조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나정 측이 18일 입장문을 냈다. 법무법인(유) 충정 김연기 변호사는 필리핀 방문 이유, 마약 투약 과정,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해 밝혔다.
우선 김나정의 필리핀 방문 목적은 속옷 브랜드 론칭. 김나정은 그 곳에서 95년생 사업가 A 씨를 소개받았다. 항간에 돌고 있는 '스폰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나정은 A 씨와 술자리를 가졌다. "술에 취한 상황에서 A 씨로부터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그 과정에서 A 씨가 연기를 내뿜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고 말했다.
'강제'였다는 증거도 있다. 김나정은 손이 묶이고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있는 영상을 갖고 있다. "김나정이 피하려고 하자, A 씨는 관 같은 걸 이용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 밖에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수배자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김나정은 "A 씨가 다수의 범죄를 범하여 수배 중인 자로서, 현재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고 밝혔다.
김나정의 마약 투약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세간의 의혹처럼 수회에 걸친 투약을 한 적이 결코 없다. 필리핀 출국 횟수도 3회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SNS 구조요청도 설명했다. "김나정은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다. 그 과정에서 A 씨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A 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고 주장했다.
살기 위한 SOS였다는 것.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나정은 A 씨에게 협박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나정이 A 씨의 존재를 알릴 경우, 김나정과 그 주변인들까지 모두 죽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A 씨가 보낸 텔레그램도 있다. "A 씨는 김나정에게 변호사를 붙이겠고, 조사 내용을 다 알아야겠다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김나정은 경찰의 조언에 따라, A 씨와 현재 연락을 끊었다. 경찰은 김나정에게 피해자용 스마트워치를 제공한 상태다.
김나정은 피해 영상 등을 경찰에 제출하지 못했다. 경찰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진술했다. A 씨가 자신의 협박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향후 조사부터는 사실만 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나정은 "피해자 입장이니, 이제 모든 걸 바로잡겠다. 이상과 다른 추측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김나정 SNS, 법무법인(유) 충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