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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새 남친은, 제2의 전청조"…아름, 금전 사기의 실체

[Dispatch=김지호·김다은기자] 2020년 4월 14일. 서동훈이 폰뱅킹으로 반복 이체를 했다. 송금액은 1원. 수취인은 전 여자친구.

서동훈은 1원씩 보낼 때마다, 송금 메시지를 따로 썼다.

1원 : 넌 날 악마로 만들었고 

1원 : 핸드폰은 넘기면 안됐어

1원 : 두 번 안 말해 복수할거다

1원 : 징역이든 처벌받고 보자

1원 : 난 그날만 기다릴거야

1원 : 제대로 해줄게 꺼져.

1원 : 야 복수라는 게 뭔지 아냐

1원 : 몇 개월을 너만 생각했어

1원 : 각오해 난 처벌 잘 받을거니

1원 : 너도 나한테 벌받아 X발년아

1원 : 니 동생 X발놈은 잘있냐?

1원 : 내 마지막 그날은 너 죽는거니까

1원 : 갔다와서 죽여줄게 잔인하게

1원 : 이게 내 달콤한 생각이야

1원 : 어차피 난 정신병자니까

1원 : 죽일거야 꼭 갖다와서 

1원 : 그것도 아주 잔인하게

1원 : 이게 내 마지막 목표야

서동훈은 1원씩 60회 이상을 이체했다. 오전 12시 18분부터 오후 20시 31분까지, 20시간 동안 7글자짜리 협박을 이어갔다. "잔인하게 죽이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2021년 5월 13일, 서동훈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기죄, 협박죄, 성폭력 범죄 등이 인정된 것. 사건 피해자는 전 여자친구 2명을 포함해 총 3명이다. 

다음은, 수원지방법원의 판결문이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 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피고인은 배상신청인에게 편취금 30,140,269원을 지급하라."

서동훈. 그는 '티아라' 출신 아름(본명 이아름)의 현 남자친구다. '디스패치'가 아름과 서동훈의 '인친' 사기행각을 취재했다. 

◆ 사기의 서막

서동훈은 출소(23년 9월) 이후, 작가 행세를 했다. 그는 자신을 '영화 각본가', '시나리오 작가'로 소개했다. '롯데엔터' 명함과 '섬집엄마'라는 영화 제목도 올렸다. 

두 사람의 인연도 그즈음(10월) 시작됐다. 서동훈에 따르면, 아름이 먼저 DM을 보내왔다. "작가님, 저 아름입니다. 6개월째 별거 중이에요"라며 자신을 소개했다는 것. 

아름은 서동훈의 프로필에 속은 걸까. '사랑'의 시작은 알 수 없지만, '사기'의 출발은 파악할 수 있었다. 아름과 서동훈은 (만난 지) 2개월 만에 지인에게 돈을 부탁했다. 

2023년 12월, 아름이 A씨에게 "전남편과 소송하는데 돈이 부족하다. 200~300만 원 정도 필요하다"며 금전을 요구했다. 아름이 내건 조건은 빌린 돈의 3배. 

"2024년 초에 드라마 계약이 있다. 그리고 롯데캐슬 광고 계약도 맺었다. 그래서 14억이 들어오는데, 그때 빌린 돈의 3배를 쳐주겠다" (아름->A씨, 녹취 有)

A씨는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름은 2024년 2월, "(내가) 너무 아프다", "(지금) 차 사고가 났다", "병원에 가야 된다", "3일 후에 돈 들어온다"며 다시 부탁했다.

A씨가 대꾸하지 않자, 아름이 남긴 마지막 문자. "너한테 실망했다. 앞으로 잘 지내렴"

◆ 수법 1. 변호사 비용

아름은 지난 2월 5일, 조리원 동기 B씨에게 전화했다. 그가 사용한 핑계는, (이번에도) 변호사 비용. "이혼 변호사를 써야 한다"며 200만 원을 빌려달라고 말했다.

게다가 아름은 사채를 받으며 '보증인' 작성란에 B씨 이름을 썼다. B씨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대부업자의 연락을 받고 이름이 도용된 사실을 알게 됐다.

"아름이 얼굴 옆에 신분증을 들고 사진을 찍어 보냈어요. 본인 인증을 했으니 돈이 나갔고요. 그런데 지금 와서 해킹을 당했다, 남친에게 협박을 당했다, 그러니까...저희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요." (대부업자, 녹취 有)

B씨는 '디스패치'에 "200만 원 중에 100만 원은 돌려받았다"면서 "그러나 돈보다 화가 나는 건, 정말 (그녀를) 걱정한 사람까지 이용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 수법 2. 아이 치료비

2024년 3월 2일. 아름이 전남편의 아동학대를 폭로했다. 아이들 얼굴에 오줌을 싸고, 대변을 봤다는 것. 심지어, 첫째 아이의 음성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단, 아동학대는 아름의 일방적 주장이다.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게, 서동훈은 '디스패치'에 "아동학대는 아름의 자작극"이라고 설명했다.

"아름이 1시간 동안 혼내고 달래며 찍은 영상입니다. 아이가 '싫다'고 하면 주먹으로 허벅지를 때렸고요. 나중에 제게 '엄마가 장난감 사준다고 했어. 아빠가 똥 싼 적 없는데'라고 말하더군요." (서동훈)

물론, 서동훈의 말도 신뢰할 수 없다. 서동훈이 '디스패치'와 만난 시점은, (공교롭게도) 아름과 싸운 시기. 악의적 주장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름은 "아이가 아프다"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서동훈도 합류했다. 특히 티아라 팬들에게 접근, 3000만 원 이상을 뽑아갔다.

"아이가 아프다고 하니까...응급실 비용이 부족하다며 DM이 왔습니다. 마침 아름이 아동학대 글도 올렸잖아요. 너무 딱해 보여서 돈을 빌려줬어요." (C씨)

◆ 수법 2-1. 실제 대화록

다음은, 아름이 C씨에게 보낸 인스타그램 DM이다.

아름 : 둘째 아이가 응급실에 왔어요. 변도 못 봐서 울고불고. 너무 속상한데 급하게 말씀드릴 데도 없고. 제가 공인이고 하니까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응급실 비용이 모자라서... 

C씨 : 제가 보내드리겠습니다. 얼마면 될까요?

아름 : 80만 원 정도가 모자라요. 6일에 '복면가왕' 출연료도 들어오고, 여기저기 돈 들어와서요. 크게 보답할게요. 

C씨 : 80만 원까진 제가 금액이 되지 않아요. 되는 만큼 보내드렸습니다. 

아름 : 50까지는 안되나요? 에휴 사정이 있다 보니 그런 돈도 지금 갑자기 없네요. C씨는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잊지 않을게요. 팬미팅 때도 초대할게요.

서동훈은 C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동훈 : 네가 아름이랑 아이 살린 거야. 넌 복 받을 거야. 지금 문제는 병원비를 끊어야 하니까. 도와주라 동생아. 

서동훈 : 이제 입원실을 간대. MRI랑 CT랑. 기가 숨을 못 쉬니까 소아 중환자실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야. 한 번에 납부하면 되는데 중간중간 납부하라고 하니.

C씨 : 입원하게 되면 보통 퇴원할 때 원무과에서 정산하는 거 아닌가요?

서동훈 : 아직 원무과에 접수가 안 됐대. 검사가 추가로 들어가는 게 많다 보니까. 납부를 해야 입원할 수 있다는 얘기야.

C씨 : 정확히 (얼마인지) 알고 싶습니다.

서동훈 : 91만 2,000원. 

아름과 서동훈은 번갈아 가면 C씨에게 연락했다. C씨는 이들 커플의 호소를 외면하지 못했다. 이에 개인예금, 카드대출, 현금서비스, 사채 등을 통해 돈을 만들어줬다.

'디스패치'는 C씨의 입출금 통장 내역을 확인했다. C씨는 아름에게 총 6차례에 걸쳐 315만 원을 입금했다. 서동훈은 3,060만 원을 빌려 갔다. (심지어 자살 위협도 했다.)

서동훈 : 형 진짜 죽고 싶다. 호텔 로비 10층서 뛰어내릴까?

C씨 : 그러지 말라니까. 

서동훈 : C야, 좀만 더 도와줘라.

C씨 : 얼마 더 필요하신데요?

서동훈 : 형이 책임지는 거 알지? 300만 원. 형이 무릎 꿇을까? 형 차만 팔아도 2억은 나와.

C씨 : 알겠어요. 할 수 있는 선에서는 해 볼게요.

◆ 수법 3. 아름 치료비

아름과 서동훈은 '아동학대'를 빌미로 돈을 빌렸다. 하지만 곧, 한계에 다다랐다. 그래서 꺼낸 카드가 아름 치료비. 아름은 자신이 입원해 수술을 받았고, 자궁과 갑상선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수술 끝나고 이제 다시 수술해요. 잠시 정신 들었을 때 연락드려요. 220만 원이 모자라 (수술) 진행을 못하고 있어요. 저 220만 원 때문에 죽고 싶지 않아요. 지금 당장 필요해서 어떻게든 도와주시면..." (아름->C씨, DM)

아름은 C씨에게 전화도 걸었다. "(수술) 추가 검사 비용이 나와서 부탁한다. 꼭 치료받고 싶다. 이 대화 녹음해도 좋다"고 추가로 말했다. 결론은, 95만 원을 더 빌려 달라는 것.

그다음은, 서동훈 시간차 통화.

서동훈 : (오열) 마지막으로 400만 원. 3,000만 원으로 줄게.

C씨 : 형님, 이젠 더 이상 안 돼요. 

서동훈 : 어떻게 300이라도 가능할까? 아름이 다시 수술해야 하고 그런 상황이야. 아름이가 수술받고 나서 초음파를 했나 봐. MRI실에 못 움직이니까. 기계가 병실로 와서 찍은 거야. 임신이야. 또. 임신했어. 

◆ 수법 4. 병원 인증샷

아름은 병원 테마(?)를 애용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D씨에게 "자궁에 피가 고였다"며 중앙대병원 가운 사진을 보냈다. 이어 "병원비 14만 원이 모자란다"고 읍소했다. 

서동훈도 병원 인증샷을 여러 곳에 뿌렸다. 대상은, 아름의 '인친'. E씨와 F씨에게 연락, 중대병원 입원 사진을 들이밀었다. "아름이가 지금 많이 아프다"며 돈을 요구한 것.

E씨(3월 19일)는 거절했다. F씨(3월 20일)는 서동훈의 DM을 받자 캡처, 아름에게 전송했다. 아름은 "오빠가 급해서 부탁한 것 같다"며 5만 원을 빌리는 데 성공했다.  

급기야, 아름은 불특정 다수에게 DM도 보냈다. G씨도 금전 DM을 받은 사람. 그는 '해킹'을 의심, 손가락(3개) 인증샷을 요구했다. 아름은 병실에서 사진을 찍어 보냈다.

아름은 금전 사기(편취) 논란이 지속되자, "해킹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손가락 3개 사진을 실시간으로 제공한 건, 본인이 아니면 찍을 수 없는 '인증샷'이다.

◆ 수법 4-1. 실제 대화록

먼저, 서동훈이 E씨에게 보낸 DM이다. 3월 19일 대화다.

서동훈 : E씨. 동훈작가입니다. 티아라 아름의 남자친구입니다. 아름이가 지금 많이 아파서요.

서동훈 : 아동학대 사건 아시죠? 아름이가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스트레스받고 있었고. 임신도 했거든요. 그런데 하혈이 너무 심하고 유산기도 있어서 지금 중앙대학교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서동훈 : 수술도 들어가야 되고, 복면가왕 촬영도 뒤로 미뤘거든요. 저도 민사로 사기당한 게 있어서 진행 중이고. 한 20만 원 정도 계속 여기저기 모으고 있어서 부탁을 좀 드려고 전화 드렸어요.

E씨 : 어떡하죠. 저도 지금 일 쉬는 중이라서

3월 21일, 아름은 G씨에게 손가락 인증샷을 보냈다.

아름 : 가수 이아름입니다. 도와주신다고 들었어요. 제가 위급한 상황이에요.

G씨 : 몸 괜찮아요? 수술 언제 해요?

아름: 돈이 모자라서. 염치없지만 빌려주시면 꼭 갚을게요. 제 이름 석 자가...

G씨: 근데 대학병원이 선불?

아름: 아니요. 밀린 금액이요. 수술 1차는 했어요.

G씨: 지금 병원인 거 손가락 3개 인증 좀

아름: (사진 인증) 도와주시는 거죠?

◆ 수법 5. 퀸즈 공격

"아름은 연예인이고, 저는 작가 공인입니다"

서동훈은 돈을 빌릴 때, 이 문장을 자주 사용한다. '작가 공인'이라는 정체불명 합성어로 신뢰(?)를 주려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

아름과 서동훈은, '퀸즈'(팬클럽)를 공략했다. 그 중, H씨는 티아라 최고의 열성팬. '퀸즈' 사이에서도 찐팬으로 통한다. 아름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아름은 3월 22일, H씨에게 "중대병원에 입원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자궁 혹, 하혈, 갑상선 등의 병명을 나열했다. H씨는 속이 상할 수에 없었다.

아름 : 나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입원했어요.

H씨 : 헐 왜요?

아름 : 자궁하혈이랑 혹이 많아서 갑상선도 그렇고. 중앙대병원이에요. 

H씨 : 하.. 언니 힘든 속사정 알고 있었는데 마음 아파 죽겠네. 얼마 정도 필요해요?

아름 : 너무 든든하고 고마워요. 병원비랑 수술비는 250인데 ㅠㅠㅠ 진짜 내가 죽고 싶다. 

H씨 : 죽고 싶다는 생각 진짜 노노. 얼마 정도 필요해요?

H씨는 아름에게 170만 원을 입금했다. 서동훈의 계좌로는 250만 원을 보냈다. 그러나 지금 둘은 H씨를 공격하고 있다. H씨가 피해자 모임을 만들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 사기의 실체

3월 27일, 아름이 다시 병원에 입원했다.

(아름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는) 한 매체는 그날 "아름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보도를 했다. 서동훈은 "아름이 의식이 없다"는 글을 스토리에 올렸다.

아름이 의식을 회복했다. 둘은, 즉시 '인친'들에게 DM을 보냈다. "아름이 고려대 안산병원에 입원했다"며 병원비를 부탁한 것. 그러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디스패치'가 계산한 피해액은 4,395만이다. (그중 200만 원 정도를 갚았다.) 피해자는 최소 10명이 넘는다. 아름과 서동훈의 DM 금전 요구. 사기죄로 볼 수 있을까?

방정현 변호사는 "돈을 어디에 썼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변호사비, 병원비 명목으로 빌린 다음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용도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 제2의 전청조?

지난해 12월, 네이트판에 "아름 남친은 제2의 전청조"라는 글이 올라왔다. 범죄 행각을 폭로한 글이었다. 아름은 당시 "남친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악성 게시글로 일축했다.

아름이 몰랐을까. 아니면, (서동훈에게) 속았을까. 시작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결말은, 명확하다. 둘은 그들에게 관심을 보인 '인친', 그들을 아끼는 '팬들'을 기망했다.

실제로, 서동훈은 '디스패치'에 "DM으로 돈을 빌려 토토를 했다"며 아름과 나눈 카톡 대화를 제공했다. "돈 빌렸다", "빨리 베팅해라", "지금 토토해라"는 내용이었다.

서동훈의 전처에 따르면, 그는 과거 결혼 당시 도박으로 집 보증금을 날리기도 했다. 만약, 둘 중에 하나라도 빌린 돈을 도박에 썼다면 사기 및 편취로 볼 수 있다.

단, 아름도 피해자일 수도 있다. 서동훈이 아름의 계정에서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아름이 직접 통화하고 인증한 부분은 해명이 필요하다.)

'디스패치'는 아름에게 지난 25일 전화를 걸었다. 서동훈의 주장에 대해 확인할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아름은 "돈 빌린 적 없다. 해킹이다. 전화하지 마라"며 차단했다.

<영상=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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