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소정·김다은기자] 1. '그것이 알고싶다'는 방송 시작에 자막을 고지했다.
"이 프로그램은 취재원의 신변 보호를 위해 대역 재연과 가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알中)
2. 대역과 재연, 가명의 목적은 취재원 보호. 특히 내부고발자의 경우, 취재원의 안전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3. 물론 내부고발자에 대한 검증은 필수다. 제보자의 이익, 의도, 목적 등을 파악해야 한다.
4. '그것이 알고싶다' 1365회. <빌보드와 걸그룹> 편. 방송은 (날개 꺾인) 피프티 피프티 사건을 조명했다.
5. 그들의 첫 번째 검증 대상은 전홍준 대표. '그룹 결성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따졌다.
6. '그알'이 전한 팩트(?)는 "전홍준 대표 관심 無"
7. 다음은, 내부관계자로 소개된 직원의 멘트다.
"전 대표는 월말평가 한 번 온 적이 없었어요." (그알中)
8. 그런데 말입니다.
9. 이 내부관계자의 말을 (어떻게) 검증했을까. 크로스 체크?
10. '디스패치'가 키나에게 물었다.
"방송에 나온 그 내부관계자는 누구에요?"
11. 키나가 답했다.
"저희가 PD님께 물어본 질문이네요."
12. 지난 9월, '그알' 제작진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을 만났다. (후속보도를 위해 대면 인터뷰를 요청했다.)
13. '피프티' 멤버들은 담당 PD에게 '내부관계자'의 정체를 물었다.
"PD님, 그런데 그 직원은 누구죠? 회사에서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피프티)
14. 제작진은 사진 한 장을 꺼냈다. 그리고 되물었다.
"이 여자 몰라요?" (그알中)
15. 저 남자는, 여자였다. 여자 대역으로 남자 (연기자)를 쓴 것.
16. 키나는 '어트랙트'에서 가장 오래된 멤버다. 회사 직원 대부분을 기억하고 있다.
"그 여자를 본 적이 없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더기버스' 전 직원이라고 하더군요." (키나)
17. 키나는 덧붙였다.
"저는 그 분이 '월평'(월말평가)에 참석한 적이 있는지 더 알고 싶네요." (키나)
18. 취재원 보호를 위해 성별을 바꾼 것은, 이해의 범위 안에 있다.
19. 그러나 해당 장면에서 '대역'을 고지하지 않았다. 심지어 얼굴에 모자이크까지 쳤다.
20. 방송 초반 '대역' 자막을 보지 못한 시청자라면? 실제 내부 직원의 증언이라, 오해하지 않을까.
21. '디스패치'는 진짜 월말평가를 알고 싶었다. 키나에게 다시 물었다.
"두 달에 한 번씩 월말평가를 했어요. (전 대표님은) 큰 평가는 빼놓지 않고 참석하셨고요." (키나)
22. '그알'이 모신 내부관계자는 (월평에 참석한 적도 없는) 외부관계자였다.
23. 반찬 패대기 사건. 멤버 C씨 가족이 주장했다.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멤버 부모들이 음식을 갖다주면 반찬을 전부 다 거실에 내다 던져버리고..." (그알中)
24. 키나는 '반찬 패대기'에 대해 "듣도 보도 못한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그런 일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요. 반찬 패대기 사건은 저도 궁금합니다." (키나)
25. 간식 패대기 사건은 있었다. (디스패치는 지난 8월, <그알의 피프티 잘알못 6>라는 기사를 통해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26. 간식을 바닥에 내던진 건, '더기버스' 백OO 이사다. "다 주워서 빨리 쓰레기통에 버려"라고 소리친 것도 백OO.
27. 그렇다면, 피프티 피프티에게 간식이란?
"사실, 저희 잘못도 크죠. 매일 저렇게 먹은 건 아니에요.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힘들고. '나중에 먹어야지' 하면서 침대 밑에 조금씩 쟁여 놓았어요. 그걸 다 모으니... 많긴 하더라고요. 저희도 '많기는 많다' 하면서 반성했어요." (키나)
28. '그알'은 어트랙트의 건강 관리 소홀도 지적했다.
"OO이가 병원에서 실신을 해서 산소호흡기로 깨어난 적도 있어요." (그알中)
29. 키나가 상황을 설명했다.
"건강 문제는 백 이사님이 관리하셨어요. OO이의 경우도 어머님이 백 이사와 소통했고요. 그런데 이 모든 상황이 전홍준 대표님께 전달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죠." (키나)
30.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31. 전홍준 대표가 안성일에게 보낸 문자도 입수했다.
전홍준 : 우리회사 스텝은 부모님들과 잘 소통하고 있죠?
안성일 : 부모님들은 백이사가 관리하고 있는데 잘 대응하고 있고
32. '그알'은 (익명의) 제보자 말을 빌려, 전홍준 대표를 '공포'로 표현했다.
"전홍준 대표는 공포의 대상 같은 분이세요. 아이들한테." (그알中)
33. 키나가 반박했다.
"전홍준 대표님이 제게 조용히 문자를 보내셨어요. 제가 아무래도 언니니까... 늘 멤버들 잘 챙기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키나)
34. 그 문자를 확인했다.
35. 키나가 덧붙였다.
"대표님이 제게 보낸 문자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요?" (키나)
36. 뉴욕타임스는 취재원 보호가 필요할 때, 익명을 허용한다.
37. 하지만 편집국 내부에 정보원의 정체를 명확히 밝혀 신뢰도를 중복으로 검증한다.
38. 주장이나 의견을 담을 때는, 익명 보도를 자제한다. 여론 조장을 경계하는 움직임이다.
39. '그알'은 내부관계자의 신뢰도를 중복으로 검증했을까.
40. 익명의 멘트로 (방송) 의도를 드러낸 건 아닐까.
41. '피프티 피프티' 후속편에서, 그것도 알고 싶다.
42. 마지막으로, 키나의 못다 한 이야기다.
43. 키나는 먼저, '내용증명'에 대해 말했다.
"가장 후회하는 일입니다. 한 번쯤은 회사와 이야기를 나눴어야 했는데... 일방적으로 내용증명을 보냈어요. 너무 예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키나)
44. 키나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7월과 8월, 멤버와 부모님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어트랙트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제안했어요. 조정(8월 9일) 때 법원에서 합의점을 찾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잘 안됐죠." (키나)
45. 하지만 멤버들은 조정 기일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8월 28일, 가처분이 기각됐다.
46. 키나는 멤버들과 부모님이 모인 단톡방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반대쪽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고 가처분 인용이 기각된 상황에서 굳이 얘기를 피해야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47. 키나는 멤버들에 대한 진심도 전했다.
"연습생 때부터 함께 하며 정도 많이 쌓였는데... 정말 좋은 친구들이었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마음이 좋진 않아요."
<사진=이승훈기자(Dispatch),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