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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회장님이 던지면, 주가폭락"…강종현, 차명계좌 입수 분석

[Dispatch=박혜진기자] 2022년 9월, 울트라뮤직페스티벌 코리아(이하 UMF)

강종현은 가장 가장 중요한 사람, VVIP였다. 그는 VIP존을 빌렸고, 경호원을 세웠고, 샴페인을 깔았고, 셀럽을 초대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도 강종현과 함께 있었다.)

"회장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한 경호원이 개인 인스타그램에 롤스로이스 사진을 올렸다. 강종현을 지근거리에서 경호했다는 인증샷. 여기서 주목할 것은, 롤스로이스다. 

강종현은 지난해 10월, ‘디스패치’에 “나는 신용불량자다. 회장도 아니다. 내 집도 없고, 내 차도 아니다. 가진 게 하나도 없다”며 ‘무일푼’임을 강조했다. 

“한남동 빌라는 지인 집입니다. 마이바흐는 안성현 차에요. 페라리는 동생 차. 롤스로이스요? 빌린 겁니다. (UMF) 술값 2억 원요? 김범수 회장님이 오셨는데 왜 제가 내겠어요.” (강종현)

강종현에 따르면, 박민영을 사랑한 것만 진실. 나머지는 전부 오해라는 것. 그는 “돈이 있다면 D증권에서 빌린 돈(120억 원)을 갚지 않았겠냐?”고 항변했다. 

그러나 강종현의 주장은 거짓이다. 그는 아레나 클럽에서 일했던 영업진(MD)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었다. 즉, 클럽 MD 통장을 돈통으로 이용한 것.

‘디스패치’가 강종현의 차명계좌 7개를 입수했다. 강종현은 (여동생) 상장사 CB를 사고팔며 주머니를 채웠다. 그 돈으로 롤스로이스 컬리넌도 샀다. 

'신불자' 강종현이 'VIP'로 사는 방법? 언제든지 찍을 수 있는 전환사채, 마음대로 뺄 수 있는 차명계좌. 이 2가지만 있으면 못 할게, 아니 못살 게 없었다.

◆ 클럽 MD를 직원으로 뽑다

A, B, C, D, E, F, G, H, I… A와 B는 아레나 클럽 MD 출신이다. C는 B의 친동생. D는 아레나에서 서버로 일했다. G는 아레나 가드 출신이며, H는 룸살롱에서 일했다. 

‘디스패치’가 만난 사람은 A씨다. (B, C, D, E, F 등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A는 아레나 MD 출신으로, 강종현이 클럽에서 ‘제스퍼’로 활약할 때 인연을 맺었다. 

A씨는 강종현의 부름을 받고 ‘버킷스튜디오’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그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 대신 월급을 현금으로 수령했다. 한 마디로, 유령직원이었다.

“B, C, D, E, F, G 등도 월급을 현금으로 받았을 겁니다. 주식거래 때문이죠. 직원이면 주식을 매매할 수도, CB에 참여할 수도 없으니까요.” (A씨)

◆ 고용 조건은 차명계좌 개설

강종현은 A씨에게 통장을 만들어 오라고 명령했다. 

“주식계좌를 만들라고 했어요. 그리고 인감증명서, 공인인증서, OTP 등도 달라고 했습니다. 회장님 말씀이니 거역하긴 힘들었죠. 밉보이고 싶지도 않았고요.”

다음으로 주목할 인물은, C씨. 그는 강종현의 오른팔 B씨의 친동생이다. 차명계좌를 관리하는 ‘금고지기’로 알려져 있다. A씨 통장도 C씨가 관리했다.

강종현은 그렇게 차명계좌를 모았다. 클럽에서 일하던 MD, 술집에서 만난 여성, A, B, C, D, E, F 등을 고용해 월급(현금)을 줬고, 일부 통장도 확보했다. 

(A씨의 경우 강종현의 명령으로 차명계좌 7개를 만들었다. KB증권 4개, 동부증권 1개, NH증권 2개. 디스패치는 이 7개를 통틀어 강종현의 차명계좌로 표기했다.) 

◆ 차명계좌에 CB를 담았다

이제 강종현이 차명계좌에서 돈을 굴리는, 아니 빼내는 방법이다.

2020년 10월 28일. 강종현의 차명계좌에 인바이오젠 주식 31만 7,460주가 입고됐다. 그가 받은 CB의 전환가액은 2,625원. 당일 인바이오젠 종가는 5,850원이었다.

(즉, 강종현은 5,850원짜리 주식을 50% 할인된 2,625원에 받았다.)

2020년 11월 16일. 강종현이 이 주식(31만 7,460주)을 차명계좌 4개에 나눠 담았다. 동시에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해당 주식을 담보로 현금 12억 원을 미리 확보한 것.  

2020년 11월 25일. 매도 러시가 시작됐다. 강종현은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15만 주를 털었다. 매도 단가는 7,230원 내외. 1개월 만에 (앉아서) 수익률 175%를 올렸다.  

강종현은 12월 28일과 29일, 2차 매도를 강행했다. 나머지 16만 주를 6,550원 선에서 던진 것. 강종현은 주당 2,625원짜리 CB를 받아 최소 4,300원(2.6배) 이상 차익을 남겼다.

◆ 강종현, 고점매도의 달인

인바이오젠의 차트를 감상(?)하자. 

2020년 11월에 7,800원을 찍었다. 강종현은 역사적 고점에서 '마귀'처럼 털었다. 인바이오젠 주가는 그 이후 끝없이 추락했다. 2021년 2월 말, 3,175원까지 떨어졌다.

사기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이 의심되는 지점이다. 

우선 강종현은 CB를 인수할 자격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 2020년 10월 인바이오젠 CB 5회차를 차명으로 넘겨받았다. 대략 4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만약 강종현의 자격(?)이라면, 강지연의 오빠라는 것. 강지연은 그해 8월, 비덴트,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대표로 취임했다. '바지사장'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인바이오젠의 운전사는 누구일까. 정 모(41)씨로 입이 모아진다. 그는 빗썸코리아 감사 출신이다. 강종현에게 비덴트와 버킷, 인바이오젠을 소개한 인물이다.

(참고로 정모 씨는 2010년 쌍방울 주가조작에 가담한 '작전꾼'이다. 금융 범죄 전과 2범. 강종현과 원영식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 롤스로이스를 타는 회장님

다시, 강종현의 차명계좌를 점검했다. 

그는 인바이오젠 CB 5회차로 총 13억 3,000만 원을 벌었다. CB 인수 대금 8억 3,000만 원, 매도 총액 21억 6,000만 원. 2개월 만에 수익률 160%를 기록했다. 

강종현은 이 돈으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구입했다. '디스패치'는 2021년 1월 27일, A씨 증권계좌에서 4억 8,900만 원이 (주) 롤스로이스로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

차주는 (당연히) A씨.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계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롤스로이스 구매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제 명의로 된 계좌지만 모든 관리는 C씨가 했어요. 하루는 강지연 대표가 불러서 갔더니 보험 가입을 하래요. 그때 제 명의로 롤스로이스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A씨)

강종현은 이 롤스로이스를 타고 ‘UMF’에 참석했다. 개미들의 눈물로 차를 사고, 샴페인을 터트렸다. '빗썸' 회장님 행세를 하며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개미는 그날, 또 당했다

강종현은 버킷스튜디오 CB도 작업했다. 2020년 11월 9일, 전환사채 7회차 물량 33만 906주를 차명계좌로 받았다. 전환가액은 1,511원. (당시 버킷 주가는 2,735원이었다.)

2020년 12월 14일. 강종현은 33만 주를 2,500원 내외에서 (알차게) 매도했다. 그리고 버킷스튜디오의 주가는, 그날 이후 1,600원까지 수직 낙하했다.  

강종현은 버킷스튜디오 CB로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개미 투자자들은 강종현 매도 이후 2개월 동안 단기 40%의 폭락을 경험해야 했다.  

사실, 강종현이 이길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 버킷은 CB 7회차를 강종현의 측근들에게 발행했다. 강종현은 해당 물량 일부를 차명계좌로 넘겨받았다.

(CB 7회차 전환가액은 1,511원. 강종현은 이미 40%를 먹고 시작한 것과 다름없다.)

다시 A씨의 말을 복기해보자. ‘눈먼’ CB를 먹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강종현 회장은 ‘너는 CB를 받아야 하니까 직원으로 등록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월급을 현금으로 줬고요. 실제로 (통장을 확인하니) 제 이름으로 CB를 거래했더라고요.” (A씨)

◆ (돈) 세탁하는 5가지 노력

강종현의 머니게임은 알찼다. CB를 담보로 대출받고, (빌린) 돈을 다른 곳으로 빼고, CB를 팔아 대출을 갚고, 차액으로는 또 다른 CB를 샀다. 

돈을 세탁하는 방법도 철저했다. A씨 ①②③④ 계좌->P회사->A씨 ⑤계좌->I회사(또는 대표)->지인 등의 통장을 거치면서 (돈의) 꼬리를 꼬았다.

예를 들어, 2020년 11월 6일. 강종현은 인바이오젠 CB를 담보로 12억 원을 대출받았다. A씨의 ①②③④계좌에 각각 3억 원씩 나눠 담았다.  

강종현은 차명 ①②③④계좌에 담은 12억 원을 측근이 운영하는 P회사로 보냈다. P회사는 이 돈을 다시 세탁, 차명 ⑤계좌로 일괄 이체했다. 

강종현은 ⑤계좌에서 13억 원을 다시 뺐다. ‘아이티’ 법인으로 3억 원, 대표 조 씨에게 10억 원 이체 완료. (아이티는 박민영 건물 1층에 입점한 휴대폰 대리점이다.) 

◆ 돈의 꼬리를 계속 밟아야 한다

‘디스패치’가 확인한 차명계좌는 ‘고작’ A씨 명의로 된 7개다. B, C, D, E, F, G 등을 통해 수십, 수백 개의 차명 계좌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조사2부(채희만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강종현에 대해 사기적 부정거래와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종현의 수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디스패치’에 “강종현의 돈통은 크게 2개로 나뉜다”며 “클럽 MD와 휴대폰 라인을 잘 살펴야 한다”고 귀띔했다.  

“아이티 역시 강종현의 ‘돈통’으로 의심받습니다. ‘아이티’ 대표와는 오랜 휴대폰 동업자죠. 아이티와 대표에게 들어간 돈이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실제로 비덴트는 2021년 8월, ‘아이티’ 지분 38.89%를 107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휴대폰 판매회사의 가치를 300억 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 오버밸류 의혹이 짙다.)

‘디스패치’는 A씨 계좌에서 여동생 강지연 (대표) 계좌로 4억 4,500만 원이 흘러간 사실도 포착했다. 그 돈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당당했다.

“친오빠 강종현 씨를 둘러싼 의혹들은 일방적 주장입니다… 회사 내부의 횡령, 배임 등 어떠한 문제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강지연 대표, 주주서한) 

강종현, 그와 연결된 A, B, C, D, E, F, G… 돈의 꼬리를 계속 밟아야 한다. 

PS. 디스패치가 입수한 차명계좌는 고작 7개입니다. 그 사이에 수백 건의 거래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습니다. 복잡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정리했습니다. 마지막, 한 줄 요약입니다.

① 강종현은 클럽 MD를 비선 직원으로 채용하며 차명계좌를 요구했다.

② 디스패치가 만난 A씨 역시 아레나 클럽 출신. 그는 7개의 계좌를 바쳤다.

③ 강종현은 '인바이오젠' CB 5회차를 2,625원에 받아서 6,600원에 털었다.

④ 2020년 10월 28일 입고, 12월 28일 매도. 불과 2개월 만에 160%를 먹었다.

⑤ 강종현은 이 돈으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샀다. 다른 계좌로 현금도 빼돌렸다.

⑥ 강종현은 이 CB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는 어떻게 최고점에서 주식을 털었을까?

⑦ 강종현이 빼돌린 돈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강지연 통장에 꽂힌 돈은 또 무엇일까?

⑧ '사기적 부정거래', '시세조종', '횡령', '배임'의 증거. 여기 차명계좌에 존재한다.

⑨ 마지막으로, A씨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제보했다. 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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