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TV '그것이 알고싶다' 측이 3일 배우 양기원이 이상행동을 보이게 한 약의 정체에 대해 파헤칩니다.
지난 2019년 4월 12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한 남성이 서울 강남구 학동역 부근에서 허공에 주먹을 날리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이상 행동은 계속됐는데요. 길에서 누웠다 일어나기를 반복했고요. 그러다 달리는 차에 갑자기 뛰어들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경찰이 곧바로 출동했는데요. 상태를 보고 마약 투약 등의 불법 행위를 의심했죠.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는데요.
경찰의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마약 투약자가 아니었는데요. 곧장 무혐의로 풀려났죠. 남성의 정체는 다름 아닌 배우 양기원이었습니다.
그가 이상 행동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양기원은 최근 '그알' 제작진을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털어놨습니다.
김은자 씨(가명)은 "CCTV 속, 양기원의 모습이 익숙한 모습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딸 박혜수 씨(가명)도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밝고 건강한 딸이었지만 한순간 달라졌는데요.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는 말도 했고요.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습니다.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인 뒤 라이터로 불붙여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또 다른 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는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나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죠.
방화범은 불이 난 집의 딸 천 모씨였습니다. 가족들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라이터를 꺼내 들고 불을 붙였습니다.
충격적이게도 양기원과 박혜수씨, 천 모씨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체중 조절을 위한 알약을 먹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이 복용한 알약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식욕억제제였습니다.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었는데요. 알약의 생김새를 본따 붙여진 이름이었죠.
'그알' 측은 이 약을 복용한 사람들을 취재했습니다. 그중 상당수가 우울과 환청, 환각 등의 부작용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약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특히, 불법 유통을 통해서라도 이 약을 얻고자 하는 건 일명 '프로아나'라 불리는 10대들이라는 것이죠.
'프로아나'란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애너렉시아'(anorexia)를 결합한 신조어입니다.
30~40㎏대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먹토'(먹고 토하기), 키에서 125를 뺀 몸무게인 일명 '뼈말라' 몸무게를 원하는 청소년들. 이들이 찾은 마지막 방법이 '나비약' 다량 복용이라고 합니다.
취재 결과, 10대 청소년들이 이 약을 구하는 것은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이 약을 먹을 경우,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극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알' 측은 23일 오후 11시 10분 식용억제제의 부작용과 오남용 실태를 추적합니다.
<사진출처=SBS, 뉴스1, 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