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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아인은, 사람답게 '살아있다'를 꿈꾼다

[Dispatch=구민지기자] 유아인은 강렬하다. 그래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분노 조절 장애를 가진 재벌 3세, 뒤주에 갇혀 죽은 세자, 사라진 여친을 추적하는 알바생, 국가 위기에 베팅하는 증권맨….

"이번 영화 예고편에 이런 댓글이 달렸었죠. (좀비에게) '어이가 없네'라고 할 것 같다는 댓글요. 오래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전작이 만든 선입견을 푸는 게 또 하나의 숙제입니다."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그동안 너무 진지한 캐릭터를 맡아왔다"는 것. 이번에는 티셔츠에 트레이닝 바지를 걸쳐 입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어수룩한 옆집 청년으로 변신했다.

영화 '#살아있다'로 돌아온 유아인의 이야기다.

◆ "청춘? 유아인에게 #살아있다"

유아인은 그동안 청춘의 아픔을 그리려 노력해왔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종대), '좋지 아니한가'(용태), '완득이'(완득), '버닝'(종수).

"과거에는 한 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 생활보다 무겁고 진지한 작품을 많이 했죠. 그러다 보니 한쪽으로 치우쳐 젊은 세대를 그려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로서의 욕심도 있었다. "대중이 어린 배우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며 "의외의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흔히 볼 수 없는, 딥(deep)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그 욕심을 내려놨다. 삶을 고뇌하기보다, 컴퓨터 앞에 툭 앉는다. 게임에 집중하고, 유튜브를 보며 낄낄댄다. 그야말로 '요즘 애들'을 택했다.

그렇게 고른 인물이 '준우'다. 그는 "가공이 크게 필요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과거에는 함축적, 문학적 언어와 같은 인물을 연기했다. 이번엔 편하게 풀어헤치는 순간을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단순해지기로 했다. "유아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그 무게를 감당하는 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관객들 역시 버거워하는 것 같다. 평범함과 편안함을 고르고 싶었다"고 전했다.

"배우와 관객 사이의 막을 걷어내고 싶다는 욕구는 항상 있습니다. 그것 자체가 배우의 운명을 거부하는, 자칫 모순으로 보일 수도 있죠. 그래도, 저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준우로 #살아있기, 쉽지 않았다"

(살아있다) 유아인은 친근하다. 전작들처럼 눈에 힘을 줄 필요가 없다. 목에 핏대를 세우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살아있다'의 준우가 되는 과정은 수월했을까.

유아인은 애매한 미소로 답했다. 쉽지 않았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유아인은 영화 러닝타임 98분 중 40분을 오롯이 혼자 이끌어간다. 한 마디로 원맨쇼를 펼친다.

그는 "혼자 중반까지 감정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 표정 연기와 감정 변화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도 고민 지점이었다.

그래서, 강박적으로 모니터링을 했다. "지금껏 촬영한 영화 중에 현장 편집본을 가장 많이 확인했다. 유난스러울 정도였다. 현장에서 확인하면서도 불안한 느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집중한 부분은 감정의 변화다. 준우가 극한의 감정에 다다르는 것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야 했다. 이질감이 없어야 했다. 자발적으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했다.

"설명적이지 않은 영화라 감정 설득력이 떨어지면 이해가 어려울 것 같았어요. 세심한 조율이 필요했죠. 집에서 모노드라마 하듯 혼자 감정 연습 영상을 찍어 감독님께 공유했어요."

고민과 노력 덕분일까. 실제 그의 연기는 다이나믹했다. 감정의 낙차가 큰 인물을 완성했다. 겁먹고 당황하고, 소리치고 해탈했다가, 울면서 폭주하기까지 한다. 40분간 혼자서 스크린을 꽉 채웠다.

◆ "#살아있다는, 삶에 대한 영화"

'#살아있다'는 생존 스릴러다. 좀비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다. 데이터, 전기 등 모든 것이 끊긴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니에요. '#살아있다'는 좀비 영화의 상징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색다른 지점에 있습니다. 인물의 이야기에 중점을 뒀습니다. 그래서 배우가 할 일이 많았어요."

영화는 극중 인물들이 처한 '지금'에 초점을 맞췄다. 유아인과 박신혜는 말로 주고받고 몸으로 치고 나간다.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다.

"좀비가 존재하는 바깥세상이 아닌, 고립된 인물의 변화를 위주로 한 작품이에요. 일상적인 부분부터 극단적인 상황까지 다양한 감정들을 꽤 깊이 있게 좇아갑니다."

그중에서도, 오열 연기는 백미다. 유아인은 외로움에 몸부림친다. 가족들을 회상하며 눈물을 쏟는다. 소리 없이 울부짖는다. 롱테이크로 촬영된 긴 감정 신으로 관객을 울렸다.

준우의 눈물은, 생존에 대한 무력감의 표출이었다. 유아인은 '#살아있다'를 통해 '살아있음'에 대해서도 다시 고민해보게 됐다.

"살아 있다는 걸 느끼고 감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좀비가 상징하는 것처럼, 살아 있어서 사는 게 아닌 사람답게 사는 것 말입니다. 살아 있지만 죽어있는 사람처럼 되지 않도록 해야죠."

◆ "과도기를 지나, 다시 #살아있다"

유아인에게 '#살아있다'는 자신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였다. 준우를 연기하며 그간 쌓아온 능력치를 판단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것.

다만 만족도에 대해 묻자, 유아인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한때는 마치 올림픽 금메달 딴 것처럼 모든 것을 성취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 다음은 허무해지죠. 동력을 상실한 느낌…. 그런 과도기를 거쳐오니 편해졌습니다."

삶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계획하고 사는 게 멋지지 않더라. 어느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미달의 인간이라는 점이 현재에 머무르지 못하게 했다"고 회상했다.

"무언가를 정의하고 판단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일부분에 지나지 않더라고요. 지금까진 계획적으로, 또 계산적으로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만들어지는 대로 가려고 합니다."

유아인은 과도기를 막 지났다. 여전히 변화를,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다. 그리고 남은 숙제가 많다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묵묵히 길을 갈 생각이다.

"어떤 작품이 끌림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어요. 예전처럼 너무 계획하지 않으려고 해요. 순간에 반응하면서, 내 할 일을 하면서, 그렇게 살다 보면 제가 해야 할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사진제공=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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