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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몰카는 습관이었다"…정준영, '황금폰'의 부메랑

[Dispatch=김수지·구민지기자] 정준영은, 증거를 인멸했다. '황금폰'을 (잃어) 버렸다.

'황금폰'은 지코가 붙인 별칭이다. 

"(정준영이) 카톡만 하는 황금폰이 따로 있어요. 포켓몬 도감처럼 많은 분들이 있어요."

2016년 9월. 

정준영은 '몰카'로 구설에 올랐다. 여자 친구와의 성관계를 몰래 찍은 혐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대중의 눈은, '황금폰'으로 쏠렸다. 

그러나 정준영은, '황금폰'을 (잃어) 버렸다. "휴대폰이 고장 났다"며 제출하지 않았다.

"동영상을 촬영한 사실은 인정한다. A씨도 동의한 것으로 착각해 찍었다. 촬영 영상은 이미 삭제했다. 휴대폰은 고장이 나서 이미 교체했다." (정준영 경찰 조사 中)

경찰은 범죄의 근거가 될 영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몰카 논란은 그렇게, '무혐의'로 끝이 났다.

2019년 3월.

정준영의 '황금폰'이 부활했다.

◆ 승리방

정준영이 만든 8방은, 흔히 말하는 '승리팸'이다. '밀땅포차' 멤버들로 구성됐다. 승리와 정준영, 가수 C씨, 그리고 K씨, H씨, Y씨, G씨 등이 속해 있다.

K씨는 이 대화방에 G씨의 관계 영상을 올렸다. 그는 승리의 오랜 사업 파트너. '밀땅포차', '아오리', '버닝썬' 등을 함께 운영했다.  

G씨는 걸그룹 출신 여가수의 오빠다. K씨가 몰래 찍은 (여성과의) 관계 영상 주인공. G씨는 K씨의 몰카에 'ㅋㅋ'라며 익숙한 반응을 보였다. 

K씨 : 동영상 업로드

승리 : 누구야?

승리 : 아, G형이구나.

K씨 : 사진1,2 업로드

G씨 : ㅋㅋ

<출처=SBS>

당시 8방 멤버들은 '밀땅포차' 준비로 똘똘 뭉친 상태. 그들에게 비밀은 없었다. 서로의 일상을 공유했다. 여자와 연예인을 안주로 삼기도 했다. 그것이 그들의 우정(?)이었다. 

(승리의 성매매 알선 대화도 이 방에서 이루어졌다. 지난 2015년, 해외 축구 구단주 딸 일행이 한국을 찾았고, 승리는 '잘 주는 애로'라는 미션을 던졌다.)

◆ 준영방

정준영은 수십 개의 카톡방을 만들었다. 그리고 영상을 몰래 찍어 공유했다. 1:1 개인방에서, 1:다수 단체방에 몰카를 올렸다. 피해 여성 중에는 연예인 지망생도 있다.

정준영의 대화방은 크게 '승리팸'과 '준영팸'으로 나뉜다. '승리팸'은 사업 도모를 위해 만들어진 방. 멤버 대부분이 승리 지인들로 구성됐다.

'준영팸' 방도 있다. 그곳은 승리와 친하지 않은 동료들이 모인 방. 예를 들어 가수 L씨는 '준영팸' 멤버다. 반대로 가수 C씨는 '승리팸' 방에서만 보인다.

정준영의 최대 몰카 메이트는 K씨다. 둘은 약 10개월 동안 10여 개의 몰카(영상+사진)을 찍어 올렸다. 둘에게 몰카는, 일종의 '홈런'이었다. 한 마디로, 원나잇 인증샷. 

'몰카 미수'도 있다. 용준형과 나눈 대화가 그것. 

정준영은 "영상만 안걸렸으면 하는건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용준형은 "(전날 만난) 그 여자애한테 걸렸다고?"라고 되묻는다.

정준영은 용준형과 주로 1:1 대화를 나눴다. 단체방 공유 멤버는 아니다. 하지만 용준형 역시 정준영의 습관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 품평회

지난 2016년, 정준영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정준영의 계획(?)은 성공했다. 하지만 진실을 묻진 못했다. 공익 제보자의 양심이 비밀 대화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정준영의 대화방에선 연예인 품평도 이루어졌다. 그들의 대화를 재구성했다.

A씨 : X가 Y(걸그룹)와 원나잇했어.

B씨 : X야, Y는 맛집이냐?

C씨 : 어제 Z랑 만났어. 

D씨 : 아! Z, 완전 걸레야.

그들은 오직, 性을 상품으로만 취급했다. 

또 다른 대화 내용이다. 여성을 보는 시각을 알 수 있다. 

정준영 : 이번 타이틀곡 제목 뭐야?

A씨 : 타이틀곡? OOOOO

정준영 : ㅂㅈ들을 위한 노래네.

그들은 性을 오직 상품으로만 취급했다. 

◆ 재조사

경찰은 3년전, 골든타임을 놓쳤다. 

'몰카' 수사의 시작은 휴대폰 압수다. 당시 경찰은 '황금폰'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 "고장나서 바꿨다"는 말에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정준영은, 3개월의 자숙을 끝으로 TV에 복귀했다. 단지 '들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2년째 주말 예능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디스패치’가 만난 익명 제보자의 말이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 직전 정준영과 통화했다. 그 내용을 옮긴다. 

“(정준영이) 기자회견을 가면서 ‘죄송한 척 하고 올게’라고 말했죠.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 같았어요. 그에게 영상은 놀이였으니까. 몰카는 습관이었습니다.”

그 사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겼을 지도 모른다. 과연 정준영만의 문제일까. 

정준영은 오는 13일 경찰에 출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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