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유명 페이스북 계정, 알고보니 카카오엔터 소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지난 8년 동안 뒷광고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기획·유통하는 음원·음반을 수백만 팔로워 계정을 통해 기만 광고해온 것.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4일, 카카오엔터의 기만 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동시에 과징금 3억 9,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엔터는 국내 음원·음반 유통시장 1위 사업자다. 지난 2023년 4월 기준, 음원 유통시장 점유율이 43%에 달한다. 자신이 유통하는 음원·음반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매출이 확대된다.
카카오엔터는 음원·음반 판매·소비량 증대를 위해, 바이럴 마케팅을 했다. 공정위는 카카오엔터의 수법을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유명 SNS 채널을 인수하거나 SNS 채널을 개설하는 방법이다. 해당 채널이 카카오엔터 소유 채널인 것은 밝히지 않았다. 총 15개의 채널을 확보해 소비자 기만 광고를 했다.
'아이돌연구소'(페이스북), '노래는듣고다니냐'(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 지난 2016년 10월~2024년 2월까지, 2,353건 게시물을 올렸다.
두 번째, 일반 네티즌으로 가장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홍보글을 올렸다. 역시 카카오엔터 소속 직원이 작성한 게시물이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더쿠, 뽐뿌, MLB파크, 인스티즈, 디미토리 등 11개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며 총 37개 게시물을 작성했다. 기간은 2021년 5월~2023년 12월이다.
세 번째, 광고대행사에 경제적 대가를 지급하고 SNS를 통해 음원·음반을 광고하도록 했다. 역시 경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아, 소비자가 광고임을 인지할 수 없도록 했다.
카카오엔터와 거래한 대행사는 35개 업체다. 약 8억 6,000만 원을 지급했고, 427건의 게시물을 작성했다. 더팬(아이돌이슈, 너가좋아할이슈), 바나나마케팅(시간훅가는페이지) 등을 활용했다.
공정위는 "카카오엔터의 은폐·누락으로, 소비자는 광고라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일반인에 의한 진솔한 추천·소개글이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확인 결과, 카카오엔터가 활용해온 SNS 채널들의 팔로워 수는 총 411만 명에 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가입자 수는 최대 150만 명에 이르렀다.
공정위는 "카카오엔터는 내부 법률 검토를 통해 (기만 광고 문제를) 인지하고도 위반 행위를 지속해왔다"며 "위법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알렸다.
<사진출처=공정거래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