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유하늘 인턴기자] "바둑계 스승과 제자의 대결을 통해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형주 감독)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는 한국 바둑의 전설 조훈현(이병헌 분)과 이창호(유아인 분)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그린다. 스승과 제자가 피 튀기는 대결을 펼친다.
실존 인물들을 기반으로 했다. '승부' 측은 과거를 그대로를 전하기 위해 힘썼다. 마약 투약으로 논란이 된 유아인도 편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형주 감독은 "구조나 기획 의도를 비춰볼 때, (유아인을) 편집하면 이야기 성립이 안 될 것 같았다. 작품을 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부'는 이병헌과 유아인의 바둑판 앞 연기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바둑은 소재가 정적이지만, 창과 칼이 오가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영화 '승부' 제작보고회가 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김형주 감독,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등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승부'을 만들게 된 계기부터 밝혔다. "(대결에서) 잘 지는 법을 얘기해 보고 싶었다. 승부라는 게 늘, 항상 이길 수만은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질 때를 대비해,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그것에 다음 중요한 포석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바둑이었다는 것. "어린 시절 주말마다 개국 중계를 본 기억이 있다. 당시 신문 1면에 실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라이벌일 수밖에 없었던 인물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기고 지는 게 숙명인 바둑 세계를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바둑을 몰라도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라고 강조했다. "저도 바둑을 전혀 모른다. 연배가 어린 분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도 "저도 바둑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러나 바로 참여하고 싶을 정도로 드라마가 주는 힘이 컸다. 승부를 겨루는 이들의 심리 변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처음부터 이병헌을 염두에 뒀다. "시나리오 첫 줄 쓰기도 전부터 이병헌을 생각했다. 감정의 진폭이 큰 조훈현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분석했다.
이병헌도 시나리오에 반했다. 그는 "바둑에 대해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단번에 결정을 내렸을 만큼 재밌는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놀라운 싱크로율을 완성했다. 표정, 눈빛, 손짓까지 조훈현 그 자체였다. 이병헌은 "조훈현 국수의 독특한 자세까지 공부했다. 직접 뵙고 경기 과정을 듣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유아인이 무게 추를 맞췄다. 이창호 역으로 등장한다. 김 감독은 "조훈현과 치열한 바둑 대결을 펼친다. 유아인 없이 진행시키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관객들도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을 거라 믿고 싶다. 극장을 찾아주는 관객들에게 애초의 의도대로 선보이는 게 도리라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승부'의 또 다른 포인트는 메시지다. 김 감독은 "어떨 때는 승자의 환희를 보며 자극을 받기도 했고, 패자의 아쉬움을 보며 위로를 건네주고 싶을 때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래서, 작품에서는 승패에 집중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 일상이라는 바둑판 앞에 매일 앉는다. 결과가 어떻든 후회 없이 자신만의 바둑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병헌도 공감했다. "극 중 조훈현 국수가 보여준다. (결과를) 수긍하는 태도가 어떤지 나온다. 패배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우진은 "앉아서 하는 바둑이라 '속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루즈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스포츠 영화 못지않게 손에 땀을 쥐게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라고 자신했다. 현봉식도 "이병헌을 비롯한 연기 고수들의 영화는 꼭 극장에서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며 "저희 영화도 그렇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알렸다.
한편 '승부'는 오는 26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Dispatch=유하늘 인턴기자>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