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cebook Pixed code*/ /* /facebook Pixed code*/
"제가 SF를 한 이유요?"…봉준호, '미키 17'의 역설

[Dispatch=이명주기자] "5년 만이네요. "

봉준호 감독이 영화 '미키 17'로 돌아왔다. '기생충'(2019)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이전 필모그래피와 비교하면 다소 늦은 복귀다.

그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말에 "저 거의 안 쉬었다"고 푸념했다. "(다들 내가 쉰 줄 알지만) 오스카 레이스 중에도 꾸준히 일했다"며 웃었다.

"원작 소설을 2020년에 받았거든요. 이듬해 시나리오 쓰고, 그 다음 해에 촬영하고, 포스트 프로덕션 하고... 배우조합 파업으로 라인업이 얽히면서 좀 늦어졌죠. (누군가는) 6년이라고도 하던데 섭섭해요.(웃음)"

'디스패치'가 최근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사람 냄새나는 '미키 17'이 완성되기까지, '봉테일'의 디테일을 들려줬다.

◆ 거장이 돌아왔다

'미키 17'은 근 미래, 인간 프린팅 기술이 있다고 가정한 공상과학(SF)물이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기획 단계부터 주목받았다. 그도 그럴 게, 봉준호 감독 작품(8번째 장편)이다. 그는 '기생충'으로 커리어 정점에 올랐다.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거장이 됐다.

특히 제92회 아카데미 4관왕은 '사건'에 견줄 만했다.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휩쓸면서 '화이트 오스카' 논란을 불식시켰다.

봉준호 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펄프 픽션'으로 황금종려상 받은 게 31살 때였다. '기생충' 사건 당시 나는 이미 50대"라고 회상했다.

"물론 영광이었죠. (하지만) 2개의 자아로 한 발짝 떨어져 지켜봤어요. '왜들 저래' 이런 느낌으로요. 비교적 침착하게 지나왔던 것 같습니다."

부담감도 지웠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부담을 느낀 적이 없다. 천천히 해왔던 작품이라 (그간의 작업과) 쭉 이어지는 흐름 속에 있다"고 했다.

◆ 이건, 전혀 다른 SF

기존 SF 영화와 껍데기부터 본질까지 전부 다르다. '미키 17'은 2054년 얼음 행성이 배경이지만, 광활한 우주 대신 좁디좁은 우주선 내부를 비춘다.

봉준호 감독은 "내가 SF를 한 이유"라며 "우주로 가고 먼 미래로 떠나도 지지고 볶는 인간의 삶이 결국 똑같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있는 지인한테 시나리오를 보여줬어요. '인간은 미래에도, 첨단의 시대에도, 우주에서도 변함없이 어리석고 찌질하구나'라고 하더군요. 그 반응이 참 반가웠죠."

그 중심에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있다. 죽음을 직업으로 삼은, 어딘가 부족하고 짠한 남자다. 인류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죽고, 또 죽은 끝에 17번째 미키까지 왔다.

그는 "미키를 보면 실험실 생쥐처럼 쓰인다. 본인은 '자랑스럽다'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위험한 일을 한 명한테 몰고 아무도 죄책감을 안 느끼지 않나"고 의문을 품었다.

"우리도 화력 발전소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있잖아요.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서도 사고가 있었고요. (영화에서나마) 시스템을 부수고 싶었어요. 그 속에서 미키는 살아남은 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로버트 패틴슨이라는 행운

로버트 패틴슨은 사실상 1인 2역을 소화했다. 전혀 다른 성격의 미키 17과 미키 18로 분했다. 한 화면에서 양극단을 오가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봉준호 감독은 "로버트 패틴슨에게 의지했다.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었다"며 "역할에 많은 욕심과 비전이 있더라.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극찬했다.

"제가 영어 (뉘앙스를) 잘 모르잖아요. 미키 17이 가진 찌질하면서 불쌍한 모습이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했죠. (알아서) 세팅을 해왔는데 너무 좋았어요. 저로서는 행운이었습니다."

'봉테일' 못지않은 '로테일'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미키 17은 내가 설계한 게 있었다. 그 범위 안에서 세밀하게 해줬다면 미키 18에선 예기치 못한 즉흥 대사를 많이 해줬다"고 떠올렸다.

"'전기 뱀장어' 관련 이상한 대사가 있어요. 지지직 감전됐을 때 하는 게 시나리오에는 없거든요. 캐릭터 변화에 따라 1인 다역 느낌도 표현해주고...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잘 해줬죠."

실제 성격 또한 칭찬 일색이었다. "조용하고 착하다. 할리우드 스타 같은, 까다로운 게 전혀 없다. 참 나이스한 사람"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 마크 러팔로가 완성한 빌런

로버트 패틴슨뿐 아니다. 마크 러팔로의 빌런 연기도 압권이다. 봉준호 감독은 "처음에는 당황하더라. '왜 나야?'(Why me?) 그랬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역할을 제안했더니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형님 배우잖아' 했더니 '맞아, 난 프로 배우야' 하더라고요.(웃음)"

토니 콜렛과 독재자 부부로 활약했다. 귀엽지만 엉뚱하고, 그래서 더욱 섬뜩한 일심동체 빌런의 모습을 그렸다.

독재자로서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은 필수불가결하다. 봉준호 감독은 "냉철한 카리스마보다 위험한 매력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보는 사람도 '저 사람 재밌다' 했다가 섬뜩해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해외에선 마크 러팔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흉내 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촬영 시기상 맞지 않지만 여러 유사성이 이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봉준호 감독은 "역사상 존재했던, 끔찍했던, 동시에 우스꽝스러웠던 독재자들을 용광로처럼 섞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한국은 비상계엄 여파 속 다른 인물이 거론됐다. "그래서 타임 테이블을 정확히 설명드린 것"이라면서 "나라마다 현재 상황에 투사해서 보시는 것 같다"고 했다.

◆ 영화 핵심은, 극장 체험

이번 작품의 목표는 또 있다. 더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것. "나도 유튜브 자주 보지만 극장만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극장 체험을 잊지 않으셨으면 한다. 개봉 기다리면서 두근거리고 다른 사람과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게 영화의 강력한 핵심이라는 걸 목 놓아 외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몇몇 작품 제외하고는) 기대작이 없다고 하는데 어디선가 튀어나올 거라 믿어요. (최근 거론한) '핸섬가이즈'처럼 많은 재능들이 들끓고 있는 건 변함없다고 생각해요."

'미키 17' 외에도 다수 차기작이 기다리고 있다. 바닷속 심해어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과 서울 지하철 3호선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 액션물 등이다.

이 외에도 구상 중인 영화에 관해 스포일러 했다. 봉준호 감독은 "'하얼빈'을 봤다. 고결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실제 인물들이어서) 묘한 쾌감이 있더라"고 말을 이었다.

"관심이 가는 인물들이 있어요. 몇몇 분들의 전기를 보고 있죠. 실화 영화 안 한다 했는데 역사적 인물은 압박감이 덜하지 않을까요. 윤곽 다듬어지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HOT PHOTOS
NEWS
more news
PHOTOS
[현장포토]
"순정만화 찢었어"…성한빈, 비현실 외모
2025.02.22
[현장포토]
"잘생김을 정의해"…한유진, 스윗 비주얼
2025.02.22
[현장포토]
"웃으면 녹는다"…김규빈, 달달한 미소
2025.02.22
[현장포토]
"무슨 말이 필요해"…리키, 카리스마 폭발
2025.02.22
[현장포토]
"심장이 떨려"…장하오, 로맨틱 눈맞춤
2025.02.22
[현장포토]
"귀여움이 한도초과"…쵸단, CG 비주얼
2025.02.22
more photos
VIDEOS
04:47
스테이씨, “워터밤 일정차 출국하는 핫테이씨😎✨”|STAYC, “Leaving for WATERBOMB MANILA” [공항]
2025.02.21 오후 06:46
02:26
백현(엑소), "댕댕미 물씬🐶, 추위를 날린다" l BAEKHYUN(EXO), "Looks like a puppy🐶, make to forget the cold" [공항]
2025.02.21 오후 06:41
06:23
카이(엑소), “전역 후 첫 출국, 여전히 귀여운 김종인💓”|KAI(EXO), “Been discharged from the military” [공항]
2025.02.21 오후 06:26
more 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