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세상을 등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의 모친이 딸의 부고를 가장 처음 전했던 선배 기상캐스터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그가 장례식장에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6일 JTBC '사건반장'은 이날 디스패치가 공개한 오요안나 모친과 선배 B의 통화 녹취록에 대해 후속보도를 이어갔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오요안나의 어머니는 선배 B에게 부고를 전하며 "딸이 선배 A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고 우울해서 죽겠다고 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선배 B는 통화 내내 "어떡해"를 95번이나 반복해 내뱉고 충격을 금치 못하는 듯했다. B는 "제가 회사에 바로 연락해서 전하겠다"고 했지만, 고인 사망 당시 MBC는 부고를 내지 않았다.
오요안나의 모친은 딸 사망 당일, 딸의 직장인 MBC에 이를 전하려고 했으나 기상팀 내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이 없어 어디에 알려야 할지 몰랐다고 했다. 이에 그는 MBC의 제보 전화로 연락해 "오요안나 엄마다, B에게 내 연락처를 주고 전화 좀 해달라고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모친은 선배 B를 지목한 이유에 대해 "딸이 그 선배를 제일 좋아했다"며 "딸이 항상 믿고 좋게 이야기하던 사람이라 부고를 처음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통화 당시 선배 B는 모친에게 "혹시 장례식에 가는 걸 원치 않으시냐"고 물었다. 이에 모친은 "괜찮다, 오셔도 된다"고 답했으나 그는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모친이 통화에서 "아시잖아요. A가 우리 요안나 힘들게 했던 거"라고 하자, B는 "그런데 어머니, 요안나가 혹시 다른 힘든 일이 있었냐"며 말을 돌리기도 했다. 또 "딸이 우울증이 있었다"는 모친의 말에 B는 "그렇게 심했나요?"라고 물었다.
사건반장 측은 고인과 고인의 동기를 제외한 '선배 기상캐스터 4인의 단톡방'에 대해 선배 B가 대화를 주도했으며 해당 단톡방을 만들자고 했던 것도 선배 B라고 전했다.
선배 4인은 고인과 고인의 동기에 대해 '싸가지 없는 X들 옷 조심해서 입으라고 했는데 말도 안 듣고 도대체가 싸가지가 없어' '걔들을 우리 후배라고 취급하지 말자' '이 미친X 아침 방송 와서 술 냄새나고 씻지도 않고 와서' '쟤들 쌍으로 미쳤다' 등의 험담을 쏟아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의 기상캐스터 선배들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MBC 기상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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