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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AI가 쓸 수 없는 작품"…봉준호, 인간냄새 나는 SF (미키17)

[Dispatch=정태윤기자] "이런 영화를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는 재치. 무거움과 가벼움을 넘나들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다시 한번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번엔 SF물이다. 그는 '괴물', '설국열차', '옥자', 그리고 '미키 17'까지. 필모그래피 중 절반은 SF이거나 그에 가까운 장르였다. 이번엔 2050년 근미래를 그린다. 

그는 "SF영화의 매력은 인간 사회나 정치에 대해 마음껏 풍자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거창하게 계층 간의 투쟁을 다뤘다기 보단, 미키 17의 성장영화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로버트 패틴슨도 본 적 없는 시나리오에 매료됐다. "배우들은 새로운 걸 제시해 주는 분들과 일하고 싶다. 사냥하듯 찾아다니는데 봉 감독님의 영화가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영화 '미키17' 측이 20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푸티지 시사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봉준호 감독과 로버트 패틴슨이 내한해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은 약 5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90도로 허리를 숙여 취재진을 향해 인사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첫 내한이다. 그는 포토 타임에서 K하트를 선보이며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패틴슨은 차기작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한국을 방문했다. "그간 한국을 한 번도 안 와봤더라"며 "감독님과 여러분을 꼭 만나고 싶어서 왔다"고 인사했다. 

'미키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터블) '미키'가 주인공. 미키는 죽으면 다시 프린트된다.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봉준호는 "미키는 죽기 딱 좋은 현장에 투입되고 주는 것이 일이다. 말 그대로 극한 직업"이라며 "죽을 때마다 프린터에서 서류 뽑듯 인간이 출력된다. 그 자체로 비인간적"이라고 설명했다. 

"미키는 극한 처지에 있는 노동자 계층입니다. 거창하게 계층 간의 투쟁을 다루는 건 아닙니다. 이 친구가 얼마나 불쌍한지, 위험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미키의 성장 영화라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봉준호) 

봉준호는 왜 로버트 패틴슨을 선택했을까. 그는 "그의 연기를 늘 지켜봐 왔다"며 "미키는 17과 18, 1인 2역을 해야 한다. 불쌍하고 멍청한 17과 예측불허하고 광기 어린 18을 오갈 수 있는 사람은, 패틴슨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패틴슨은 "이런 캐릭터를 만나기 쉽지 않다. 또 감독님의 유머를 잃지 않는 대본이 인상적이었다"며 "모든 배우가 같이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다. 봉 감독님의 세계관은 굉장히 특별하다"고 치켜세웠다. 

"'살인의 추억'을 굉장히 오래전에 봤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심각한 상황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이었죠. 장르도 크게 구분하지 않더군요. 이런 영화를 정말 하고 싶었습니다. '미키 17'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봉 감독님의 작품이 될 겁니다." (로버트 패틴슨) 

패틴슨은 캐릭터에 대해선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대본이었다. 그런데 미키가 왜 생겨났는지 생각하면 복잡하더라. 그는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버릇이 나쁜 개를 키운 적이 있다. 훈련을 아무리 시켜도 바뀌지 않았다. 그게 미키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벌을 내려도 바뀌지 않은. 17번이나 죽고 나서야 바뀌어야 하나 깨닫게 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패틴슨은 이번 영화에서 완벽 변신했다. '더 배트맨'의 차갑고 날카로운 모습은 지웠다. 미키는 죽는 것이 직업인, 불쌍하고 어떻게 보면 하찮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재미있는 도전이었다. 외계인과 외계어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그냥 저희가 지어낸 언어였다. 연기를 하는데 현타가 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1인 2역에 대해선 "미키 17은 불쌍하고 수동적인 캐릭터다. 두려움이 많고, 흐르는 대로 두면 최악은 면할 수 있겠지. 생각하며 삶을 허비했다는 깨달음도 없다"고 해석했다. 

"18번이 잘못 프린트되면서 뇌 일부가 제대로 인쇄가 안 되는 거예요. 일란성 쌍둥이처럼 18번은 17의 잠재적인 자아인 거죠. '너 왜 이렇게 못났어'라고 질책하는 모습을 의인화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 

봉준호 역시 새로운 도전을 했다. 그는 "큰 우주선도 나오고 외계 행성도 나온다. 처음 해봐서 신기했다"면서도 "가장 뿌듯한 건 미키와 나사의 러브 스토리다. 감독 인생 25년 만에 로맨스는 처음"이라고 귀띔했다. 

"이세돌이 알파고를 굴복시킨 '신의 수'를 3페이지에 한 번씩 등장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대본을 썼습니다. AI가 절대 쓸 수 없는 작품을 쓰려 했어요." (봉준호) 

봉준호는 그간 사회 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뤄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힘이 없고, 권력이 없는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봉 감독은 "그런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끌린다"고 말했다. 

"슈퍼히어로가 어려운 미션을 휘리릭 해치우면 드라마가 없고 싱거워질 겁니다. 반면 본인의 능력 범위를 넘는 상황에 처한 인물이 고군분투해 어려움을 타개할 때 드라마가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약하고 문제점 많고 조금은 불쌍한 캐릭터에 끌리게 되는 것 같아요." (봉준호)

'미키 17'은 출력되는 인간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그 배경은 그리 멀지 않다. 2050년, 근미래를 다룬다. 봉 감독은 "여러분이 겪게 될 일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작은 훨씬 더 미래다. 저희는 눈앞에 닥쳐 있는, 인간 냄새나는 가까운 미래로 끌어당기고 싶었다"며 "10년 전에는 챗GPT를 들고 대화할 지 몰랐지 않나. 마찬가지로 '미키 17'의 상황도 겪게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봉 감독은 "인간 냄새로 가득한 SF영화다. 미키라는 평범하고 힘없는 청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한 영화인 만큼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패틴슨은 역시 "영화를 봐주시는 분들이 저희가 촬영할 때 느낀 즐거움만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미키17'은 다음 달 28일 공개된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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