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여기 산 지 10년 정도 됐어요. 죽어 있던 거리였는데, 팝업으로 예쁘게 꾸며서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고 주민으로서 너무 기분 좋습니다." (이정민 / 서울 중랑구 시민)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 중구 '약현성당' 옆 작은 골목입니다.
'열혈사제2'의 본거지 구담시를 옮겨왔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인 '성요셉 아파트'의 오래된 골목길을 '구담시티'로 조성한 건데요.
골목 가게 곳곳을 '구담'(GOODAM) 브랜드로 채웠습니다.구담, 타르트, 구담 뱅쇼, 구담 초콜릿, 구담 쌍화, 구담 생활용품 등. 지역 특산품으로 브랜딩한 상품들을 출시했습니다.
드라마의 세계관을 오래된 골목에 재현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더했는데요. 그 현장을 '디스패치'가 다녀왔습니다.
먼저 '구담 팝업스토어'. 오요한(고규필 분)이 일하던 '구담 편의점'으로 재현했는데요.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중림창고'에 마련했습니다. 이곳에선 드라마 캐릭터들의 굿즈 상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금윤경 길스토리아이피 대표는 "K콘텐츠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부가사업으로 수익 창출하는 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드라마 세계관을 브랜드 세계관으로 확장해 드라마 시리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 했다"고 소개했는데요.
'구담즈'가 구담시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것처럼, 지구를 지키는 지속 가능한 책임소비 플랫폼과 협업해 굿즈들을 만들었는데요.
김해일(김남길 분), 박경선(이하늬 분), 구자영(김형서 분) 캐릭터별 향기를 개발한 친환경 브랜드 퍼퓸밤은 인기 폭발입니다.
향기만 맡아도 각 캐릭터의 이미지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데요. 김해일 신부는 그가 좋아하는 오렌지향에 묵직한 향을 더했고요. 박경선은 플로럴 계열을, 구자영은 중성적인 탑노트로 완성했습니다.
상품마다 '열혈사제2'의 스토리를 입혔는데요. 김해일 신부가 즐겨 먹던 '구담 초콜릿', 요한이가 모카빵에 발라 먹던 '구담 넛버터 세트', 쏭삭의 당충전 간식 '구담 캐러멜' 등을 준비했습니다.
배우들이 적은 메시지를 찾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인데요. '구담시티' 곳곳에 흔적들을 남겨놓았습니다. 구담 편의점에는 김해일 신부의 쪽지가 숨겨져 있네요.
2층으로 올라가면 '구담 작전실'이 나옵니다. 구담 어벤져스가 모여 작전회의를 짠 공간을 그대로 구현했습니다. 여기에도 김해일 신부가 다녀갔는데요. 짧지만 진심을 눌러 담아 적었습니다.
"'열혈사제2' 사랑해 주셔서 감사해요!" - 김해일 신부 -
팬들도 포스트잇에 마음을 담아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드라마를 향한 반응과 배우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까지. 다양한 메시지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포스티잇은 그때그때 모아 배우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시즌3 가즈아 :)"
골목 상권과 연합해 골목 전체를 브랜드 하우스로 탈바꿈했는데요. '구담패스'를 구매해 이웃 가게에 제시하면 시그니처 상품과 메뉴를 10%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세계관을 확장해 골목 상권까지 함께 살릴 수 있게 한 건데요. 하루 평균 100여 명 넘게 찾으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K 콘텐츠의 영향력을 도시재생이라는 소셜 아젠다와 결합했을 때 어떤 소셜 임팩트를 줄 수 있는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금윤경 대표)
다음 가게로 넘어가 볼까요. '열혈사제' 에디션으로 특별 개발한 '구담 타르트' 가게입니다. 오직 '구담시티'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맛들을 준비했는데요.
김해일 신부의 오렌지 크림치즈, 박경선 검사의 흑임자 모찌, 구대영 형사의 애플 폴드포크, 구자영 형사의 자색고구마, 오요한의 콘피자, 쏭싹의 꿍팟퐁커리 타르트까지. 구담즈 캐릭터 스토리를 제품에 담았습니다.
드라마의 에피소드를 가게 곳곳에 숨겨뒀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왕 모카크림빵. 고규필의 얼굴을 가릴 정도의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데요. 등장할 때마다 '어디에서 안 파나' 궁금하셨던 분들은 주목!
구담시티 이웃가게 카페에서 '초능력 모카빵'을 그대로 구현했습니다. 드라마만큼 거대한 크기는 아니지만, 일반 모카빵의 3배 정도의 크기를 자랑합니다.
한정 수량으로 생산되는데요. 이날도 오픈하자마자 매진되어 버렸습니다.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1개월간 개발해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크기도 큰데 크림까지 많다보니 느끼하지 않게 하려고 연구를 많이했습니다. 구담시티가 들어서게 되면서 모카빵을 개발하게 됐는데요. 드라마의 세계관을 입히면서 이 거리가 한층 활기차게 변했어요." ('버터 조셉' 사장)
해외 팬들을 위해 한국적인 기념품도 준비했는데요. 참기름과 들기름이 바로 그것. '구담시티'는 오래도록 이 골목을 지키고 있던 방앗간과 만나 정겨움을 덧입었습니다. 쌍화차도 있습니다. 티 블렌더의 9가지 전통 재료로 쌍화의 맛과 향을 살렸습니다.
따뜻한 나눔의 현장도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성요셉 아파트'는 오랫동안 이 골목을 지켜온 어르신들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배우 김남길이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선물을 준비한 건데요.
구담시티 이웃가게에 어르신들을 위한 커피 한 잔과 구담 타르트 2개 세트 110인분을 준비했습니다. 김해일 신부의 온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은 나누면 더 커진다고 하죠. 한 팬이 이런 김해일 신부의 안식에 동참한 건데요. 어르신들을 위해 20잔을 추가로 결제해 나눔에 힘을 보탰습니다.
먹거리만 있는 건 아닙니다. 구담시티에 위치한 독립 서점에는 배우들의 추천 도서로 큐레이션 했는데요. 각 캐릭터의 특색에 맞춰 책을 골랐다고 합니다. 김해일 신부의 추천 도서는, 단 한 권도 남기지 않고 솔드아웃됐습니다.
마음에 분노가 많은 김해일 신부의 추천 도서는 최진영 작가의 '겨울 방학'이었습니다. 지친 마음에 위로를 더하는 소설책입니다. 구대영 형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걸작선'을 꼽았고요. 박경선은 김종갑 작가의 '생각: 의식의 소음'을 선택했습니다.
"신부님의 조용한 아지트"
이 밖에도 팝업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죠. 바로 포토존인데요. 먼저 중림창고 지하 1층에는 시즌1의 '대범 무역 비밀금고의 비자금을 모아둔 곳을 포토존으로 구성했습니다. 돈다발 인증샷을 남길 수 있습니다.
"비밀 금고엔 구대영 형사가 다녀갑니다!"
'열혈사제2'의 이야기는 마무리됐는데요. 구담시티 골목팝업은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지니까요. 드라마의 여운을 다시 한번 느끼러 다녀오시는 건 어떨까요?
<사진출처=디스패치DB, SBS 캡처, 김남길 인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