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가치의 2배 이상으로 팔려…"목걸이에 얽힌 역사도 구매"
"일부 다이아몬드,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진 '목걸이 사건'에 사용"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프랑스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몰락한 계기가 된 것으로 여겨지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426만 스위스 프랑(약 68억 원)에 팔렸다.
로이터통신, AFP 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아시아 지역의 한 개인 수집가가 경매에 내놓은 18세기 영국 조지 시대에 제작된 3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스위스 제네바의 소더비스 경매에서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한 여성에게 낙찰됐다.
이 목걸이의 가치는 원래 200만 프랑(약 32억 원)으로 추산됐는데, 그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낙찰된 것이다.
안드레스 화이트 코레알 소더비스 보석 담당 회장은 "짜릿한 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출처가 확실한 역사적 보석 시장에는 분명히 틈새시장이 있다"며 "사람들은 물건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에 얽힌 모든 역사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트 코레알은 목걸이 구매자가 "황홀해했다"며 "그는 내게 '이 물건을 낙찰받게 되어 매우 기쁘지만, 나는 이 물건을 소유자가 아니고 다음 사람이 올 때까지 단지 관리인일 뿐'이라는 아름다운 말을 했다"고 말했다.
소더비스는 이 목걸이에 달린 다이아몬드 일부가 프랑스 루이 16세와 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몰락을 초래한 '목걸이 사건'에 쓰였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목걸이 사건은 1785년 프랑스의 잔 드 발루아 라 모트 백작부인이 루이 드 로앙 추기경에게 접근해 앙투아네트가 다이아몬드 600여 개로 제작된 목걸이를 사고 싶어 한다고 속여 대리구매를 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가로챈 사건이다. 앙투아네트는 무죄를 선고받긴 했지만, 사치스럽다는 이미지가 강해져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됐고 결국 1793년 루이 16세와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다.
원래 목걸이의 다이아몬드는 암시장에서 단계적으로 팔려 이를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 낙찰된 목걸이의 다이아몬드 품질과 연대가 목걸이 사건 다이아몬드와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 목걸이의 이전 소유자 중 한 명은 영국의 앵글시 후작이었으며, 앵글시 가문은 1937년 조지 6세 대관식과 1953년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서 이를 착용했다.
목걸이의 디자이너나 제작자, 정확한 제작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소더비스는 목걸이에 사용된 다이아몬드가 가장 순도가 높고 눈부신 다이아몬드가 채굴되는 인도 골콘다 광산에서 온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지완 기자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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