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다은기자] "8년 만에 알앤비 앨범을 내네요."
비보이, 프로듀서, '모어비전' CEO, '원소주' 대표 등. 박재범은 지난 16년간 장르와 경계를 넘어 활동했다. 하지만 그 스스로 가장 빛나는 순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음악, 아티스트로 노래할 때다.
박재범이 8년 만에 알앤비로 돌아왔다. 그의 음악 정체성이자 장기를 농축하고자 7년을 갈고 닦은 신보다. 더 깊어진 감성과 성숙해진 소울을 20곡의 트랙리스트에 펼쳐냈다.
앨범명(THE ONE YOU WANTED)처럼 박재범과 팬들이 원하는 모든 걸 담은 작품이다. 그는 "랩 할 때는 제 가치관과 소신을 쓰지만, 알앤비는 팬들이 원하는 것들에 집중한다. 그것이 곧 제가 원하는 일이다"고 했다.
"사실 사람들이 (신보를 듣고) '별로 임팩트가 없다'고 말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유행타지 않는 곡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는 노래길 바라죠."
박재범이 9일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정규 6집 '더 원 유 원티드'(THE ONE YOU WANTED) 발매 기념 음감회를 열었다. 직접 전트랙을 소개하며 음악을 향한 열정을 쏟아냈다.
◆ 6번째 정규, 8년만 알앤비
'더 원 유 원티드'는 6번째 정규앨범이다. 박재범이 '더 로드 레스 트레블드' 이후 약 5년 반 만에 발표하는 정규다. 그리고 8년 만에 선보이는 박재범표 알앤비 앨범이다.
모어비전에서 내는 첫 작업물이다. 박재범은 작품성에 기대감을 높였다. "제 음악에 자부심이 있다. 여러모로 뿌듯하고 후련하다"며 완성도를 자신했다.
박재범의 모든 것을 집약했다. 그가 7년 간의 작업물을 총망라했다. 트랙리스트만 총 20곡, 그중 19곡을 직접 작사·작곡했다. 대부분의 장르는 알앤비다.
박재범은 "8년 만에 알앤비를 낸다. 그간 피처링을 포함해 400곡 정도 낸 것 같다"며 "2016년에 낸 알앤비 '에브리띵 유 원티드'가 굉장히 잘돼서 또 하고 싶었는데 늦어졌다"고 작업 과정을 전했다.
11곡은 기존에 발표한 싱글이다. '가나다라'(Feat. 아이유)부터 '택시 블러'(Feat. 키스오브라이프 나띠), '예스터데이' 등이다. 박재범은 "한 곡 한 곡 애착이 간다"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박재범은 "싱글들도 작품 안에 한 부분으로 묶어서 내고 싶었다. 하나의 레거시로 발전하고 싶은 야망과 욕심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 친숙하지만, 새로운 박재범표 알앤비
새롭게 추가된 9곡도 모두 알앤비다. 트리플 타이틀곡은 '김미 어 미닛'(Feat. 청하), '피스 오브 헤븐'(Feat. 이솔)', '메이데이'(Feat. Ty Dolla $ign)다. 이외에도 '헌드레드 데이즈' 등이 있다.
그의 첫 트리플 타이틀이다. 박재범은 "트리플 타이틀에 의도는 없었다. 히트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준비한 것도 아니다"며 "춤이든 스타일이든 노래든 저를 대표하는 곡들이다"고 부연했다.
먼저 '김미 어 미닛'은 레트로 댄스와 팝 스타일의 알앤비다. 박재범의 그루비하고 세련된 보컬과 청하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케미스트리를 이룬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시너지가 폭발한다.
박재범은 "이 곡이 제일 임팩트 있을 것이다"며 "펑키하고 템포도 빠르고 팝스타적인 요소가 많다. 마이클 잭슨, 어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연상되지 않을까 싶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피스 오브 헤븐'과 '메이데이'는 다소 잔잔한 톤이다. 박재범은 "사람들이 임팩트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유행 타지 않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 계속 생각나는 노래면 좋겠더라"고 바랐다.
음악을 향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음악을 시작하고 음원순위 1위, 빌보드, 그래미 등 (수치적인) 목표나 목적을 가진 적이 없다"며 "기회가 생길 때 최선을 다한다. 진정성 있는 음악에 대해선 야망있고 욕심이 있다"고 외쳤다.
◆ Jay, Park의 장르
사실 알앤비 가수 박재범의 시작은 길거리였다. 미국 시애틀주 스트릿에서 브레이킹을 추던 비보이가 음악을 시작한 건 한국이었다. 어느덧 그를 하나의 장르로 표현하는 이들까지 있을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의 음악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박재범은 "시애틀에서 태어났고 이제 한국에서 19년째 살고 있다"며 "미국에서 들은 팝과 힙합, 그리고 한국에서 음악을 시작하며 다양한 영감과 경험을 얻었다"고 답했다.
비결은 늘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배우려는 자세다. 박재범은 "제 색깔로 좋은 것들을 재해석하려고 한다. 뿌리는 비보이 브레이킹이었지만, 한계 없이 펼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믿는 굳은 마음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천이었다. "남들이 생각하는 나보다 스스로 자신감 있고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앨범의 목표를 전할 때도 당당했다. 박재범은 "(알앤비라는) 한 장르를 계속 발전해 온 스타일은 저밖에 할 수 없다. 대체할 수 있는 가수가 없다"며 "'제이팍 스타일이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바랐다.
늘 음악을 위해 나아간다. 박재범은 "저는 뭐든 0으로 다시 시작하는 게 익숙하다. 끝없이 도전하고 나아가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며 "(앞으로) 사람들이 제 음악을 어떻게 들을까' 고민하기보다 가수로서 좋은 작품을 내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박재범은 이날 오후 6시 정규 6집을 발매했다.
<사진제공=모어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