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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연기가 새롭다"…황정민, 배우라는 운명 (액터스 하우스)

[Dispatch | 부산=정태윤기자] 금요일 저녁, 열기는 뜨거웠다. 객석은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황정민은 관객을 향해 힘차게 박수를 보냈다. 관객은 큰 환호로 답했다.

연기 인생 35년 차. 배우 황정민이 특정 작품이 아닌, 사람 황정민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저라는 사람 자체로 관객을 만나는 게 익숙하지 않아 부끄럽다"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배우 황정민이 4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했다. 그의 작품을 향한 애정과 진심을 들을 수 있었다.

◆ 베테랑

'베테랑2'은 가장 최근에 개봉한 작품이다. 관객들이 가장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 '베테랑'은 황정민에게 남다른 작품이다. 지치고 방향을 잃었을 때, 영양제처럼 생기를 되찾아줬다.

그는 처음 '베테랑'을 기획했었을 때를 떠올렸다. "'신세계'를 찍고 있었다. 무덥고 감정적으로 힘든 신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때 류승완 감독이 현장에 찾아왔다"고 떠올렸다.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을 찍고 있었습니다. 고생했는지 얼굴에 살이 다 빠져서 힘들어하더군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왜 이렇게 괴롭게 하고 있나' 한탄했죠."

그러나 다른 것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우리끼리 낄낄대며 잘할 수 있는 작품을 하자고 약속했다. 그것이 '베테랑'이었다. 그 작품으로 배우 인생 처음으로 속편도 찍었다.

황정민은 "배우가 시리즈물을 갖는다는 건 정말 큰 영광이다. 1편의 이야기가 매력적이니, 2편도 가능한 것"이라며 "'베테랑2'는 너무나도 기다렸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봄

'서울의 봄'은 코로나19 후 썰렁해진 극장가에 다시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어 준 작품이다. 황정민은 국군보안사령부 수장 '전두광'으로 분해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만큼, 당시 황정민은 그 어떤 인터뷰도 진행하지 않았다. 그 어떠한 해석을 덧입히지 않고 전두광 그 자체로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황정민은 "전두광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다. 저는 그 일련의 사건과 사고를 보고 자란 세대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들이 세포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역사가 몸에 있었던 것"이라며 "황정민으로서 일언반구 하지 않았다. 한마디 잘못해서 영화가 상처 날까, 정치적으로 엮일까 입을 다물었다"고 설명했다.

"촬영할 땐 영화 시장이 너무 안 좋았죠. '누가 볼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저희의 의도대로 이해해 주고 맑은 눈으로 바라봐주셨습니다."

너는 내 운명

영화 '너는 내 운명'(2005년)은 황정민의 순애보 멜로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석중(황정민 분)이 수감된 은하(전도연 분)를 면회실에서 만나는 장면.

음독자살을 시도해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 핸디캡을 가지고 연기해야 했다. 황정민은 "양수리 세트장이었다. 오전 7시에 들어가서 다음날 7시에 나왔다. 꼬박 하루를 찍은 신"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장면이었다. 그는 "24시간 내내 울 수도 없고 감정을 계속 가져가는 게 힘들었다. (전)도연이가 너무 좋은 배우여서 저도 모르게 그 감정을 잘 유지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은하가 교도소에 수감되고 난 다음부터는, 도연이를 아예 안 봤습니다. 같은 신이 있어서 밥도 안 먹었어요. 그렇게 감정을 유지했습니다."

그의 멜로를 또 볼 수 있을까. 황정민은 "멜로는 관객들과 소통하기에 정말 근사한 주제다. 사랑이라는 건 일반적으로 다 아는 감정이기 때문에 소통하는 에너지가 있다"고 말했다.

"'달콤한 인생'이나 '신세계'는 건달들 이야기이고, 대부분 겪어보지 못한 세계잖아요. 그런데 멜로는 아니에요. '사랑해'라고 하면 관객들은 그 눈이 사랑인지 아닌지 다 압니다. 더 연기하기 어렵죠."

연극

한해도 빠지지 않고 스크린에 작품을 올렸다. 연기를 할 때 비로소 살아있다고 느낀다. 가장 재미있으면서 나의 존재를 세우는 일이 연기였다. 그래서 쉬지 않고 작품을 했다.

슬럼프가 온 적은 없었을까. 황정민은 "이야기마다 인물이 다르기 때문에 늘 새롭다. 브레이크가 올 겨를이 없다. 작품이 끝나면 또 새로운 걸 안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느슨함이 느껴질 때는 연극으로 채찍질했다. 그는 "연극은 나태해질 수가 없다. 대본을 다 외우고 무대 위에서 다 뱉어내야 한다. 연극을 올리는 내내 똑같은 컨디션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맥베스', '오디푸스', '리차드 3세' 등 고전극 위주로 해왔다. 그 이유에 대해 "셰익스피어는 워낙에 좋아하는 문호이기도 하고, 고전극이 우아하고 재미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고전극은 미사여구가 많고 어렵습니다. 장단음을 정확하게 쓰지 않으면 그 말의 뉘앙스를 전달할 수 없고요. 발음, 발성, 음가, 장단음을 일일이 체크합니다. 설계도처럼 표시를 해요. 그 다음부턴 그 어떤 대사도 쉬워지죠."

인생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연극도 물었다. 그는 "대학로 시절 주인공이 아닌 일인다역을 하는 멀티를 주로 했었다. 웃긴 걸 되게 잘하는데 그걸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다. 연극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미친 듯이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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