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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데려오고 싶어졌어"…민희진, 뉴진스 뺏기의 전말

[Dispatch=김지호·박혜진기자] 2021년 3월 27일, N팀(현 뉴진스) 데뷔 평가.

'쏘스뮤직' 소속 연습생 7명이 카메라 앞에 섰다. 과제곡은 '어텐션'.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OO, △△ 등이 데뷔조 선발 경쟁을 펼쳤다.

쏘스뮤직은 2018년부터 신인 걸그룹을 준비했다. 프로젝트명은, N팀. 2021년 3분기 데뷔가 목표였다.

민희진은 2019년, N팀의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보이는 것(비주얼)과 보여줄 것(콘셉팅)을 관장했다. 쏘스는 매니지먼트 업무를 책임졌다. 노래와 안무 트레이닝도 쏘스의 몫이었다.

그 1차 결과물이 바로, 앞서 공개한 데뷔 평가 영상(2021년)이다. N팀은, 3년 전에도 '어텐션'의 색깔을 제법 냈다.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달기에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N팀의 데뷔는 기약 없이 미뤄졌다. 쏘스가 방치한 걸까, 민희진이 방관한 걸까.

◆ 잘못된 만남

방시혁이 이루지 못한 것, 소성진이 이루고 싶은 것. 하이브와 쏘스뮤직은 민희진을 통해 걸그룹 지형을 재편하고 싶었다.

"시혁 님이 '걸그룹에 자신 없다'고 했어요. 같이 만들자고. (중략) 그런데 연습생이 없잖아요. 쏘스 연습생을 써서 빨리 만들자고..."(민희진, 4월 기자회견)

민희진은 사실 내키지 않았다. 프로젝트 주도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실제로 N팀 협의체 결성 당시, '쏘스' 소성진 대표가 최종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

"처음에는 싫다고 했어요. (제가) 계획한 대로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인데, 그게 안 될 것 같아 망설였어요. 근데 시혁님이 계속 제안을 주시니까..." (민희진)

하지만 N팀은, 거절할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 그의 직책은 하이브 CBO. 하이브와 레이블의 브랜딩을 지휘하는 자리다. 민희진은 그 역할을 하기 위해 하이브로 이직했다.

결국 민희진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브랜딩 책임자로 N팀 협의체에 발을 디뎠다. 그러나, 잘못된 만남이었다. 서로의 방향이 달랐다. 민희진이 추구한 것은 무엇일까.

롤, 롤, 롤, 롤, 롤

'디스패치'가 N팀 협의체 업무 분장표를 입수했다. R&R(Role and Responsibilities)이 정리된 자료였다.

2020년 5월 19일 작성된 R&R에 따르면, 음악은 방시혁, 브랜딩은 민희진, 퍼포먼스는 쏘스, 매니저먼트도 쏘스, 의사 결정자는 소성진이었다.

민희진은 애초, 브랜딩 리더로 참여했다. N팀의 이름, 비주얼, 콘셉트 등 브랜딩 방향을 (쏘스뮤직에) 제안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협의체는 원활하지 않았다. 민희진은 더 더 많은 권한을 요구했다. 브랜딩-> 음악(A&R)-> 퍼포먼스까지 맡길 원했다.

소성진은 민희진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했다. 실제로 21년 3월 4일, 방시혁이 음악 리더십에서 빠졌다. (민희진이 조상님께 바랐던 바가 이루어진 것. 조상신에 대한 이야기는 뒤에 나온다.)

민희진은 스스로를 '자신이 계획한 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방시혁과 소성진은, 그의 직성을 꺾지 않았다. 민희진의 R&R 조정 요구4차례 이상 받아줬다.

그럼에도 불구, N팀 프로젝트는 (쏘스에서) 좌초됐다. 민희진에겐 또 다른 계획이 있었던 걸까.

속내가 있었다?

다시, 2021년 3월 데뷔 평가로 돌아가자.

N팀은 이미 '어텐션'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쏘스는 노래, 안무, 언어 등을 연습시켰다. 브랜딩 제안서만 준비되면 데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상태였다.

문제는, 브랜딩 자료가 민희진의 머릿속에만 있었다는 것. 그는 다~ 계획이 있었다고 어필했지만, 정작 쏘스는 N팀을 (시장에) 소개할 최종 자료를 받지 못했다.

"제가 그냥 따로 여기서 만든 기획서가 있었어요. '나는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가 있었지만, 시혁님은 그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민희진)

민희진이 업무를 지연시킨 '속내'는 따로 있어 보인다. 2021년 4월, 무속인 K씨와 나눈 대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민희진 : 그냥 내 레이블 주도로 가야 되는데 이게 복잡한 일이거든.

민희진 : 내가 음악까지 주도했다는 게 홍보돼야 하는데 그걸 양보하려나 모르겠네

무속인 :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음. 5~6월에 끝남. 소성진 뒤로 빠지게

민희진 : 근데 빠질까? 욕심 X나 많은 새낀데

걸그룹 프로젝트의 마지막은 브랜딩이다. 이것은, 민희진의 영역이다. 하지만 쏘스가 모르는 (무속인은 아는) 이유로 지연됐다. 사실, 그 시간은 골든타임이었다.

민희진은 알고 있었다. 소성진 혼자 할 수 있다는 사실. 실제로 쏘스 측은 '디스패치'에 "브랜딩은 결국 결정의 문제"라며 "A가 없으면 B로 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브랜딩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당연히 민희진이 플랜 A죠. 그런데 A가 없으면, 플랜 B로 가면 됩니다. 문제는, 민희진의 희망 고문이죠." (쏘스)

민희진은, 차주 차주 차주

2021년 3월 17일, 민희진이 N팀 협의체에 메일을 보냈다.

"데뷔 음반에 한해 제가 사전 수집, 기획한 내용이 있기 때문에 A&R 인볼브 수준을 협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팀 다음 주 휴가 뒤로 일정을 잡겠습니다." (민희진)

3월 31일, 쏘스 측은 CBO 측에 업무 메신저를 보냈다.

쏘스 측 : 저희 미팅은 언제쯤 가능할까요?

CBO 측 : 희진님 체크하고 말씀드려도 될까요?

4월 5일, 다시 보냈다.

쏘스 : 안녕하세요.

CBO : 희진님차주 경으로 다시 일정 잡자고 하셨어요.

쏘스 : 아무래도 데뷔 평가도 진행했고.

CBO : 차주 일정 정리되는 대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6일이 흘렀다. 4일 12일, 대화 내용이다.

쏘스 : 미팅 일정 관련 회신은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요?

쏘스 : 성진 님께서 말씀하셨다는 자료도 함께 보는 건가요?

CBO : 미팅을 빨리 잡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차주 중에 미팅 일정 어레인지 하겠습니다.

4월 19일, 소성진이 1개월 이상 기다렸다.

소성진 : 21년팀 관련 데뷔 컨셉, 프로모션 계획 등 4월 중에 못 받아보나요?

민희진 : 제 레이블 정리가 우선이고. 그에 따라 소스 21팀 리소스 배분이 정리돼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 협업이다. 민희진의 태도는 어땠을까? 쏘스는 4월 내내 미팅 일정을 문의했다. 민희진은 그 기간 '차주'를 4번 반복했다.

민희진의 (딴) 생각이 궁금했다.

민희진은, 무당 무당 무당

민희진의 2021년 봄은 바빴다. N팀이 브랜딩 자료를 기다리는 동안, 무속인 K씨와 끊임없이 논의했다. (그가 3~4월에 굿·기도로 쓴 비용만 4,000만 원에 육박한다.)


예를 들어, ① "니가 방시혁 마음 돌렸냐? 돼지가 왜 빠진대?"

② "내가 굳이 여기서 해야 해? 다른 투자 받아도 될 것 같아. 쏘스 좋은 일 시키는 거"

"걸그룹은 내 레이블 이름 걸고, 소성진이랑 싸워서 이겨 내고"

"7월에 퇴사하고 (하이브) 밖에서 내 레이블 만들까?"

"내껀(레이블) 방시혁 돈 쓰고, 바나는 카카오 돈 쓰고"

물론, 민희진의 (딴) 생각을 비난하는 건 아니다. "쏘스 좋은 일 시키는 것 같아", "내가 손해 보지 않게", "내가 주도한 게 홍보돼야 해"라는 욕심을 부릴 수도 있다.

그러나 협업의 자세는 아니다. 서로 방향이 달랐다면, 싸워야 했다. 공동의 목표가 사라졌다면, 빠져야 했다. 민희진은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 기다리게만 했다.

누구를 위한 협의체인가?

소성진은 2018년, 쏘스 뮤직 시절 김민지를 캐스팅했다. 지금의 리더 민지다. 2019년 11월에는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팜하니를 뽑았다.

강해린은 2019년 11월, 길거리에서 발굴했다. 당시 해린은 타 소속사 연습생이었다. 그해 12월, 해린의 모친이 (쏘스에) 연락했다. 2020년 2월 도장을 찍었다.

다니엘은 YG 연습생 출신이다. 2020년 7월, 합류했다. 이혜인의 경우, 소성진 대표가 직접 움직였다. 혜인을 만났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2021년 1월 계약 체결.

쏘스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0명의 연습생을 모았다. 2021년 3분기 데뷔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N팀 협의체가 발목을 잡았다.

2021년 5월 7일, 방시혁 의장이 박지원 대표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자.

"쏘스 측이 원하는 N팀의 이미지를 (민희진에게) 브리핑했고, 희진 님은 이를 기반으로 브랜딩해 주시기로 했는데, 그걸 기다리다 거의 8개월이 지나갔고요. 실제 쏘스 측과 합의한 타임라인들을 지켜주시지 않아서 뭔가를 진행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방시혁)

그렇다고 N팀 데뷔를 미룰 수 없었다. 방시혁은 "희진 님은 M레이블에 집중하고, (하이브 A) 디렉터가 진행하는 방법은요?"라고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쏘스도 N팀을 먼저 원했다

쏘스의 초기 목표는, N팀 2021년 3분기. S팀(현 르세라핌) 2022년 1분기였다. 그러나 2021년 6월까지, N팀 협의체는 여전히 R&R 조정만 하고 있었다.

'디스패치'는 2021년 6월 18일에 작성된 '쏘스 걸그룹 런칭 회의록'을 입수했다. 쏘스가 바라는 데뷔 우선순위는 명확하게 N팀이었다.

-> N팀은 쏘스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팀.

-> 하이브 최초 걸그룹, 민희진 걸그룹으로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해옴.

-> 레이블 평판과 운영 관점에서 N팀의 우선 데뷔가 자연스러움.

-> 민희진 걸그룹으로 알려진 N팀이 데뷔하면, SM vs 민 경쟁 구도 기대.

"우선순위는 N팀, 그리고 S팀 순서. 민희진과의 조율이 관건. N팀 데뷔가 22년 1분기로 늦춰지면, S팀 우선 데뷔도 고려해야 함." (회의록)

쏘스 측은 "S팀 영입 멤버의 화제성 등을 고려, 무작정 데뷔를 미룰 수 없었다"면서 "게다가 S팀은 22년 1분기를 목표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다"고 당시 사정을 전했다.

그러나, 동상이몽이었다.

2021년 6월 9일. 박지원, 소성진, 민희진이 모였다. 박지원은 그 자리에서 "S팀이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희진은 그 자리에서 "양아치냐"고 받아쳤다. 하지만 무속인과는 다른 전략을 세웠다. "N팀을 내가 데려오면 어떨지"라고 물은 것.

민희진 : 걸그룹 애들 내 레이블로 데려오고 싶어졌거든

무속인 : 지네가 먼저 사쿠라팀을 내겠다고 지랄했으니 그걸 이용해 봐

민희진 : 사쿠라팀 먼저 내라 하고, 지금 걸그룹은 내가 알아서 내겠다?

무속인 : 애들(N팀)을 내가 데려간다는 파격을 내봐

민희진 : 소성진이 발작할 거라서 ㅋㅋㅋ

쏘스는 N팀 데뷔를 고대했고, 민희진은 N팀 이관을 꿈꿨다. 둘의 동상이몽은, 민희진 승. 쏘스는 9월, N팀을 보냈다. 대신, S팀이 22년 5월 먼저 데뷔했다.

민희진은 콩쥐가 아니다

민희진의 (기자회견) 워딩에 따르면, 하이브와 쏘스는 '양아치'다.

① 하이브가 양아치처럼 약속을 깨고 데뷔를 미루었다.

② (뉴진스는) 내가 뽑았고, 애들은 내 이름 보고 들어왔다.

③ 그런데 쏘스는 애들을 넘기면서 위로금 20억을 받아갔다.

④ 쏘스는 (부모님에 따르면) 매니지먼트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

⑤ 그런데 콩쥐가 늘 이겨!

소성진은 그런 민희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① 뉴진스 데뷔가 (뒤로) 밀린 건, 브랜딩 자료 납기 지연 때문이다.

② 쏘스가 연습생을 자체 캐스팅을 했고, 민희진은 비토권을 갖고 있었다.

③ 쏘스가 받은 20억은 위로금이 아니라 연습생 투자 관리 비용이다.

④ 쏘스는 이관일 직전(21년 9월 5일)까지 계속 트레이닝시켰다.

⑤ 그런데 왜 민희진이 콩쥐임?


PS. 민희진은 목표를 달성했다. (본인피셜) 걸그룹 뺏어오기, 성공이다.

그 과정에서, 무속인의 '픽'을 적극 반영했다.

쏘스는 2021년 9월 5일까지, N팀을 트레이닝시켰다. '어도어' 이관 4일 전까지, 주간 평가 보고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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