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소정기자] 유튜버 '탈덕수용소'의 재판이 줄줄이 시작됐다. '아이브' 장원영과는 합의에 실패해 조정이 결렬됐고, 같은 날 형사 재판에까지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2-2단독(부장판사 정승원)은 14일 장원영이 '탈덕수용소' 박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조정기일을 열었다.
조정은 5분 만에 종료됐다. 결과는 조정 결렬. 양 측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스타쉽은 "합의의 여지를 두고 있지 않다. 사이버렉카에 대한 법적 심판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탈덕수용소는 아이돌들의 악성 루머를 다루는 채널. 운영자 박 씨는 자신의 얼굴을 철저히 감췄다. 많은 소속사들이 법적 대응을 외쳤으나, 쉽지 않았다. 미국 회사인 유튜브가 정보 제공을 거부하기 때문.
스타쉽은 먼저 구글코리아에 연락했다. 미국 본사로 연락하라는 답변만 받았다. 운영자 정보는 본사가 관리한다는 것. 스타쉽은 포기하지 않았다. 법률대리인은 미국으로 날아갔다.
스타쉽은 '디스커버리 제도'를 이용했다. 이는 재판을 시작하기 전에 양쪽 당사자들이 문서나 증거를 상호 공개하는 절차. 즉, 미국에서 미국법을 최대한 활용한 셈이다.
스타쉽 측은 구글 본사를 관할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 정보제공 명령을 신청했다. 구글은 박 씨의 정보를 순순히 내줬다. 팬들과 소속사가 모은 캡처가 큰 힘이 됐다.
구글은 박 씨에게 메일을 보냈다. 법원 명령으로 박 씨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내용이었다. 박 씨는 이날 곧바로 유튜브 계정을 자진 폐쇄했다.
스타쉽과 장원영은 구글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각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 장원영은 1심에서 승소했다. 박 씨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의제자백으로 이같이 결정됐다.
이후 박 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다. 양 측이 합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 것. 그러나 이날 결렬되면서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박 씨는 형사재판도 앞두고 있다. 인천지검 형사1부(이곤호 부장검사)는 이날 박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모욕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씨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를 통해 유명인을 비방하는 영상을 23차례에 걸쳐 올리는 방식으로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가 2년 간 가짜 영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약 2억 5,000만 원. 그 돈으로는 부동산 등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유튜브 '탈덕수용소' 캡처, 디스패치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