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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ye] "환불? 크게 혼나길 바란다"…유재환, 자립청년 작곡 사기

[Dispatch=김소정·정태윤기자] 이곳은, 유재환이 '자립준비청년 프로젝트' 4명에게 제안한 쇼케이스 장소다.  

1층에 해산물 전문점이 있었다. 유재환은 이 식당 건물 2층을 작업실로 쓰고 있었다.

"요즘은 다들 러프하게 해. 밤에 한다면 노랑조명 10개 설치 가능. 의자 좋은 걸로" (유재환)

유재환은 작업실 사진을 연달아 보내며 설득했다.    

유재환이 (해산물) 식당 2층을 '쇼케이스' 장소로 밀어붙인 건, 175만 원 때문이다. 그는 이미 대관료를 받았고, 진작에 소진했다. 즉, 다른 장소를 알아볼 여유가 없었다.

'디스패치'가 해당 작업실을 찾았다. 건물 2층에서 바라본 전망은, 숙박업소. 한 마디로, '모텔뷰'였다. 유재환은 이곳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의 꿈을 노래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걸까.

'자립준비청년' 4명은 환불을 요구했다. 홀대관료 175만 원에 (작업 개시 전에 미리) 빌려준 개인 돈 100만 원. 총 275만 원을 돌려달라고 말했다. 

유재환은 "지금 275만 원이 없는데 다짜고짜 내놓으라면 어떡하냐"며 화를 냈다. 이어 "내 곡비가 700이야. 너니까 3곡이나 해준거야"라며 언짢아했다.    

결국, 자립준비청년들은 추가 비용을 들여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리고 2023년 11월 13일, 안산의 한 스튜디오에서 '미니앨범' 퓨쳐 쇼케이스를 열었다. 

유재환은 미안했는지, "쇼케이스 때 한 곡을 직접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그 말도 지켜지지 않았다. "집에 도둑이 들어서 못가겠다"는 새벽 카톡이 전부였다. 

이것은, 유재환 작곡 사기의 서막에 불과하다. '자립준비청년' 작곡 사기를 좀 더 들여다봤다.

자립준비청년의 꿈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조치가 종료된다. (본인이 원하면 만 25세까지 연장 가능하다.) 정부는 보호가 종료된 자립청년을 5년간 지원한다. 

매년 1만 명 이상의 (보호시설) 청년들이 자립을 준비한다. '지자체'는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다. 일례로, 음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도전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

A씨 등 4명은 문화소외계층을 응원하는 음원 발매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들은 지자체 지원금 500만 원(X4)을 들고 유재환을 찾아갔다. 노래 작곡 및 발매를 부탁한 것. 

A씨는 '디스패치'에 "<노래 3곡+대관비>로 800만 원을 넘게 받아 갔다"면서 "우여곡절 끝에 3곡을 받았다. 그중 2곡은 1절만 있었다. 1곡만 겨우 녹음해 발표했다"고 말했다. 

◆ 유재환, 음원 멘토로 섭외

2023년 5월 30일. A씨가 유재환에게 음원 발매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때, 유재환이 한 말. "출연료 주니?"

A씨 : 제가 작사를 하고요. 선생님이 작곡해 주시고요. 보컬 할 친구는 있어요. 3곡 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유튜브에 (준비 과정을) 담으려고 하는데?

유재환 : 출연료 주니?

A씨 : 출연료와 곡비 다 드립니다. 

A씨는 9월 3일, 1차 선금 465만 원을 지급했다. 4일에 스튜디오 대관비로 175만 원 입금. 18일에 (유재환) 부모님이 아프다는 이유로 100만 원을 미리 보내줬다. 

여기에, 부대시설(50만 원), 음향 엔지니어(30만 원), 조명 엔지니어(30만 원), 대관 리허설비(30만 원) 등 총 880만 원을 유재환(+정인경) 통장으로 전송했다.

◆ "그런데, 곡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곡을 받는 과정은 험난했다. 먼저, A씨가 9월 24일 보낸 카톡.

A씨 : 이거 너무 딜레이가 되어서…

A씨 : 다음 달에 10시간 만날 수 있는지 알려주시고요. 한 곡이라도 데모를 주셔야 제가 작사를 시작할 수 있거든요.

유재환은, 이틀 뒤(26일)에 답장을 했다.

유재환 : 어머니가 아프셔서 이제 연락한다.

A씨 : 아이고 ㅠㅠ

A씨 : 선생님, 그럼 내일 몇 시에 전화 될까요?

유재환 : (무응답)

A씨는 27일 다시 문자를 보냈다.

A씨 : 선생님. 곡이라도 보내주실래요?

A씨 : 중간 산출물을 내야해서…

유재환은 또 다시 묵묵부답. 29일에야 답했다. 

A씨 : 선생님. 지금 상황이 어떤지 몰라서. 진행 가능하시죠?

유재환 : 엉. 얼마든지 진행가능해. 

A씨 : 연락이 안 되셔서

유재환 : 이틀 동안 너무 아팠어.

◆ "선생님? 선생님! 쌤? ㅠㅠ"

A씨는 "유재환과의 작업이 너무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A씨는 2개월 동안 돈을 주고, 부탁하고, 재촉하고, 사정하고, 부탁하길 반복했다. 

유재환은 10월 7일, 2곡의 가이드를 전달했다. '천천히 함께 하자'와 '말하지 않아도'. A씨는 '말하지 않아도'를 타이틀로 골랐다. 이 곡에 가사를 붙였다. 

유재환은 11월 13일 듀엣곡과 솔로곡을 전송했다. 쇼케이스 당일, (겨우겨우) 2곡을 더 보낸 것. 하지만 미완성 곡이었다. 1절만 있었다. 쓸 수가 없었다.

A씨는 "예정대로 11월 13일 쇼케이스를 열었다"면서 "결국, '말하지 않아도' 1곡만 불렀다. 나머지는 토크로 채웠다. 유재환은 나타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 험난했던 시간은, 둘의 카톡에 그대로 드러난다.

A씨 : 선생님. 답을 주셔야 진행을 어떻게 할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씨 : 선생님. (제가 보낸) 가사는 일단 픽스인가요?

A씨 : 선생님. 11월 13일까지 편곡 인스트(INST)가 나와야 해서… 가능할까요?

A씨 : 선생님?

A씨 : 선생님 ㅠㅠ

A씨 : ????

A씨 : 편곡 인스트는 12일까지는 주셔야 합니다.

A씨는 11월 6일부터 13통의 문자를 보냈다. 유재환은 4일 뒤인 10일, 답을 했다.  

"인스트 잘 준비해서 줄게." (유재환)

◆ 유재환이 외면한, 청년의 꿈

자립준비청년들은 미래를 꿈꾼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낫기를.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 앨범 타이틀은 'Today is better than yesterday'였다.

그들이 발을 디딜 사회는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A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희망을 놓지 말자는 응원가를 만들고 싶었다.  

그가 쓴 가사의 일부다.

"오늘 또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나에게 속삭여 아픈 상처의 말로~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을거야 난 괜찮다 말해 마음 속 어린 나에게 서둘지 말고 천천히 느껴 마음 속 네게 말해~"  

유재환은 자립준비청년들의 꿈을 외면했다. 그는 "언제까지 곡을 주실 수 있냐?"는 질문에 "언제까지 돈을 받을 수 있냐"는 말만 되풀이했다.  

A씨는 겨우 1곡만 완곡으로 받았다. '말하지 않아도'다. 하지만 이 역시 계약위반이다. 음원, 발매, 등록, 유통 등의 과정이 전혀 이루어지 않았다. 

심지어 유재환은, '말하지 않아도' 녹음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다음은, 유재환과 A씨가 나눈 통화 내용이다. 

유재환 : (쇼케이스) 타이틀곡 '말하지 않아도' 2절까지 되어 있니?

A씨 : 2절까지 되어 있냐고 말씀하시는 게 어떤 거예요?

유재환 : '말하지 않아도'. 2전까지 되어 있니?

A씨 : 어! 저희 다 녹음했었잖아요.

유재환 : 녹음을 했었다고? 우리가? 어디서?

A씨 : 선생님 집에서.

유재환 : '말하지 않아도'를?

유재환 : 아 그랬어?

A씨  : 저희 녹음 같이 했었잖아요. (주말에) 어머니도 뵙고 그랬었는데.

◆ 모텔뷰 쇼케이스는 안했지만

유재환은 곡비 이외에 음원 발표 대관비도 받아 갔다. A씨는 '모텔뷰' 쇼케이스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관비 환불을 요청했다. 

(대관비 175만 원과 쇼케이스 진행비 140만 원은 유재환의 약혼녀인 정인경 작곡가의 통장으로 입금됐다.)  

A씨 : 선생님 일단 곡… 언제 될까요?

유재환 : 오늘 보내줄게!!

A씨 : 선생님. 오늘 꼭 주시구요 ㅠㅠ 오늘. 

A씨 : 전화 언제 되세요??

유재환 : 오늘은 전화가 안 돼.

A씨 : 선생님 조금 긴 내용이지만 꼭 읽어주세요~

선생님 이게 저희 개인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부 프로젝트라서, 회계 검수 절차도 있고 보고 절차도 있고, 복잡한 다양한 절차가 있습니다. 또 이 사업은 일주일마다 회계 사항이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금 홀 대관의 경우도 사업자등록증에 명시가 되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상황이고. 선생님께서 요청하신 100만원 선입금(어머니 병원비) 건도 보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구요. 그렇게 되면 전체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선생님께도 문제가 발생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가벼운 사항이 아니라, 전액 다 환수 조치가 떨어지는 사항입니다. 선생님 어려운 상황이신거 너무 잘 알고 안타깝지만, 추가 입금된 100만원과 홀 대관 175만원은 되돌려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유재환 : 275를 되돌려달란 건 너희의 회의결과 지급받은 돈이기에 전액 환수 조치가 되더라도 이건 아니다. 무책임하게 나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하며 협박도 아닌 그런 말을 하며 돌려달라니. 

유재환 : 너의 불찰도 이번 기회에 크게 혼나길 바란다. 나라에서 하란 대로 하겠다. 함부로 그리 말하는 거 아니다.

A씨 : 함부로 말을 한 게 아니라, 정말 고민 많이 하고 말씀드린 거예요 ㅜㅜ 저희가 당연히 확인 못 한 부분도 잘못이죠.

유재환 : 그래. 그런 와중에 정말 275가 없는 나에게 다짜고짜 내놓으라면, 나는 행정적으로 뭐가 잘못되던 간에 조사 다 받겠다.

유재환은, 지금까지 돈을 토해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빌려 간 어머니 병원비 100만 원도 갚지 않았다.

◆ 자립준비청년들의 꿈은?

A씨 등은 지금,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들을 먼저 걱정했다. 

"저희는 (유재환) 어머니 병원비가 부족하다며 받아 간 100만 원만 요청했습니다. 그건 프로젝트와 상관없이 개인 사정으로 빌려 간 거니까요. 다른 분들도 피해가 많은 걸로 압니다. 그래서 저희도 제보에 나섰고요."

실제로 지난달 30일, A씨는 유재환에게 피해 복구를 촉구했다. 

A씨 : 저희는 선생님 믿었고, 그런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는 겁니다.

유재환 : 곡을 3곡이나 줬어. (정확히 말하면 2곡은 반쪽짜리다.)

유재환 : 마지막 날, 내가 MC라도 간다니까 (너희가) 필요 없다며?

A씨 : 선생님 도둑 들어서 못 오신다면서요?

유재환 : 겹쳤지만…

A씨 : 100만 원 변제해 주시고요. 나머지 분들에 대해서도 변제하시고요.

A씨 : 저희 안 주셔도 돼요. 그런데 다른 분들 다 변제해주세요. 안타까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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