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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의 아이러니와 패러독스…박찬욱 감독, 치열한 설계법 (간담회)

[Dispatch=박혜진기자] "결코 끝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저희에게도 느껴지는 바가 클 겁니다."(박찬욱 감독)

박 감독이 '동조자'(The Sympathizer)를 소개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한 남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두 얼굴의 남자를 통해 양면성을 강조했다. 

남의 나라 이야기지만, 결국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 "우리도 전쟁을 겪지 않았느냐. 느껴지는 바가 클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러니, 패러독스, 부조리가 핵심이다.

이번에도 감각적이었다. 박찬욱다운 유머와 재치가 돋보였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에, 펑키한 음악을 더한다. 경쾌한 무드로 바꿔버린다. 

절정의 순간에는, 끊어버린다.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 그리고는 또다른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렇게 시청자들을 빨아들였다. 

'동조자' 측이 18일 오후 2시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 시네마관에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찬욱 감독이 참석했다. 

'동조자'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이야기다.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의 소설이 원작이다.

박찬욱 감독은 공동 쇼러너(co-showrunner)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제작, 각본, 연출 등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이야기다. 타국의 이야기를 연출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거리감은 있겠지만, 근현대사의 공통점을 가진 나라의 국민으로서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냉전 시대의 흥미로운 이야기에 주목했다. "'신냉전'이란 말도 있다. 결코 끝나지 않았다. 남한에서 이념 갈등, 얼마나 격렬한가. 남의 이야기라고 느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례로,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과 이념 투쟁. "이 2가지 요소와 내전을 겪었고, 그 배후에 강대국이 있었다는 것. 이런 역사와 현실은 우리에게 공기 같은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저의 정체성을 활용해서 만들었다. 장단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에 여러 레이어를 쌓았다. 그 안에는 이념 대립도, 동서양의 갈등도 있다. 

소재가 되는 지역과 역사, 사건들을 꼼꼼하게 공부했다. "원작가와도 많은 대화를 했다.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존중을 담고, 영화적인 표현을 구사했다"고 전했다.

드라마는 캡틴(호아 쉬안데 분)이 독방에 갇혀 진술서를 쓰는 장면을 기본으로 세팅했다. 그의 진술 내용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박 감독은 "문학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걸 다 적는다"며 "(이와 달리) 영화는 행동과 대사만 쓴다. 그래서 원작을 각본화하는 게 참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치열하게 디테일을 설계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명심해야 할 건 아이러니, 패러독스, 부조리성"이라며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안에 담긴 것과는 완전 반대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술서를 쓰는 사람, 그의 기억을 강요하는 사람. 2가지 내러티브 장치를 설정했다. 캡틴이 진술하는 동안 이야기가 흘러가고, 강요자의 개입으로 화면이 멈춘다.

그는 "그때, 화면이 특정 지점으로 돌아간다"며 "리플레이되면서 방금 본 것과는 다른 정보가 제시된다"며 "문학적인 장치에 영화적 기법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에 나오는 캐릭터도 모두 등장시킨다. 캡틴은 모든 것의 경계의 선 남자다. 출신부터 그렇다. 베트남과 프랑스 사이의 혼혈이다. 남베트남의 비밀경찰이자, 북베트남의 이중간첩이다. 

박 감독이 가장 애착하는 건, 장군(토안 레 분) 캐릭터. "왕관을 쓴 광대다. 언뜻 우스꽝스럽지만, 굉장히 잔인하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클로드(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서양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나쁜 일을 하지만, 하나의 개인으로서는 대위의 아버지 같은 역할이다. 그의 분열된 자아를 이끌어준다"고 말했다. 

로다주는 1인 4역을 소화했다. CIA 요원, 교수, 국회의원, 영화감독 등이다. 박 감독은 그를 미국의 거대 시스템, 자본주의 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캐릭터로 만들었다. 

박찬욱은 "'결국 하나의 존재구나'하는 것을 느꼈다"며 "그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시청자가 단박에 알게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논의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가장 중점을 둔 건, 코미디다. 원작의 냉소적인 비유나 흥미로운 재치 이상의 것이 필요했다. 박 감독은 인물이 처한 환경과 공간을 세밀하게 그렸다. 

그는 "문학에 없는 요소와 도구를 사용해 이 상황이 가지고 있는 부조리함을 유머로 드러냈다"며 "소설과 제일 다르면서, 가장 노력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동조자'는 박찬욱에게도 도전인 작품이다. 그도 그럴 게, 베트남에서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봤다. 배우가 아닌 사람을 캐스팅하기도 했다. 

특히, 장군은 디즈니 웹디자이너 출신이다.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그들은 믿는 것도 용기였다"며 "카메라 위치 등 아주 기본적인 것을 가르쳐야 했다. 그만큼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누렸다"고 돌아봤다. 

감독을 고용하는 방식도 박찬욱답다. 연출자도 여러 명이다. 박 감독이 1~3화를,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4화를, 마크 먼든이 5~7화를 연출했다. 

특히, 페르난도 메이렐레스는 박 감독과 정 반대 스타일이다. "4화는 독립된 이야기라, 다른 스타일의 감독이 필요했다. 그보다 저와 반대되는 사람은 없을 거다. 활기 넘치는 연출을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러 연출자가 하나의 이야기를 한다. 일관성 우려도 있다. "각본을 제가 쓰고, 후반작업도 제가 하므로 (일관성은) 담보된다"며 "감독들과 미리 의도에 대해 한 줄 한 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요즘 시청자들은 한꺼번에 보는 걸 좋아한다"며 "어렸을 때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면서 다음 주를 기다리는 마음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절정의 순간에 가차 없이 끊어버리는, '싸구려 트릭'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저는 그 맛이 좋다"며 "그것을 만끽하기 위해 기다렸다 봐달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머가 많은 작품"이라며 "여기서 웃어도 되나 싶겠지만, 웃으라고 만든 거다. 대폭소는 아니지만, 그 웃음을 음미해 가면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한편 '동조자'는 오는 22일 월요일 2화를 공개한다.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쿠팡플레이에서 1회씩 공개한다.

<사진=이승훈기자(Dispatch),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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