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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도파민 터졌죠?" 아이유, 찢어버린 280분

[Dispatch=구민지기자] "어떤 노래를 듣고 싶으세요?"

악보도 없다. 심지어, 가수도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지 몰랐다. 그저 즉석에서 팬들이 원하는 노래를 추천받았다. 무반주로 즉답했다.

준비된 가수 그 자체였다. 아이유는 4일간 홀로 올림픽 체조경기장(KSPO 돔)을 꽉 채웠다. 매 공연, 4시간이 넘는 라이브쇼를 펼쳤다.

"71살까지 체조(경기장)를 채우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에요."(아이유)

아이유가 월드투어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가 노래하면, 유애나(팬덤명)가 화음을 맞췄다. 서로가 놀랄 만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그 모든 날들의 열렬한 관객이 될게."(유애나)

아이유는 2~3일, 9~10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단독 콘서트 '아이유 H. E. R'을 개최했다. '디스패치'가 마지막 공연을 함께했다.

깜깜한 공연장, 아이유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리프트에 올라 '홀씨'를 불렀다. 가녀린 체구에서 엄청난 성량을 자랑했다.

객석에선 어마어마한 떼창이 들렸다. '홀씨'는 약 보름 전 발표된 신곡임에도 불구, 팬들은 완벽한 응원법으로 아이유를 맞이했다.

"여기 (객석) 좋은데?"

이번 공연은 360도 개방형 무대에서 진행됐다. 아이유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함성이 터졌다. 응원봉이 파도 타듯 물결을 일으켰다.

아이유는 '잼잼', '어푸', '삐삐', '오블리비아테' 등을 열창했다. 관객들은 응원봉을 군무처럼 맞춰 흔들었다. 모든 곡을 함께 불렀다.

"감당이 안 될 정도의 반응입니다."

아이유는 댄서들과 퍼포먼스도 펼쳤다.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자랑했다. 팬들은 촬영을 하기보단, 직접 눈에 담으며 공연을 즐겼다.

아이유는 '셀러브리티', '블루밍', '에잇' 등을 선곡했다. 하이라이트 파트는 유애나의 몫이었다. 아이유의 눈엔 감동이 가득했다.

"인이어로 (여러분 목소리가) 들어왔는데 쾌감이 엄청났어요. (환호 때문에) 귀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노래를 너무 잘해주셨어요."

아이유는 '내손을 잡아'도 오랜만에 노래했다. 팬들이 합창하면, 그는 "이거지"라며 감탄했다. 폴짝폴짝 뛰며 무대를 이어갔다.

"여러분이 저의 관객이 돼서 저의 행동, 말, 노래에 집중해 주시고 힘을 주시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의 관객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작사한 곡입니다. 준비됐어요?"

'관객이 될게'는 아이유와 유애나가 함께 노래했다. 아이유가 마이크를 객석으로 넘기지 않아도, 팬들이 알아서 파트를 채웠다.

"찢어주셨네요. 저희 공연은 더 찢길 때가 없습니다."

이날 특별 게스트도 있었다. 배우 박보검이 아이유의 친구로 무대에 올랐다. '봄 사랑 벚꽃 말고', '별 보러 가자'를 열창, 환호를 얻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시간입니다. '우리 공연의 성비가 이 정도다!', '연령층이 이 정도다' 보여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아이유는 '너의 의미', '금요일에 만나요'를 택했다. 2절은 팬들이 불렀다. 남녀 화음이 귀를 사로잡았다. 합창단 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따뜻한 기타 선율이 흘렀다. 아이유가 '밤편지'를 감미롭게 노래했다. 마이크를 객석으로 기울이면,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떼창했다.

분위기가 반전됐다. 아이유는 '쇼퍼'를 선곡했다. 고음으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약 3시간을 노래한 가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방금 도파민 터졌죠? (떼창때문에) 아직 제 귀가 먹먹하지만, 기분이 좋네요"

아이유는 '시간의 바깥', '너랑 나', '러브 윈스 올'을 열창했다. '너랑 나' 응원법(아이유 참 좋다)에 "여러분에게 사랑받는 아이유가 좋다"고 웃었다.

"이런 날(호응)은 가수 입장에서도 자주 만날 수 없는 날이에요. 운 좋게 얻어걸린 날이랄까요? 기대를 뛰어넘을 정도의 호흡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애나는 앵콜 소환(?)도 남달랐다. "고마워"를 외쳤다. 아이유는 "고마워라고 외치는 관객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재등장했다.

그는 '쉬', '스물셋', '홀씨' 등을 앵콜 곡으로 소화했다. 고음을 뽐내다가도, 댄서들과 기차놀이하듯 춤췄다.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퇴장했다.

하지만 팬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대신 '내 손을 잡아'를 무반주로 불렀다. 마치 대형 노래방 같았다. 수천 명이 완벽한 음정으로 노래했다.

심지어 아이유가 무대에 등장해도, 멈추지 않았다. 아이유는 "아이유가 있든 말든 우리는 우리끼리 놀겠다(구나)"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부터 공식 공연이 아니에요. 악보가 없거나, 가사가 없거나, 가수의 머리 속에 메모리가 없을 수도 있어요. 틀릴 수도 있지만 즐겨주세요."

아이유 콘서트의 매력. 앵앵콜이 이어졌다. 악보가 없는 곡은 무반주로 그냥 불렀다. 아이유는 약 80분간, 팬들의 신청곡 11곡을 불러줬다.

"우리는 끝이 아니잖아요. 초가을 올 때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저도 할 일(월드투어) 열심히 하고 올게요. 오늘 정말 행복했고, 사랑합니다."

"링거 보다, 여러분의 응원이 힘이 돼요"

"월드투어, 잘 다녀올게요"

"9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만나요"

"힘닿는 데까지 노래하고, 노래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사진제공=EDA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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