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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울었죠. 간절해서" 수현, 빌런의 완성

[Dispatch=박혜진기자] 또각또각. 나막신을 신고 걷는 걸음걸이부터, 곧게 무릎꿇고 앉은 모습까지. 그야말로 우아하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잔인하다. 속삭이는 말 한마디로 경성 일대를 호령했다. 부와 권력을 쥐고 흔들었다. 그야말로 '우아한 빌런'이다. 

절제되고 기품 있는 일본 귀족 부인, 마에다 유키코. 그녀의 걸음걸이, 자세, 말, 표정, 기모노 등. 그 모든 것이 계산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 완벽한 마에다 모습 뒤에는? 가토 방에 홀로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삼킨 수현이 있다. 연기가 어려워, 촬영 감독의 팔에 매달려서 울었다. 그것도 엉엉. 

"제 촬영분을 보고 작가님께서 '연기가 많이 고팠구나'고 하셨어요. 실제로, 저 정말 간절했어요. 데뷔작을 보는 마음이었죠."(수현)

연기에 대한 욕심도, 열정도, (눈물도) 많은 수현을 만났다. 

◆ 매료(魅了)

'경성크리처'는 1945년 봄의 이야기다. 일본군의 탐욕 때문에 태어난 괴물과 그 시대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선, 시대물이라는 점이 좋았다. 수현은 "크리에이티브한 도전이라 좋았다"며 "무엇보다 이런 캐릭터와 팀을 만나기 쉽지 않다. 선택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수현은 마에다 유키코 역을 연기했다. 마에다는 경성 경무국 경무관 이시카와의 아내이자, 일본군 고위 간부의 딸. 실상은 일본군의 생체실험을 후원하는 인물이다. 

처음 보는 악역에 끌렸다. "마에다는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빌런"이라며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친구와 남편에게조차 마음 터놓고 말할 수 없었던 인물이다. 외로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교토 사투리를 쓰는 일본인. 언어도 매혹적이었다. 특히, 그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이퀄스'(2016) 등 주로 할리우드서 영어 연기를 선보였다. 

"언어에서 질 수 없다는 생각이에요. 언어에 욕심이 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서구 언어보다 동양권 언어로 연기하는 것이 호감이었어요."

◆ 분투(奮鬪)

역사 공부부터 시작했다. 가장 공을 들인 건 언어다. 마에다는 일본인 캐릭터 중에서 유일하게 교토 방언을 쓰는 설정이다. 수현은 교토 사투리를 연구했다. 

선생님 3명에게 매주 2회 이상 수업을 받았다. 레슨이 없는 날은 녹음을 들으며 공부했다. 교토 사투리는 일본 사람들에게도 익숙지 않다. 선생님의 할머니께도 도움을 구해야 했다.

"생각보다 더 어려웠어요. 말이 노래 같았거든요. 처음에는 지도를 그리듯, 선생님의 인토네이션(음조)을 말 위에 그림으로 그렸어요. 그걸 보면서 흉내를 내며 공부했죠."

말을 완성했으니, 이번엔 비주얼이다. "자존심이 강한 일본 여성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기모노를 항상 입기로 했다. 컬러, 패턴 등 감독님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옷을 입는 것부터 어려웠다. 기모노는 누군가 입혀 줘야 한다. 그 시간만 1시간 이상이었다. 기모노를 입고 무릎을 꿇는 자세는 그야말로 고난이었다. 

"기모노를 입고 걷는 걸음걸이부터 출발했어요. 어떻게 걷고, 어떻게 차에 타야 하는지, 무릎은 또 어떻게 꿇어야 하는지, 모든 걸 연구했죠. 테이크도 많이 갔고요."

일례로,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모습에서 어깨가 살짝 삐뚤어지면? 다시 찍었다. 마에다 유키코의 카리스마는, 그런 섬세함과 집요함으로 만들었다.

◆ 절제(節制) 

수현이 가장 신경 쓴 건 표출보다 절제다. "마에다는 전형적인 빌런이면 촌스러워졌을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절제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자세, 말, 목소리, 모든 게 고민의 지점이었다. "말의 강도를 의논하면서 강약을 조절했다. '명자' 이 한마디도 수위 조절을 위해 여러 번 테이크를 갔다"고 설명했다. 

마에다는 무엇보다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다. 절제 속 약간의 파격들이 그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크리처를 발견하고 섬뜩하게 웃었던 장면. 

"마에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권력이잖아요. 자신이 모든 걸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했거든요. 크리처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나온 표정이었죠." 

마에다를 입체감 있게 그릴 수 있었던 데는, 절실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연기가 고팠다. 그래서, 잘 해내고 싶어 우는 날도 많았다. 

특히 가토 중좌(최영준 분)에게 나진에 대해 물어보는 신. 그 신의 일본어 대사는 무려 5페이지 분량이었다. 수현은 "어떻게 (연기를) 하지 싶었다"고 털어놨다. 

"다짐했는데도, NG를 많이 냈어요. 감독님 보기 부끄러워서 세트에서 나가지도 않고 오열했죠. 촬영 감독님 팔을 붙잡고 엉엉 울었어요. 너무너무 잘하고 싶었거든요."

◆ 도전(挑戰)

울고, 매달리고, 쏟아내고, 수현의 마에다는 그렇게 완성됐다. 그 결과, 일본 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마에다의 교토 사투리, 정말 잘 연습했다. 매우 능숙하고 수준 높다."(이하 일본 네티즌들의 평가)

"마에다가 얘기하는 방식이 일본어도, 한국어도 매우 세련됐다. 중독성 있다."

"마에다의 교토 사투리는 일본의 관동 지역 사람들이 하는 것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했다."

"마에다가 정말 대단하다는 점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주요 인물과 악역을 포함해 모두 최고였다."

수현은 "일본 분들이 봤을 때 일본어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며 "본인보다 교토 사투리를 잘한다고 해주셨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뿌듯해했다. 

이제, 그가 가장 듣고 싶은 평가는 '새롭다'. 그는 "저는 도전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고 즐기는 편"이라며 "변화무쌍하게 활동하겠다"고 새 도전을 예고했다.

특히, 시대물을 기다리고 있다. "저보고 서구 스타일이라고들 하시는데, 저는 누구보다 한국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극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강조했다. 

수현은 "살아가면서 덧붙여지는 게 있다. 배움이 있다"며 "배우로서 조금이나마 성장한 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조금씩 과감해지는 저를 발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즌2 스포일러를 남겼다. 마에다는 가토가 건넨 물을 마셨을까? 

"(웃음) 가토를 믿을 수 있을까요?" (수현)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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