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소정·구민지기자] 2020년 8월 27일, 전직 야구선수 L씨가 '메이저리거' 김하성에게 사진을 보냈다. 온몸에 상처가 난 사진이었다.
김하성은 "뱃살 뭐냐?"고 물었다. 배에 움푹 파인 상처를 보며서 "UFC 뛰고 왔냐?"고 농담도 던졌다. 둘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L씨는 사진을 보내면서 연신 "ㅋㅋㅋㅋ"를 날렸다. 뱃살을 놀리는 김하성에게 "형 이건 아니잖아요"라고 말하면서도 'ㅋㅋㅋ' 웃었다.
L씨에 따르면, 이 사진은 가정 폭력의 증거. 그는 김하성에게 "가정 폭력의 현실입니다"라고 썼다. 이어 "아빠가 먼저 욕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2023년 12월, 자칭 <가정 폭력의 현실> 사진은, 돌연 <김하성 후배 폭행의 증거>로 둔갑했다. 심지어 L씨 측은 해당 사진을 언론에 제공했다.
L씨 측 조대진 변호사는 '디스패치'에 "김하성에게 지속적으로 폭행당한 증거가 있다"며 사진을 보냈다. 이어 "차차 더 풀겠다"고 예고했다.
채널 A는 7일 저녁 뉴스로 L씨가 제공한 (가짜) 사진을 피해 증거로 공개했다. "술자리에서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폭행을 일삼았다"는 L씨 측 멘트도 덧붙였다.
김하성은 지난달 27일, L씨를 공갈·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실제로 L씨는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2021년 12월과 2022년 12월, 각각 2억 원씩 총 4억 원을 받아갔다.
L씨는 최초 협박에서 김하성의 '병역 특례'를 약점 잡았다. "코로나 기간에 집합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함께 술을 마시지 않았냐"며 협박해 돈을 챙겼다.
김하성 측은 "L씨가 '김하성이 처벌 받으면 군입대를 해야 한다. 경찰과 병무청에 신고하고 언론에 알리겠다'고 압박했다"면서 "선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없어 협박에 응했다"고 후회했다.
L씨의 협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돈이 떨어지자, 또 다른 야구인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한 빅리그 선수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뜯어 냈다는 후문이다.
'디스패치'는 L씨의 협박 수법에 대해 취재하고 있다. L씨가 어떤 방식으로 유명 야구선수를 위협하고 갈취했는지 추가로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