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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ye] "장현은, 레이어드를 했다"…'연인', 한복 의상의 비밀

[Dispatch=김지호·정태윤기자] "옷은 하나의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의 세계관을 창조하기도 하죠." (이진희 의상감독)

길채(안은진 분)는 점점 무르익는 계절 같다. 봄처럼 통통 튀었다가, 여름처럼 뜨거웠다. 가을처럼 깊어지고, 겨울처럼 성숙한 색을 입었다. 

장현(남궁민 분)은 입체적이다. 능숙하다가도, 의미심장하고, 때론 불안감도 느껴졌다. 두 사람의 한복만 봐도, 캐릭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길채는 채도 높은 컬러들로 철없지만, 사랑스러운 애기씨를 표현했다. 장현은 자연스럽고도 깊이 있는 색으로 고혹적인 매력을 배가시켰다. 

MBC-TV '연인'의 숨은 주인공은, 의상이다. 드라마의 몰입을 해치지 않는 고증과,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창작으로 드라마를 완성했다.

색만 신경 쓴 것이 아니다. 옷의 질감, 갓의 크기, 저고리의 길이, 생활감의 정도 등. 주조연뿐 아니라 민복까지 다 직접 제작하며 세계관을 완성시켰다. 

'디스패치'가 최근 이진희 의상감독을 만났다. 연인'을 위해 쏟아부은 노력과 디테일을 확인했다. 

◆ 능군리 사람들

이진희 감독이 '연인' 20회를 위해 제작한 옷은 약 2,000벌. 영화 보다 5~6배 많다. 안포, 겉포, 투구, 모자, 신발 등 세세한 것까지 몇천피스를 준비해야 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극은 주조연만 의상을 제작한다. 그런데 이번엔 민복까지 다 새로 만들었다"며 "조선부터 청나라 복식까지 후회될 정도로 많은 양을 완성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극 초반의 주요 배경은 능군리다. 양민과 평민이 격의 없이 어울릴 정도로 소담하고 활기 넘치는 동네다. 능군리의 풍경을 생활감 있고 디테일하게 살리고자 했다. 

송추할배, 이랑할멈, 종종이, 방두네 등. 평민들의 의상은 삼베, 모시, 무명 등 거친 소재를 사용했다. 작은 마을의 이미지에 맞춰, 저고리의 소매통은 좁게 갓은 작게 구현했다. 

양반집 규수 길채와 은애(이다인 분)의 의상에는 봄을 표현했다. 전쟁 전 평화롭고 아름다운 느낌을 살렸다. 1~2부에는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전통의 강렬하고 유니크한 색의 원단을 안 뽑습니다. 다 미색만 나와요. 그래서 다 직조해서 원단을 만들고, 염색까지 직접 했습니다. 그 과정만 4개월이 걸렸죠."

◆ 길채의 사계

길채는 낙향한 사대부 유교연의 첫째 딸이다. 능군리에서 모든 사내를 홀리는 '상여우'로 통한다. 초반, 철없는 양반집 아가씨를 그렸다. 그러나 전쟁통을 겪으며 점점 성숙해졌다. 

이 감독은 "'연인'의 대본을 읽었을 때, 길채의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사계와 닮아있었다"며 "길채의 상황에서 맞춰 사계절의 색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사랑스러운 느낌을 부각시켰다. 노랑, 분홍 등 통통 튀는 색감을 주로 사용했다. 볼기와 배씨 댕기 등 귀여운 아이템으로 천진난만한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길채의 의상에도 화려함보단, 생활감이 중요 포인트였다. 기존 사극과 비교했을 때, 저고리 길이를 길게 제작했다. 치마도 풍성하지 않다.

"능군리 분위기에는 풍성한 치마와 짧은 저고리는 안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안은진 배우에게도 기존의 사극보단 예쁘지 않을 거라고 말했죠. 그런데 한복을 입어보고 너무 예쁘다고 좋아해 주셔서 안도했어요."

길채의 무르익는 감정은 의상에서도 느낄 수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짙고 깊이감 있는 가을색을 썼다"며 "종국에는 무채색의 겨울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장현의 깊이

장현은 어느 날 갑자기 능군리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사내다. 이 감독이 본 장현은 입체적이고 섹시했다. 자색, 보라색, 청색 등 자연스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색감으로 표현했다.

이 감독은 "도포 자락이 날리는 멋스러움을 옷에 담았다. 실루엣을 살리기 위해 레이어드를 많이 했다"며 "도포와 철릭의 형태를 믹스매치했다. 도포의 풍성함과 철릭의 활동감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겹이 쌓일수록 색에 깊이감이 생깁니다. 장현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보라색의 의상은, 안에 밝은색 옷을 정말 많이 겹쳤어요. 남궁민 배우가 촬영하면서 정말 더웠을 겁니다. 힘든 내색 없이 입어줘서 고마웠어요."

청군의 짐꾼인 쿠틀러 복장도 화제였다. 장현은 병자호란의 발발로 길채와 떨어지게 된다.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란다. 쿠틀러 복장을 하고 오랑캐들이 있는 청군에 잠입한다. 

이 감독은 이를 구현하기 가장 어려웠던 의상 중 하나로 꼽았다. "사료를 찾기 힘들어 제작하기 쉽지 않았다"며 "중국에 의뢰해 의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워낙 시대극을 많이 하니까 의상 시스템이 잘 돼 있어요. 제가 리서치를 해서 중국에 보내고, 고증이 맞는지 한 번 더 검토받았습니다. 중요한 신이다 보니, 소재까지 그 시대와 똑같이 제작했습니다."

◆ 은애와 연준, 그리고 량음

은애는 연준(이학주 분)의 정혼자이자 길채의 친구다. 현숙한 여인의 표본. 은애의 색감은 길채와 비교했을 때, 부드럽고 은은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감독은 "옷으로 성격을 어떻게 입힐까 생각했다. 길채가 통통 튄다면, 은애는 단정한 조선 사대부 여인이다"며 "차분하고 색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연준 도령은 군자의 표본이다. 외모에서부터 고고한 학의 풍모가 느껴지는 올곧은 청년이다. 

이 감독은 "연준 도령은 학문적으론 박식하지만, 현실적으로 미숙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옥색과 같은 은은한 컬러로 뚜렷하지 않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장현의 절친이자 신비로운 사내, 량음(김윤우 분)은 어땠을까. 이 감독은 "량음은 조선 최고의 예인"이라며 "고증보단 창작을 통해 실루엣을 만들고 섬세하게 디자인했다"고 덧붙였다. 

◆ 푸른 복면의 여인, 각화 

시즌 2의 복병은 푸른 복면의 여인, 각화(이청아 분)다. 각화와 장현은 심양에서 포로 사냥을 할 때마다 경쟁했다.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각화는 나무로 엮은 갓과 청록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포로 사냥꾼의 복식은 고증을 따르지 않은 의상 중 하나다. 원래 청나라의 사냥복은 몸에 달라붙는 치파오 형태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은 "때문에 말을 타거나 활을 쏠 때 극적인 느낌이 없더라"며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변형을 선택했다. 명나라 때 무사들의 옷을 참고해서 액티브한 느낌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각화는 이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각화는 시즌2의 큰바람을 일으킬 인물. 중요한 역할인 만큼, 캐스팅이 확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감독은 "한 벌당 제작 기간이 3개월이다. 그런데 캐스팅이 빨리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께 제가 생각하는 각화의 이미지를 전달했다. 165~168cm 정도로 큰 키에 흰 피부톤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배우보다 옷을 먼저 제작한 거죠. 다행히 저희가 생각한 느낌의 배우가 캐스팅돼서 찰떡같았어요. 각화의 의상은 굉장히 화려합니다. 시즌2를 보실 때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될 거예요."

◆ 이진희 감독의 '연인'

'연인'을 맡은 순간부터 전통의 소재를 제대로 표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소재부터 색깔, 생활감, 전쟁으로 인해 생긴 그을림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배우 남궁민이 "드라마에서 이게 가능한 거냐"며 걱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첫 피팅에서 모든 우려를 깨부쉈다. 남궁민이 "저는 연기만 잘하면 되겠다"며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감독님도 그렇고, 배우들도 굉장히 믿어주셨습니다. 그래서 더 해주고 싶더라고요. 감독, 배우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현장은 결과도 좋더라고요. '연인'이 그랬습니다." 

그의 철학은, '시대에 맞게 동시대와 소통하자'였다.  "'성균관 스캔들'(2010년) 때는 한복이 촌스럽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세련된 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 '구르미 그린 달빛'(2016년)은 시각적으로 트렌디한 세대였다. 한복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그해 트렌드 컬러였던 핑크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연인'은 정공법을 택했다. 

이 감독은 "지금은 MZ 세대가 전통의 가치를 더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예쁜선, 예쁜 색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전통 그대로의 소재와 컬러를 써도 그 가치를 알아줄 것 같았어요. 예상대로 전통의 멋을 사랑해 주셨습니다. 재료를 구할 수도 없는 난도 높은 작업이었지만,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모두가 우리 것의 본질적인 힘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MBC '연인', 디스패치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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