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소정기자] '디스패치'가 캄보디아 미래병원에 처음 전화했을 때, 현지인 간호사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
이 여성은 "서세원이 사망한 게 맞다"며 사망사실을 알려줬다. "정맥주사(IV Injection)을 맞다가 의식을 잃었다. 숨을 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어떤 종류의 주사를 맞았나? 비타민인가?"라고 묻자, OO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 남성이 전화를 가로챘다. 그는 한국사람이었다.
"그냥 링거를 맞다가 돌아가셨어요. 상황을 더 파악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이 남성은 전화를 끊었고, 더이상 연결이 되지 않았다.
20일 저녁, 캄보디아 한인회 박현옥 회장과 연결됐다. 그는 서세원 사망 소식을 듣고 맨 먼저 병원으로 달려간 사람. 주검을 최초로 확인한 지인이다.
박 회장은 자신을 "서세원과 형동생 사이로 지내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더니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라며 당시 상태를 전했다.
"도착하니 팔에 링거가 꽂혀 있었습니다. 의료진이 심폐 소생술을 시도했지만 눈을 뜨지 못했어요. 발이 차가웠는데 얼굴은 편안해 보였습니다."
박현옥 회장은 "내가 팔에 꽂혀 있는 링거를 직접 뺐다"면서 "2/3 정도 맞은 것 같다. 경찰이 수거해서 검사를 했다. 쇼크사다"고 설명을 보탰다.
박 회장에 따르면 간호사는 지난 20일 처음으로 (미래병원에서) 일한 간호사다. 서세원과 병원 운영 이사(한국인)가 직접 면접을 봤다는 것.
그는 서세원이 현지에서 병원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서세원과 (병원) 운영 이사가 그날 간호사 면접을 봤다고 합니다. 이사는 치과에 일이 있어 나갔고, 서세원이 혼자 남아 링거를 맞았대요. 서세원과 간호사만 남아 있었던 거죠."
박 회장은 "그 이사 말로는 서세원이 치과도 냈다고 한다"면서 "서세원이 의료 사업을 하겠다며 한국인 의사를 구하고 있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미래병원? (무늬만) 병원에는 의사도 없었다. 간호사 면접은 서세원이 직접 봤다. 심지어 링거를 맞기전 병원에서 김치찌개도 끓여 먹었다는 것.
"한국에 있는 병원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아직 (병원)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 일반 오픈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병원장은 한국에 있고요. 의사가 없어서 구하고 있다 들었어요."
박 회장은 서세원이 당뇨로 오랫동안 고생을 했다고 밝혔다. "저혈당이 심해 밥도 제대로 못 먹어서 앙상하게 말랐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그대로 사망 당일 병원에서 김치찌개로 식사를 하셨다고 들었다. 간호사에게 사탕 1개도 달라해서 드시고…"라며 '다행'이라는 말을 썼다.
"병원에 주방이 있어서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 다행히 링거를 맞기 전에 김치찌개를 드셨다네요. 캄보디아에서 사기를 많이 당했어요. 제대로 식사도 못해 엄청 말랐죠. 다행히 편안하게 누워계시다 돌아가셨으니… 다행입니다."
서세원이 낯선 땅에서 숨을 거두었다. 향년 67세.
서세원은 병원이라 할 수도 없는 (무늬만) 병원에서 죽었다. 그곳에 의사는 없었다. 고인이 직접 면접을 봤다는 간호사와 병원을 운영하는 한국인 이사만 있었다.
누구의 처방으로 어떤 종류의 링거를 맞았을까? 아무도 묻지 않고, 아무도 논하지 않는다. 의료 과실 자체를 따질 생각도, 계획도 없어 보였다.
박 회장은 "경찰이 와서 검안을 했다. 사인은 쇼크사다"면서 "의료 과실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 캄보디아에선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서세원의 임시 빈소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사원에 마련됐다. 애초 현지에서 화장을 하고, 장례를 치르려 했다. 그러나 딸인 서동주가 반대해 냉동 보관중이다. 서동주가 도착하는 즉시, 장례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사진=박현옥 전 캄보디아 한인회장, 구글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