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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금메달 창피해" 심석희, 국가대표 조롱 논란

[Dispatch=오명주·구민지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조별예선 (2월 10일)

심석희는 4조다. 500m 성적은 43초 48. 3번째로 들어왔다. 4조 3위로 예선 탈락.

최민정은 8조다. 500m 기록은 42초 87. 종전 올림픽 기록을 깼다. 8조 1위로 예선 통과.

심석희와 최민정의 희비가 엇갈렸다. 최민정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8강 진출. 반면 심석희는 예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8년 2월 13일. 여자 쇼트트랙 500m 준준결승.

최민정, 취춘위(Qu Chunyu), 마르티나 발체피나, 페트라 야스자파티가 출발선(4조)에 섰다. 

심석희는 해당 경기를 숙소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2번 레인에서 출발하는 취춘위를 응원했다.

심석희 : 오늘 취춘위 점심 때 봤었는데

심석희 : 내가 취춘위 화이팅!! 개크게 소리쳐줌 ㅋㅋㅋㅋ

C코치 : ㅋㅋㅋㅋ 잘했다

심석희와 C코치(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코치)는 한마음으로 중국 선수인 취춘위를 응원했다. 최민정이 8강에서 떨어지길 바랐을까? 그들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심석희 : X바 한딱가리 해줘야 되는데

심석희 : 춘위가 커신이를 위해서

C코치 : 그런건 기대 말고

심석희 : ㅋㅋㅋ 구치

“커신이를 위해 ‘한딱가리’ 해줘야 한다”는 무슨 의미일까? ‘커신’은 판커신을 말한다. 즉, 취춘위가 판커신의 라이벌인 최민정을 (미리) 꺾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석된다.

심석희취춘위 좋은데?

C코치 : 분발해야지 ㅋㅋㅋㅋ

심석희 : 잘나가네

심석희 : 약빨았나

C코치 : 화이팅 시켜야지 ㅋㅋㅋㅋ

심석희의 ‘파이팅’이 전달된 걸까? 취춘위는 42.954초를 기록했다. 4조 1위로 준결승 안착. 최민정은 42.996초, 2위로 통과했다. 판커신은 3조 2위로 4강에 올랐다.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더욱 속도를 냈다. 500m 준결승에서 42초 422를 기록, 올림픽 신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반면, 취춘위와 판커신은 페널티를 받고 떨어졌다.

한국 쇼트트랙은 유독 500m와 인연이 없었다. 전이경(1998년)과 박승희(2014년)의 동메달이 유일했다.

평창은 달랐다.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았다. 그도 그럴 게, 최민정은 벌써 2차례나 올림픽 신기록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500m 금메달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최민정이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킴 부탱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실격 처리된 것. 심판진은 “손으로 (킴 부탱) 무릎을 건드렸다”며 임피딩을 선언했다.

최민정은 울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이겠다 생각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동안 너무 준비를 힘들게 해와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반대로, 심석희는 웃었다.

심석희 : 개XX, 인성 나왔다.

C코치 : 4관왕 끝났죠

심석희 : 인터뷰가 쓰레기였어

심석희 : 자기보다 열심히 준비한 사람 있음 금메달 가져가라 ㅋㅋㅋ 

최민정은 지난 2017년 평창올림픽 미디어데이에서 “나보다 준비를 많이 한 선수가 있다면 이기겠지만 나도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했다”고 인터뷰했다.

심석희 : 다가져감

심석희 : 금은동 

C코치 : 새우(박세우 코치)가 달래주기 바쁘네 ㅋㅋㅋ

C코치 : 1000, 1500은 니거라고 ㅋㅋㅋ

심석희 : 괜찮아. 500도 쟤거(최민정)라고 그랬어

C코치 : X나 위로 오짐

C코치 : 위로쟁이

심석희 : ㅋㅋㅋㅋㅋㅋㅋㅋ

2018년 2월 20일,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1994년 릴리함메르부터 2006년 토리노까지, 4연패를 달성했다. 2010년 밴쿠버에서 잃어버린 금을, 2014년 소치에서 찾아왔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역대 7차례 올림픽에 나섰고, 5번을 우승했다. 2018년 평창은 6번째 금메달 사냥. 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김예진이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다.

심석희가 스타트를 끊었다. 최민정->김아랑->김예진 순으로 바통을 전달했다. 한국은 15바퀴를 돌 때까지 3위에 머물렀다. 중국과 캐나다에 밀려 속도를 내지 못했다.

김아랑이 승부수를 던졌다. 마지막 6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치고 나갔다. 김아랑은 속도를 붙였다. 2바퀴 반을 멈추지 않고 달렸다. 그렇게 2위 자리를 빼앗았다.

심석희가 3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올렸다. 크게 돌며 속도를 냈다. 최민정은 마지막 2바퀴를 전력 질주, 중국을 따돌렸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이다.

물론,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김아랑이 (4바퀴를 남기고) 바통을 넘겨주다 넘어졌다. 캐나다 선수도 건드렸다. 다행히 바통 터치 이후의 상황. 메달 색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21바퀴를 돌 때까지 3위였다. 2위로 올라섰다, 넘어졌다. 그래도 달렸다. 4바퀴를 남기고 2위, 2바퀴를 남기고 1위, 그렇게 끝까지 1위. 

김아랑이 가장 크게 울었다. 승부수를 걸었지만, 자칫 자충수가 될 뻔했다. 최민정이 위로했다. 언니의 등을 두드렸다. 김예진도 울었다. 심석희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강릉도, 평창도, 대한민국도, 모두 울었다.

그날 밤 11시 13분. C코치가 심석희에게 문자를 보냈다.

C코치 : 선태(김선태 감독)는 아랑 민정이랑 사랑을 나누던데 ㅋㅋ

C코치 : 성추행 아님?

심석희 : 왜 ㅋㅋㅋ

C코치 : 나중에 봐바. 언론 플레이 오짐.

심석희 : ??

C코치 : 둘이 껴안고 있음

C코치 : 두 명 안고 축하해줌. 양쪽에 ㅋㅋ

심석희 : ㅋㅋㅋ 봄

심석희 : 그 와중에 김아랑 최민정 연기 쩔더라

그들의 대화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21일 0시 25분이다.

심석희 : 최민정 김아랑 연기하는거 토나와

C코치 : 진심 다들 연기자임? ㅋㅋㅋㅋ

심석희 : 최민정 미친줄. 소름 돋았어.

새벽 2시 26분에는 경기를 복기(?)했다.

C코치 : 김아랑이는 왜 그렇게 받음?

심석희 : 병신이라. 

C코치 : 쳐 넘어진 것도 지혼자 넘어짐

심석희 : 그리고 넘어지면서 뒤에 제대로 걸리고

C코치 : 언플 오지고

김아랑의 마지막 스퍼트는 금메달의 시발점이었다. 6바퀴를 남겨두고 아웃코스로 크게 돌면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김아랑의 결단이 없었다면 금메달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심석희는, 김아랑의 ‘승부수’를 ‘관종짓’으로 폄하했다.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 아웃코스로 돌 수 없는 선수가 관심을 끌려고 무리하게 돌다가 넘어진 것”이라고 비하했다.  

심석희 : 그리고 X발 아웃으로 안되는 새끼가 

심석희 : 관종짓하다가 

심석희 : 그 지랄 난 거 아니야

C코치 : (김아랑) 처음 두번 X같이 받던데

C코치 : 그래서 2번에서 4번 됨.

심석희 : 내가 자리 잡아 놓으면 지키기나 할 것이지

심석희 : 최민정도 X나 이상하게 받고

심석희 : X발

대한민국은 대역전극에 흥분했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심석희와 C코치도 잠 못 들긴 마찬가지. 두 사람에게 금메달은 어떤 의미일까? 

심석희 : 여자가 실격이어야 됐어

심석희 : 내가 창피할 정도야

심석희 : 금메달 땄다는 게

C코치 : 창피하다. 

C코치 : 저 X랄 떨고 메달 받으러 가서 울겠지?

창피하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땄다는 게, 창피하다.

2018년 2월 22일,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

스티븐 브래드버리. 호주 출신 쇼트트랙 선수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자쥔이 쏘아 올린 (스케이트) ‘날’ 덕분이다.

잠시, 2002년 솔트레이크로 돌아가자. 안현수, 안톤 오노, 리자쥔, 마티유 투루콧, 스트븐 브래드버리가 (1000m) 스타트 라인에 섰다. 

브래드버리는 안현수와 오노, 리자쥔의 3파전을 멀리서 구경(?)했다. 그들을 따라갈 스피드도 부족했고, 그들을 파고들 몸싸움도 힘겨웠다.

결승선 반 바퀴를 앞둔 상황. 리자쥔이 시동을 걸었다. 오노를 추월하고자 아웃코스로 치고 나갔다. 오노는 몸을 밀쳐 막았다. 리자쥔이 넘어졌다. 

안현수가 그 기회를 노려 인코스로 파고들었다. 오노가 발을 뻗었다. 안현수가 걸려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오노, 투루콧의 연쇄 충돌이 일어났다. 

5명 중에 4명이 빙판 위를 뒹굴었다. 금메달은, 멀찌감치 따라오던 브래드버리의 것. 그는 호주, 아니 남반구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꼴찌로 달리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보니 다들 뒹굴고 있더라고요. 저는 그냥 똑바로 달렸을 뿐인데... 이 금메달은 10년간 최선을 다했다고 주는 상인 것 같네요.” (브래드버리)

브래드버리가, 다시 등장했다. 심석희와 C코치의 문자 대화, 브래드버리는 마치 ‘작전명’처럼 나온다. 2월 11일, 13일, 14일, 16일...

C코치 : 힘 남으면 브래드버리 만들자

심석희 : ㅋㅋㅋ 응응

C코치 : 응 가즈아 ㅋㅋ

심석희 : 가즈아어 ㅋㅋㅋ (2월 11일 새벽 1시)

C코치 : 브래드 만들던지 우리가 하던지 둘 중 하나

심석희 : ㅇㅇㅇ (2월 13일 오후 3시)

C코치 : 성남 감독이 (최민정에게 케이크) 갖다준 거

심석희 : ㅇㅇㅇ 대충 눈치깜

C코치 : 브래드버리 만들자 (2월 14일 저녁 8시)

C코치 : Y는 최민정 엄청 가르치던데 ㅋㅋㅋ

심석희 : 응 봤어 ㅋㅋㅋ 

C코치 : 국민썅X 인정 

심석희: ㅋㅋㅋ ㅇㅇ 국썅 

C코치 : 뭐 하다가 아닌거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

심석희 : 응응 후아후아 (2월 16일 밤 11시)

2018년 2월 22일, 강릉아이스아레나. 1000m 결승이 열렸다. 수잔 슐팅, 킴 부탱, 아리아나 폰타나, 최민정, 심석희가 스타트 라인에 섰다. 

킴 부탱이 중반까지 맨 앞을 지켰다. 심석희는 3위, 최민정은 5위. 최민정은 마지막 2바퀴를 남겨두고 스퍼트를 올렸다. 아웃코스로 치고 나가며 추월을 시도한 것.

최민정의 주특기는 바깥돌기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아웃코스를 질주, 하나둘씩 추월한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제2의 진선유’, ‘괴력의 바깥돌기’, ‘아웃코스 여왕’ 등이다. 

최민정은 지난 1500m 결승에서도 바깥돌기의 정석을 선보였다. 마지막 3바퀴를 남겨 놓고 아웃코스를 내달렸다. 킴 부탱, 리진유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금메달.

하지만 이번 1000m 결승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최민정이 가속을 내며 코너를 도는 순간, 심석희와 뒤엉켰다. 둘은 빙판 위를 뒹굴었다. 다시 일어났지만 이미 늦었다.  

최민정은 4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동시에 3관왕의 꿈도 날라갔다. 1500m와 3000m 금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심석희는 (폰타나) 주행 방해로 실격 당했다.   

심석희가 미디어 앞에 섰다. “마지막 스퍼트 구간이 겹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며 “아쉽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23일 새벽 2시. 심석희가 C코치에게 최민정 사진을 보냈다.

C코치 : 그래도 후련하겠다. 최고였어

C코치 : 오빠가 심판이었음 민정이 실격

심석희 : ㅎㅎ

C코치는 최민정의 ‘AD’를 탓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어드밴스를 받아 결승에 진출했다.

C코치 : 준결승 민정이 AD주는게 아니야

C코치 : 걸리적 거리게

심석희 : ㅋㅋㅋㅋ 그러니까요 ㅋㅋㅋ

심석희 : 에휴

C코치 : ㅋㅋㅋㅋㅋㅋ

심석희 : 말해 뭐해요

심석희는 쇼트트랙 국가대표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하지만 ‘국가대표’ 심석희는 중국 선수를 응원했다. 대한민국이 최민정의 금메달을 염원할 때, 심석희는 취춘위의 선전을 기원했다.

‘국가대표’ 심석희는 대한민국 금메달을 부정했다. 김아랑의 막판 질주를 ‘관종짓’으로 비하했다. “실격이다”, “창피하다”며 헐뜯었다.

‘국가대표’ 심석희는 정정당당했을까. ‘브래드버리’의 속뜻은 알 수 없다. 단, 충돌 사례를 지속적으로 언급한 건 농담이라 해도 부적절하다. 

C씨는 여자 국가대표 코치(였)다. 대표팀을 원팀으로 이끄는 게 그의 역할이다.

그러나 C코치 역시 중국을 응원했다. 금메달을 폄하했다. 게다가, ‘브래드버리’를 주문했다. 그는 ‘원팀’을 분열시켰다. 그저, 심석희의 ‘오빠’였다.

‘디스패치’ 확인 결과, 심석희와 C코치는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 500m 예선, 1500m 준결승, 3000m 계주 등 주요 경기를 전후해 (선수촌) 숙소에서 은밀히 만났다.

두 사람은 선수와 코치의 선을 깼다. 사적인 감정으로 대표팀을 망가뜨렸다. 게다가 심석희는 2022년 베이징행 티켓을 땄다. 최민정, 김아랑 등과 다시 한 팀으로 뛴다.

One team KOREA.

대한민국 쇼트트랙은 과연 원팀일까? 심석희와 C코치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사진=올림픽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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